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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25. 2020

독서로 나의 ‘틀’ 깨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틀에 갇혀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다른 세상이 있고, 관점이 있는데, 자신만의 틀에서 못 빠져나온다. 사회문제부터 시작해서 개인적인 문제까지 그 틀은 아주 다양하다. 어릴 적부터 부족함 없이 자란 사람들은 그들이 그런 삶을 직접 겪기 전까지는 가난한 사람들의 사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강대국의 국민들은 약소국의 국민들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의 창문으로만 세상을 보는 사람은 창문 밖의 세상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틀을 깨고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물려받은 ‘부’는 부모님이 이룬 것이고, 강대국의 국민이라는 것도 나라가 부유한 것뿐이다. 거기에서 나를 떼어놓고 보자. 후광효과를 제외하면 나약한 존재의 인간일 뿐이다.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경우를 보자. 그녀는 궁중 속에서 살다가 프랑스혁명 후에 38세의 나이로 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 그녀에 대해서 어떤 인식이 있는가? 그동안 그녀는 마음껏 사치를 부렸고, 프랑스혁명의 원인, “빵이 없다면 과자를 먹으세요”라고 말한 개념 없는 왕비로 알려졌다. 


 하지만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혁명군에 의해서 날조된 이야기가 많고, 그녀는 화려한 궁중에서도 소박한 삶을 살았고, 자상함과 에티켓을 갖춘 왕비였다고 한다. 심지어 단두대에 처형당하러 갈 때, 사형 집행인의 발을 밟고 나서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라고 사과를 할 정도였다. 그것이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웠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르다. 이렇게 우리가 편견을 갖고 있는 사실들이 너무 많다. 


 그녀와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프레임과 잘못된 편견을 다룬《프레임 대 프레임》이라는 책을 읽으면, 우리가 얼마큼 언론에 의해서 생각의 틀을 많이 형성되는지 알 수 있다. 


 “언론은 각종 현안에 대해 묵묵부답이었던 박근혜를 ‘침묵하다가 말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는’ 고수로 만들었다.” - 《프레임 대 프레임》중에서  


 이와 같이 우리는 생각의 틀을 만드는 사회에 갇혀 살고 있다. 각종 뉴스 미디어에서 만든 프레임을 믿고 따른다.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된다. 뉴스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면서도 주인공의 이미지와 배우의 이미지가 같다고 여길 때가 많다. 선한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는 ‘착하다’는 틀을 갖게 되고, 그렇지 않은 배우는 계속 악역을 맡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 물론 악역의 배우가 다른 영화에서 선한 역을 맡아서 자신의 틀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물론 우리가 이런 틀에 갇혀 있지 않다고 믿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틀을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나의 틀을 깰 수 있을까? 

 책은 생각의 ‘틀’을 바꾼다. 미국의 노예 반대자인 해리엇 비처 스토가 1852년에 발표한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라는 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만 해도 노예 문제에 관심이 없던 북부인들이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노예들의 비참한 현실에 분노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틀을 바꾼 것이다. 비록 남북전쟁은 북부와 남부의 정치적인 갈등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북부 사람들의 생각의 틀이 바뀌지 않았다면 노예 해방이라는 결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제일 두려운 것은 틀에 갇히는 것이다. 나이가 들고 사회 경험이 늘어날수록 우리에게는 ‘주관’이라는 것이 생기지만, 동시에 ‘편견’도 생긴다. 그렇게 굳은 생각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버릇처럼 이런 말을 한다. “이 나이에 무슨” “너무 늦었어” “난 해본 적 없어” “원래 못해” 아무리 주변에서 아니라고 해도 좀처럼 그 틀을 바꾸지 않는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이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새로운 주제를 쓰는 것보다 나한테 익숙한 주제를 계속 써야 할까?” “이제 나의 재능은 다한 것인가?” 등등. 노트북을 앞에 두고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나의 틀을 만드는 순간 우리도 모르게 그 틀에 갇히게 된다. 


 나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고민하면서 나의 의식을 확장해야 한다. 하나의 틀에 머물면 안 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다. 


 “최고의 선善은 마치 물과 같다” - 노자의 《도덕경》


 물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물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존재다. 위에서 아래로 순리에 맞게 흐르고, 물이 모이면 거대한 힘이 되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물은 그릇에 따라 변하고, 날이 추우면 얼음이 되고, 더우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서 나중에 비가 되어 내린다.  


 작가의 글도 그렇다. 다양한 글을 읽고 연구하고 자신의 글에 적용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고인 물이 된다. 고인 물은 결국 썩게 마련이다. 당연히 창작의 고통이 수반된다. 하지만 그래야 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걸작을 남긴 작가들을 보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그동안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이론을 접하고 있다.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여겼던 부분도 다른 책을 통해서 나의 생각의 틀이 깨어짐을 느낀다. 지금도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나의 이론을 점검하거나 잘못된 생각은 바꾸려고 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은 나의 틀을 끊임없이 깨는 과정이다. 마치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근육을 찢고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독서도 그렇다. 독서를 통해서 나의 틀을 깨고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 작가는 독서를 통해서 새로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러면서 기존의 틀을 깨려고 노력한다. 신인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 등 모두 마찬가지다. 꾸준한 독서는 나의 틀을 깨고 훌륭한 근육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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