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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n 17. 2020

한계라고 생각하는 순간, 비로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높이뛰기 선수를 꿈꾸던 한 젊은이는 키가 152.4cm를 넘지 못했다. 학교 육상 팀에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 당시 높이뛰기는 모두 옆으로 뛰거나 앞으로 뛰어서 바를 넘었지만 그는 몸을 돌려 등을 아래로 한 채 뛰었다. 즉, 자신만의 배면뛰기 기술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다. 지역신문들은 “배에서 팔딱거리는 물고기 같다.”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그는 이 기술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가 되었고, 올림픽 신기록인 2.24m를 세웠다. 그는 미국의 전설적인 높이 뛰기 선수인 딕 포스버리(Dick Fosbury)이고, 이후 “포스버리 플롭”이라는 기술은 빠르게 받아들여졌다. 
 
만약 딕 포스버리가 자신의 키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높이뛰기를 포기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보통 우리는 어려운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면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러한 사람은 나의 몸의 거부를 이겨내고 한계를 넘기 위해서 계속 부딪힌다. 이렇게 한계를 느끼는 순간 우리는 변화하기 시작한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노벨상을 수상한 밥 딜런도 “혁신을 꾀하려면 언제나 끊임없이 밀어붙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 한계를 느끼기 전까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그냥 힘든 것이 아니고 토하고 싶을 정도로 아주 많이 힘들다. 


스티브 잡스의 업무 스타일도 토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까지 완벽을 추구하고 냉정했다. 예전에 내 친구로부터 들은 실화다. 어느 직원이 엘리베이터에서 그와 마주쳤는데, 무슨 일을 하냐고 질문을 했고, 그가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그러자 잡스는 ‘집에 가라’고 했고, 정말 짐을 쌌다고 한다. 팀 쿡 조차도 스티브 잡스와 마주쳤을 때 어떤 얘기를 할지 거울 앞에서 미리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철저하고 냉정한 스티브 잡스지만 그와 일을 하고픈 직원들은 많았다. 이유는 그가 그들을 한계에 몰아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그와 애플의 매킨토시 팀, 넥스트, 픽사에서 같이 일했던 앤디 커닝햄(Andy Cunningham)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한 5년이라는 시간은 내 생애 가장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나는 매일 놀라움과 분노, 만족감이 뒤섞인 감정을 느꼈다. 내가 생각했던 한계보다 더 먼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경험이다.” 

자신을 극한으로 끌어다 주는 상사를 만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보통 한계에 부딪히면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 번째는 포기이고 두 번째는 도전이다. 우리는 어디에 속하는가? 상습적인 포기자인가? 아니면 도전자인가? 


나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능력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 그때는 그냥 포기하고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출근길에 차를 돌려서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맛있는 회와 소주 한 잔을 마시는 상상을 한다. 아니면 퇴근 후 동료와 술을 거하게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 두통과 설사만 따를 뿐이다. 별로 해결책이 안됐다. 그 일은 나에게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어차피 나를 뒤따라왔다. 결국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수밖에 없다고 깨달았다. 도망가려고 해도 도망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는 나의 뇌에 맞서서 도전하기로 했다. 



이제 두려움과 맞서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앞선 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의 뇌를 속인다.’ 즉, 억지로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뇌를 설득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보고서를 1시간 내로 긴급하게 작성하라고 지시가 내려오면 나는 시간과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처음에 엄두가 안 나겠지만 일단 1꼭지만 써보자고 나를 설득한다. 그렇게 하면 어떻게든 시작하게 된다. 


둘째, 정말 한계를 느끼고 더 이상 못하겠다고 생각하면, ‘포기’한다. 책을 읽거나, 좋은 영화를 감상하거나, 음악을 듣고 푹 쉬어준다. 그냥 정신을 놓아버린다. 놀랍게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바닥이 난 것처럼 보이던 에너지가 다시 리필이 되었음을 느낀다. 마치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과 같다. 그것이 바로 ‘회복 탄력성’이라고 한다. 


셋째, 제일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두려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두렵다면 ‘힘들다.’, ‘걱정 된다.’라고 말하면 된다. 절대로 나의 체면을 위해서 두려움이 없는 척 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의 병이 되는 것이다. 《두려움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 로버트 마우어(Robert Maurer) 작가는 두려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려움이 없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두려움이 없는 것은 뇌가 고장 난 것이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두려움은 없애는 것이 아니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일이 주어지면 최대한 빨리 끝내려는 습관이 있다. 일을 미루면 미룰수록 두려움과 스트레스는 비례해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는 누구보다 미루기를 좋아하고 방학 숙제를 마지막 날 하면서 후회 했다. 하지만 ‘나의 뇌 속이기’, ‘회복 탄력성’, ‘두려움에 솔직하기’를 깨닫고 나서는 업무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수동적인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보통 첫 번째 반응이 ‘안 된다’이다. 이미 과거에 안 했던 것이기 때문에 하기 힘들다고 종종 말한다. 물론 논리적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것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시도할 만한 것이라면 결과가 실패한다고 해도 적어도 나의 한계를 경험해 보고, ‘숨겨진 자신’을 발견해보자. 시도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아깝지 않은가? 오늘 내 일이 한계라고 느껴질 때 변화하기 시작된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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