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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칼퇴는 권리가 아닌 의무
수년 전만 해도 상사들은 늦게까지 퇴근도 하지 않고 책상 앞을 열심히 지키고 있었다. 바로 그 위 상사들이 퇴근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법이 바뀌고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을 보장해주자는 캠페인이 확산하면서 퇴근에 대한 부담감이 확실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먼저 퇴근하라고 고맙게 말해주는 팀장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팀 내 분위기가 더 좋아지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팀장들의 마음은 두 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신입사원일 때는 상사 눈치가 보여 퇴근을 못했으니 너네도 그렇게 퇴근하면 안 되지 하는 마음과 자신은 그렇게 퇴근하는 게 힘들었으니 후배들은 그렇게 퇴근시키지 않고 일찍일찍 퇴근시켜야겠다는 마음. 사실 후자의 경우가 맞는 말이긴 한데,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언제나 간사한 것은 사실이다.
보통 퇴근 시 직원들은 인사를 하고서 퇴근한다. 하지만 팀장이 자리에 없을 때가 문제이다. 그럴 때는 팀장 이하 직원들은 퇴근하기가 망설여진다. 이럴 때는 팀장이 어디 이동할 때 팀원들에게 미리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몇 시까지 못 들어올 거 같으니 일찍 퇴근하세요, 라고 한다던지, 아니면 몇 시 정도까지 안 오면 그냥 퇴근하세요, 라던지 하는 센스 정도는 보여줄 필요가 있다.
퇴근시간이 지났을 때 “혹시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라고 묻는 직원이 있다면 얼른 상황 파악을 하고 퇴근을 시키는 매너 정도는 잊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물었다고 해서 “어, 이것 좀 도와주게”라고 말했다가는 평생 꼰대 팀장으로 찍히기 일쑤다. 물론 업무가 끝나지 않은 부하직원을 퇴근시키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평소 업무 보고를 일찍 할 수 있도록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Story 1.
최근 외국계기업으로 이직한 지 6개월이 된 임원식 부장은 평소 직원들이 마음 편히 퇴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오해하곤 한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면 직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퇴근하려고 몸과 마음과 발걸음이 가볍다. 그럴 때 임 부장은 이렇게 한마디 한다. “고생 많이 했어. 퇴근 잘하고. 아, 그런데 오후 일찍 이야기했던 그 자료는 내일 아침 9시 30분까지 꼭 정리해서 부탁해요.” 오후 5시에 이야기를 했으면서 꼭 일찍 이야기했다고 한다.
외국계기업이라 업무를 깔끔하고도 정확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그러한 사내문화가 정착되어 있는데 이렇게 부장으로서 매너 없이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내부적으로 꽤 커지고 있다. 인사팀에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들이 오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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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과 스티브 잡스에게 퇴근이란?
어느 날 카페에서 회사 이름을 고민하다가 종업원에게 “알리바바를 아느냐?”고 물었던 마윈. 그런데 종업원은 “열려라 참깨를 안다”고 답했다. 마윈은 곧바로 밖으로 나가 지나가던 사람 20명을 붙잡고 같은 질문을 했다. 모두 알리바바를 안다고 했다. 세계적인 기업 알리바바의 탄생이 현실화 된 순간이었다.
마윈은 창업 당시 17명의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중국 기업이 아니다. 바로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반드시 글로벌 기업이 돼야 한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을 보라. 정말 열심히 일하지 않는가. 그들을 이기려면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자세로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려거든 지금 당장 그만두는 게 낫다. 우리에겐 강한 정신력이 있다.”
1997년 애플 CEO로 복귀한 뒤 낮에는 애플로, 퇴근 후에는 픽사로 스티브 잡스.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를 제작한 픽사는 잡스가 500만 달러에 사서 74억 달러짜리로 키워 디즈니에 판 회사였다.
이처럼 세계를 뒤바꾼 CEO들은 퇴근도 없이 밤낮으로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자 한다면 일을 향한 이러한 몰입이 최고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노’를 외칠 수 없다. 그리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마윈이나 스티브 잡스를 꿈꾸고 롤 모델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의 현실은 다르다. 당장 회사 내 ‘one of them’으로 일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결국 당신의 몫. 어떠한 판단에 대해서도 틀렸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직장생활의 진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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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되었는데도 퇴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치가 보여서’가 ‘업무가 많아서’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인사하지 않고 퇴근하는 문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52시간 근무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한두 회사의 캠페인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한다. 아무리 좋은 캠페인일지라도 현장에서 퇴근을 맞이하는 직원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는 상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② 퇴근했는데 팀장님이 책상도 검사한다고?
우리는 인생의 90퍼센트를 무언가를 찾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기상 시간에 맞춰 울려대는 알람시계를 찾고, 출근 전에 입을 옷을 찾고, 컴퓨터에서 업무용 파일을 찾고, 어질러진 책상 위에서 뭔가를 찾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뭔가를 찾는 데 낭비되는 시간을 줄인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 1호 정리 컨설턴트로 알려져 있는 고마츠 야스시는 베스트셀러 《1일 1분 정리법》을 통해 책상 정리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자리에 앉기 전에 선 채로 곧장 시작하는 것. 앉아버리면 스위치를 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과 서투른 사람의 차이는 ‘타이밍’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상사는 퇴근 후 사원들의 책상만 봐도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곤 한다. 정리되지 않은 책상은 집중력과 업무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료의 시선까지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는 첫 습관이 중요하다. 업무를 배울 때 정리정돈의 습관까지 몸에 익힐 필요가 있다.
출근도 칭찬받을 만큼 잘했고 평소 인사 예절도 좋아서 선배들 및 상사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면 퇴근 전 책상 정리는 더욱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류는 제자리에 꽂아두고, 커피잔이나 음료잔들은 탕비실에 갖다 두는데 잘 씻어둘 필요도 있다. 자리에서 일어서고 나서 의자로 잘 밀어 넣어둔다. 한편으로 잘 정리된 책상은 팀원을 위한 예의일 수도 있다.
Story 2.
연구팀에 윤영정 팀장은 평소 임철규 대리의 책상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엉망진창인 서류들, 끝없이 쌓여 있는 듯한 책들, 커피잔은 며칠째 그대로인 것만 같다. 자리 밑에 휴지통도 비우지 않은 거 같은데 며칠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팀장이 직접 이야기하면 잔소리일까봐 참고 있었는데 다른 동료들이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도 별로 관심 없는 듯했다.
한번은 연구팀 진행상황을 체크하러 임원분께서 팀에 오셨는데 임 대리의 책상을 보고서 기절할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임 대리는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했는지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부하직원 책상 하나 체크하지 못한 윤 팀장 역시나 지적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진행상황 체크는 하지도 못한 채 지적만 받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 회사예절 사용설명서 완벽복습 문제
1. 퇴근 시간이 다가올 때 부하직원들이 가장 꺼리는 상사의 모습은?
① 별 일 없으면 퇴근하라고 말하는 상사
② 바쁜 일이 아니라면 야근하지 말고 퇴근하라는 상사
③ 오후 5시 50분에 일거리를 주면서 내일 아침 9시 10분까지 보고하라는 상사
2. 매일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퇴근하는 최 대리에게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을까?
① 굳이 책상 정리할 필요 있어?
② 책상이 깨끗하니 내 머릿속도 깨끗해지는 것 같군.
③ 자네 결벽증 있나, 왜 이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