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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19. 2020

독서와 글쓰기를 주저하면 안 된다.

 인간의 두뇌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것이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생존을 유지한 비법이었다. 되도록 도전하지 않고(무서운 짐승을 공격하지 않고), 무리하게 이동하지 않았다(동굴 속에서 불을 피우고 안전하게 지냈다). 그러면서 종족을 번식시켰다. 이렇게 우리의 DNA에 깊숙이 박혀있는 무의식은 현재의 삶에도 젖어있다. 

 아침에 기상해서 밥을 먹고, 출근해서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 식사를 한다. 틈틈이 SNS를 확인하고, 저녁에는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리모컨을 만지작거린다. 자연스럽게 맥주와 치킨이 당긴다. 이와 동시에 나의 손가락은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다. 


 이렇게 자동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에게 책을 읽거나 글을 쓰라고 한다면? 

 당연히 나의 몸은 강하게 저항한다. 굳이 머리 아프게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더군다나 글을 쓰라니?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라는 광고 카피를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하는 순간의 선택은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결정한다. 결코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미래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준비한다. 책에서 나보다 훌륭한 멘토를 만나고, 그들의 위대한 사상을 접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남들보다 회복탄력성이 좋다. 세상을 보는 안목이 넓기 때문에 현재의 고난에 대처하는 마음 자세가 다르다. 


 반면 이러한 습관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위기에 좀 더 약하다. 술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몸과 마음은 피폐해진다(물론 가끔은 괜찮다. 습관이 문제다). 미래를 바라보기보다는 현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루하루 일상의 희로애락에 너무나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과음을 하고 난 다음날의 컨디션은 엉망이고, 더 감정적이 된다. 전날의 숙취에서 깨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전쟁터(일터, 심지어 가정)에서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필요하다. 맛있는 음식, 즐거운 음악, 드라마, 영화, 쇼핑, 적당한 음주 등도 도움이 된다. 나도 가끔 좋아하는 캔맥주를 마시며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과 안도를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안 된다. 매일 퇴근길에 치킨, 맥주를 사들고, 집에서 드라마를 보는 습관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해롭다. 우리의 옛 조상이 동굴 속에 안주한 것처럼(물론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지만), 나만의 동굴에 파묻혀 있으면 안 된다.  


 그러려면 책을 읽고, 사색하고, 글을 써야 한다. 하루에 단 1시간이라도 실행해야 한다.  물론 너무나 바쁜 일상에서 1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퇴근길에 10~20분 등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요새는 ebook도 많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독서를 할 수 있다.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면 스마트 폰에 메모하면 된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이 들겠지만 분명히 결과물이 있다.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독서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글을 쓰면서 나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블로그나 SNS에 내가 쓴 글이 점차 쌓이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브런치 사이트에 작가로 데뷔해서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할 수도 있다. 내가 소비적으로 보내는 하루보다 몇 년, 10년, 20년 후에 더 많은 결과물이 남을 것이다. 심지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나의 흔적은 남는다. 


 이렇게 독서와 글쓰기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막상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오랫동안 굳은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5초의 법칙》이라는 책이 있다. TED의 유명한 자기 계발 강연가인 멜 로빈스는 5초의 법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강조한다. 


 “‘5, 4, 3, 2, 1’ 숫자를 거꾸로 센 다음 노력을 기울이면 머릿속 생각의 기어를 바꾸면서 전전두엽 피질을 자극해 행동하도록 돕는다.” - 《5초의 법칙》중에서 


 독서와 글쓰기를 주저한다면 마음속으로 카운트다운한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글을 쓴다”라고 나에게 말하고 시작한다. 이렇게 행위에 집중하면 점차 습관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서 아침 6시나 저녁 9시가 되면 무조건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쓴다. 내용의 완성도는 중요하지 않다. 쓴다는 행위가 중요하다. 


 작가라면 이러한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작가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 글쟁이다.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한 페이지를 읽더라도 매일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감을 유지할 수 있고, 리듬을 이어나간다. 오랫동안 책을 준비해서 마침내 출간을 했더라도 책을 읽고, 쓰는 시스템은 지속해야 한다. 물론 그동안 에너지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마음에 조금 여유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독서나 글쓰기를 하루 안 하게 된다면, 그다음 날에는 꼭 해야 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인 제임스 클리어는 강조한다. 그래서 책은 여러 권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권만 읽는다면 읽다가 중도에서 포기할 수 있지만 여러 권을 읽으면 동시에 조금씩 읽기 때문에 흥미를 이어갈 수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주제보다는 여러 가지 주제를 나눠서 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나의 습관 시스템으로 장착한다면 독서와 글쓰기의 장벽이 점차 사라짐을 느낄 것이다. 정해 놓은 시간에 책을 펴거나 노트북을 열면 된다. 한 페이지를 읽거나, 한 줄을 써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이제 책상이나 소파, 침대 등에 앉자. 마음속으로 5초를 세고, 시작한다. 주저하는 습관이 점차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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