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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27. 2020

독서를 통한 나의 세계관 확장하기

 1987년 백악관의 레이 찰스 기념 연회에서였다. 사교계의 백인 여성이 옆에 앉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슨 일로 여기에 왔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난 음악을 네다섯 번 정도 바꿔놨지요. 당신은 하얗게 태어난 거 빼고 무슨 중요한 일을 하셨는지?”


 그가 남긴 말은 지금도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는 바로 ‘재즈의 왕’이라고 불리는 마일즈 데이비스다. 쿨 재즈부터 시작해서 빠른 템포인 하드 밥, 모달 재즈뿐만 아니라 일렉트릭 뮤직 분야를 개척했다. 음악에 대한 그의 탐구 정신은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클래식과 빅밴드도 연구할 정도였다. 그는 평생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전 세계 경영자들의 구루였던 피터 드러커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많은 비즈니스맨의 멘토였고, 이미 한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이르렀지만 스스로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96세의 나이로 별세할 때까지 39권의 책을 남겼고, 죽는 그 순간까지 새로운 학문에 몰두했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소리’라는 인풋과 아웃풋에 집중했다면 피터 드러커 학자는 ‘글’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최고의 인풋은 ‘책’이라고 이미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직접적인 경험의 한계를 간접적인 경험으로 극복한다. 나만의 인생관, 즉 세계관(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좀 더 확대시킨다. 물론 책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 사람, 각종 매체도 나의 세계관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책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주지 않는다. 다른 매체는 나에게 그냥 스쳐갈 수 있으나 책은 그 부분을 계속해서 읽으면서 되새길 수 있다(물론 영상 매체를 무한 재생하거나 누군가의 같은 말을 계속 듣는다면 깊게 새겨질 것이다).


 이와 같이 나의 변화를 위해서는 책이라는 인풋을 활용해야 한다. 내가 느낀 점은 아웃풋을 통해서 글로 정리한다. 또한 자신이 익숙한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야 한다. 내가 익숙한 분야의 책만 읽으면 그 분야에 안주하게 된다. 새로운 관점을 키우기 어렵다. 마일즈 데이비스와 피터 드러커의 도전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변화를 하더라도 나의 코어(여기서 코어는 나의 정체성을 말한다)를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내가 어떤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데, 그 분야와 그다지 상관없는 것으로 갑자기 바꾸면 나의 코어를 잃게 된다. 예를 들어서 마일즈 데이비스가 재즈를 버리고, 갑자기 컨트리 음악가가 되었다고 해보자. 그것은 그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적어도 컨트리 음악과 협연하는 것은 그의 ‘코어’, 즉 재즈에서 발전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작가의 코어에는 그나 그녀만의 세계관이 반영된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자신들의 세계관을 갖고, 어벤저스 시리즈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처럼 작가도 그러한 모습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자취생의 지혜와 노하우에 대해서 글을 썼다고 하자. 그다음의 책은 무엇이 될까? 자신의 직업이나 전공 분야가 될 수 있고, 결혼 준비나 노하우에 대해서도 쓸 수 있다. 나의 세계관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나의 코어인 ‘독립하고 개척하는 정신’을 유지하면서 확장시키면 된다. 


 영국이 낳은 최고의 작가 셰익스피어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햄릿》,《오셀로》,《리어왕》,《맥베스》시리즈로 인간의 고뇌와 절망 등의 주제를 다뤘다. 이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그가 비극을 완성하기 전에는 주로 희극이 많았다. 《베니스의 상인》,《말괄량이 길들이기》,《뜻대로 하세요》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첫 비극 작품을 시작했고, 이후 4대 비극이 나왔다. 그는 자신의 세계관을 희극에서 비극으로 확장시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비희극이라는 장르도 시도했다. 그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고, 이것을 희극, 비극 등으로 풀어썼다. 


 작가는 자신의 코어를 잘 간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 영화계에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속설이 오랫동안 있었다. 하지만 이를 깨는 속편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진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나의 전작보다 뛰어난 글을 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틀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말은 쉽다. 수많은 작가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작품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방면의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마케팅, 경제, 역사, 자기 계발, 인문 등 분야는 다양하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의 코어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메시지 전달’이다. 진정한 자기 계발을 주장했고, 제갈량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이상적인 기업과 전략이 무엇인지 알리려 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세계관을 발전시킬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이 또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무기이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알기 때문이다.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 글을 읽고 써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 행동으로 옮기고 확인해야 한다. 나의 코어를 간직하고(그러려면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 이를 확장시켜야 한다. 독서를 통해서 나의 세계관을 더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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