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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22. 2020

글쓰기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정을 따른다. 아마추어들은 되는 대로 한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첫 책인 《가장 위대한 메신저》를 출간했을 때 흥분과 기쁨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다른 작가 분들과 함께 작업한 공동저서라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확실히 인쇄되어 나온 나의 글은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몇 개월 후 첫 개인저서인 《공부의 품격》이 출간되었다. 마침 중국 출장 중이었는데, 중국의 일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시면서 혼자 출간을 자축했다. 이후 약 8개월 뒤에 두 번째 개인저서인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를 출간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책을 썼는지 궁금해했지만 첫 개인 저서가 출간되기 전부터 작업을 시작했던 책이다. 사실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나면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다. 편집자 분과 원고 수정이 좀 더 있지만 퇴고 과정보다는 훨씬 부담이 없고 수월하다. 그때부터 다음 책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물론 아이디어와 자료 수집은 그 이전부터 시작했다.  


 예전에는 이런 꿈을 꿨다. 책 한 권이 밀리언셀러가 되어서 전업 작가로서 삶을 사는 것이다. 멋진 집의 서재에서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가끔씩 강연을 다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생업을 유지하면서 글을 쓸 수밖에 하다. 누군가는 첫 책을 내고 나서 독자들의 반응에 실망하고 절필을 하거나 다음 책 쓰기를 미룬다. 어떤 작가 분은 책을 5권 이상 출간했는데, 인세로 받은 것이 얼마 안 되어서 덜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전적인 이유가 책을 내는 이유의 전부인가? 

 물론 경제적인 이유를 무시할 수 없지만 책 쓰기는 더 큰 행복을 준다. 나의 생각과 사상을 아낌없이 펼쳐낼 수 있고, 그 기록은 대대손손 남는다. 작가는 책에 생명을 불어넣고 세상에 내놓는다. 그 희열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더군다나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대표적인 온라인 매체인 유튜브를 통해서 나를 알릴 수도 있지만 이는 소비성이 짙은 매체다. 내가 말하는 것을 5분 이상 들어준다면 다행이다. 다른 분들에게 나의 생각과 지식, 사상을 알리고자 한다면 먼저 책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책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온라인에서 독자 분들께 좀 더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강연자들은 책을 출간한 사람들이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라는 역대급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동기부여가로 활동하는 토니 로빈스, 《백만장자 메신저》의 브렌든 버처드 등을 비롯해서 수많은 강연자들은 자신만의 책을 냈고, 이론을 정립했다. 이후 꾸준한 강연과 집필 활동을 통해서 자신을 더욱더 세상에 알리고 있다. 


 이와 같이 작가는 꾸준히 책을 쓰고, 나 자신을 알려야 한다. 그러려면 나만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주제의 책을 쓰고 있다면 그다음, 그 다음다음의 주제를 생각해야 한다. 심지어 앞으로 5년, 10년 뒤에 쓸 책에 대한 구상도 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감이 필요하고, 다양한 인풋이 필요하다. 나의 경험과 생각이 1차적이고, 타인의 그것이 2차적이다. 나의 인생에 대해서 쓸 거리가 많이 있다면 계속 써도 된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몇 권씩 쓰기란 힘들다. 따라서 새로운 주제의 책을 쓰려면 다른 매체를 이용해야 한다. 


 이미 책이 최고의 인풋이라고 이야기했듯이 책은 작가에게 다양한 영감을 준다. 나도 두 번째 개인저서를 쓸 때, 마케팅, 역사, 경제 서적 등을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물론 인풋의 100%가 책은 아니고, 개인적 경험, 인터넷 기사, 영화, 드라마 등도 영감을 줬다. 그래도 책에서 얻은 영감은 거의 70~80% 수준이었다.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를 예로 들어보겠다. 이 책은 제갈량의 전략과 현대의 마케팅 전략을 결합해서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 책이다. 유비의 세력은 미약했지만 조조의 거대한 세력과 맞서서 대등하게 싸웠다. 이들을 보면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에 대해서 고민했고, 그것이 결국 강자의 아킬레스건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때 우연히 중고 서점에서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거기에 나온 다윗과 골리앗의 생생한 전투 장면은 책을 쓰는데 큰 영감을 줬다. 또한 다윗이 골리앗의 아킬레스건을 찾아서 돌팔매질로 쓰러뜨렸듯이 제갈량도 조조의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공략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것은 기업의 전략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나만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독서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책을 손에서 놓으면 안 되고, 이를 위한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서평을 써서 다른 분들께 책을 알리거나 독서 클럽에 가입해서 꾸준히 책을 접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분들과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추천받은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게 된다. 내가 책에서 쓴 다양한 사례 중에는 독서 클럽에서 추천받아서 읽게 된 책들도 많다. 아무래도 평소에 접하지 않던 주제의 책들을 읽다 보면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고, 이는 좋은 영감을 제공한다. 


 나만의 선순환 사이클 : 책 쓰기 → 독서/서평 → 영감/아이디어 → 나만의 어장에 모으기(블로그, 노트 등) → 책 쓰기 


 꾸준히 책을 쓰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독서가 필수다. 책을 놓게 되면 감각을 잃게 되고,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 확률도 줄어든다. 작가는 책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다음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이는 요리사가 다른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요리법을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리사에게 있어서 미각뿐만 아니라 시각(음식의 형태, 색깔을 디자인하는 능력), 촉각(음식을 씹거나 맛봤을 때의 느낌)이 중요하듯이 작가도 꾸준히 책을 접해서 그 감각을 유지하고 키워야 한다. 


 나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이를 가동하면 된다. 책을 쓰고, 읽고, 아이디어를 내고, 다음 책을 쓰고, 이러한 행위가 자연스럽게 반복된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에 따라서 움직인다. 그것이 작가로서 기복을 없애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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