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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26. 2020

독서와 글쓰기로 나의 정체성을 찾다.

 “나는 누구입니다.” 


 보통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다양한 대답이 나온다. 자신의 직업과 학력, 누구의 엄마와 아빠 등. 물론 나 자신이 누구인지 답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도 없고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살아온 인생이다. 직장에서는 승진하거나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물론 속을 썩일 때가 더 많다).


 이렇게 살다 보니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없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정신없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를 잊고 살았다. 수많은 보고서를 쓰고, 회의에 참석하고, 동료들과 회식을 하면서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퇴근 후 동료들과 회포를 푸는 시간은 꿀맛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대로 괜찮은가? 이렇게 쳇바퀴 돌 듯이 살고 나서 나중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 회사에서 얻는 성취감도 시간이 지나면 한 때의 추억 정도 아닌가? 


 역시 답은 책에서 찾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정말로 그렇다. 하지만 막상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책을 권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찾아야 했다. 도서관과 서점에서 발견한 책으로 나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책 쓰기 특강을 듣고, 독서 모임에도 나갔다. 본격적으로 책을 탐독하고, 서평을 쓰고, 나만의 글을 썼다. 그것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는 당시에 알지 못했다. 


 결국 인생을 보람 있게 살기 위한 답은 ‘사랑’과 ‘행복’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보편적인 진리이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나 쉽게 간과하고 살고 있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받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연인에게서, 누군가는 자신이 일군 부와 명예, 또 누군가는 가족에게서 그 답을 찾는다. 

 하지만 좀처럼 그 답을 나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다. 남이 행복하려면 우선 내가 행복해야 되는데 말이다. 내가 행복하려면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누구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 너무나 중요하지만 누구나 잊고 있었던 점을 책에서 찾았다. 


  ‘삶의 끝에서 돌아보기’도 정체성을 찾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그것만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도 자신이 하는 선택 중에 많은 부분이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의 가짓수를 줄여가는 것이라고 했다. 나의 묘비에서 새겨질 말들, 내가 죽기 전의 모습 등을 상상하면 내가 원하는 것과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멈추고 인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시작하라.” - 《하워드의 선물》중에서


 나도 늘 이런 상상을 했다. 죽기 전에 침대에 누워있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더 많은 돈을 모으지 못한 것을 후회할까? 아니면 여행을 많이 못 다닌 것을 후회할까? 아니면 내가 이룬 것에 대해서 만족하고 눈을 감을 수 있을까? 


 글을 쓰고, 책을 쓰면서 그 답이 점차 명료해졌다. 나는 누군가에게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회사에서도 내가 작성한 보고서나 데이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서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학창 시절에는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서 휴학했고, 회사에서는 밴드를 만들고, 나의 앨범도 제작했다. 결국 내가 느끼는 감동과 깨달음을 나누는 것에서 행복과 사랑을 느꼈다. 


 나의 정체성은 “메신저”였다. 첫 번째 공동저서의 제목도《가장 위대한 메신저》였다. 메신저라는 것은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에 전달해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자기 계발에 대한 책을 쓴 것도, 역사와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한 것도 이와 같다.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 답을 생각하고, 글로 적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나의 행동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고, 인생이 바뀐다. 이는 나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지렛대와 같다. 그러려면 먼저 현재의 나를 인식해야 한다. 


 “모든 변화의 일차적인 단계는 ‘인식’이다. 자신을 지켜보라. 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두려움, 습관과 행동, 게으름까지 다 관찰해보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자신을 들여다보라. 자신을 연구하라.” - 《백만장자 시크릿》중에서 


 독서와 글쓰기는 나를 인식하고,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나의 과거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나의 경험을 써본다. 동시에 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같이 대입해본다. 이러한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던 내 모습을 찾게 된다. 굳은 근육을 푸는 제일 좋은 방법은 스스로 스트레칭하고 내 손으로 풀어주는 것이다.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고 그것을 찾는 것도 바로 나를 통해서다. 


 어떤 작가님은 경력단절 여성으로서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또 어떤 작가님은 워킹 맘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글을 썼다. 그분들은 꾸준한 독서와 치열한 글쓰기를 위해서 자신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신들이 느낀 경험과 노하우를 다른 분들께 남겨줬다.  


 인생이라는 항해를 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는다. 풍랑을 만날 때도 있고, 배가 고장 나서 표류할 수도 있다. 반면 순풍을 받고,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때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모른 상태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본다면 그 감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현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정체성’을 알고 있다면 그런 걱정은 길게 가지 않는다. 분명히 내가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누구이다”라는 답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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