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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29. 2020

사는 동안 읽고 기록하라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세계관을 확장하고, 사명감을 갖고 꾸준히 정진한다. 결국 이러한 행위가 인생에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그래야 하는가? 그 답을 지금부터 찾아보자. 


 얼마 전 시청한 TED 강의에서 이 한 마디가 나를 전율하게 만들었다. 우간다의 사회적 기업가인 노일린 키라보(Noeline Kirabo)는 두 개의 질문을 던졌다. 


 “만약 당신이 이 세상 모든 시간과 돈을 가졌다면, 무엇을 하는 데에 쓸 것인가요?”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거나 큰 성취감을 주나요?” 


 이 질문에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다음의 글을 읽지 않아도 된다. 삶의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이 답을 찾아가면서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점차 알게 된다. 지금이라도 잠시 생각해 보자. 나의 내면에서 그 답을 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답인데, 생각할 시간이 없거나 인정하기 싫은 것도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찾았다면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단순히 취미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업’으로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사명감을 갖고 나아간다. 열정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우리의 인생은 훨씬 더 의미가 있고 기쁨으로 가득찰 것이다. 강의에서 그녀는 이러한 삶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And the thing about living is that you never have to retire or to resign” 

 (이렇게 산다면 은퇴를 고려하거나 사표를 내야할 필요가 없죠?) 


 은퇴 없이 죽을 때까지 내가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답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역시 쓰고 기록해서 나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나는 IT 업계에 있지만 역사를 좋아한다.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그렇다면 역사를 기록한 역사가들의 삶은 어떠했는가? 중국 역사서의 대표 격인 《사기》의 예를 들어보자. 역사학자 사마천(기원전 145년 ~ 86년)은 궁형을 당하는 수모를 받더라도 후대에 역사를 남기는 길을 택했다. 무려 130권 52만 6천 500자에 그 지혜를 담았다. 


  또 다른 역사서《자치통감》을 기록한 북송의 사마광(공교롭게도 같은 사마 씨다)(1019년~1086년)도 혼신의 힘으로 역사를 기록했다. 그는 조정의 정치 싸움에 밀리자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낙양의 관리를 지원해서 15년 동안 편찬 작업에만 매달렸다. 조정의 지원을 받지 못한 그는 열악한 상황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옮겼다. 눈은 멀고, 치아는 거의 남지 않았고, 가산을 탕진했다. 이 책을 완성하고 바로 세상을 떠났다. 모두 300만 자, 총 294권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글을 읽고 쓰는 것도 나의 역사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겪은 경험과 생각, 느낌 그리고 가치관은 고스란히 후대에 전해진다. 아주 사소한 내용이라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고 쓰는 행위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앞으로 100년 후, 200년 후 누군가 나의 책을 읽고,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2천 년 전에 기록된 역사서를 읽고 후대의 삶에 적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 출간되고 있는 책들도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 최근 김소희 작가의 《엄마의 오묘한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고,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의 고난과 역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쌍둥이를 키운 와이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육아 문제를 해결해서 세상의 많은 가족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1분기 인구가 처음으로 6천 명이 감소했다고 한다. 신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발표에 따르면 20년 1분기 출생아 수는 74,05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1% 감소했고, 사망자 수는 79,769명으로 더 많았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다들 대략 짐작하고 있겠지만 《엄마의 오묘한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으면 더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수많은 대한민국 엄마들의 슬픔과 고난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정부의 많은 정책자들이 이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된《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을 읽으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 때문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만든다. 


 그만큼 책이 주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내가 읽고 쓰는 것은 어떻게든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작은 파동이 될 수 있고, 더 큰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 읽고 기록해야 한다.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상관없다. 그 사소한 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살면서 읽고 기록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삶은 나와 남에게 모두 도움이 된다. 나의 의식의 흐름을 알게 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게 된다. 나의 자아를 찾게 되는 과정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베푸는 행위다. 독서와 글쓰기의 의미를 이렇게까지 크게 부여할 필요가 있냐는 질문도 하겠지만 이미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그 동안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다만 우리의 주변에 많지 않을 뿐이다.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많은 시간과 돈이 있다면 무엇이 하고 싶은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아직도 그 답이 모호하다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색하면서 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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