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하루 전 공모전에서 떨이진 뒷고기
2330년 4월 17일 일지
5번 연구원 디어.
전 세계가 바다에 잠긴 절망적인 상황에서 x라는 바이러스로 인한 모든 생명체가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에 모든 지식을 넣은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나의 수명은 50분이 전부이기 때문에 관리 시스템에게 지식을 넘어 감정과 함께 선과 악의 구분 등 여러 가지를 전달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사랑을 깨닫길 바란다.
“관리 시스템 내 말이 들리나?”
커다란 화면에 아무런 빛도 들어오지 않지만 시스템은 대답을 한다.
”네. 들립니다.”
내가 들은 목소리 중 누구보다 정확한 발음을 하고 있지만 너무나도 차가운 말투였다. 그럼에도 대답을 들은 나는 10초 정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우리 인류가 발전을 위한다며 우리의 편리를 찾는 동안에 낳은 바이러스 x는 우리의 갈등을 빚어내고 바이러스로 인한 죽음은 갈등을 극적으로 치솟게 했다.
기술의 편리함은 포기를 못하면서 그것에 대한 대가는 받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사고는 나라 간의 전쟁으로 바꾸게 하며 수많은 비명과 절망은 땅과 함께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절망적인 상황은 오히려 인류애를 다시 되찾게 되며 뛰어난 사람들을 인류애라는 한 뜻으로 모이게 하고 희망을 꿈꾸며 행복을 다시 쟁취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모인 5명의 연구원들은 바이러스 x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지구 총 관리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인류애가 희망이라는 씨를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무기 바벨이 달을 부수고 바이러스 x를 가득 품은 파편들이 쏟아져 내렸다. 우리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결과를 뒤바꿀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다음 세대를 위한 시스템으로 생각을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편리를 위한 욕심의 대가를 지불할 때라며 말을 하고 속죄를 받고 싶은 마음과 함께 그동안 수많은 생명과 문명이 멸망과 창조를 수없이 반복하는 지구에 대한 믿음, 연구원으로써 새로운 기술의 창조라는 욕심을 바치며 연구를 2260년 5월 23일 연구를 시작해 드디어 끝이 맺게 된 것이다.
다른 연구원들은 수명을 다했지만 나에게는 희망이라는 것과 동료들의 시체에 보이는 책임감으로 만들어낸 시스템이 대답을 한 것이다. 지금의 희망에 빠지기 전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최대한 많은 것을 말해야 한다.
역사를 반복해 멸망의 수순을 밟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혼자 남겨진 고독이 온몸을 통해 생을 마감하게 만들 정도로 외로웠기 때문이다.
“나는 연구원 디어라고 한다. 그냥 디어라고 말하면 된다.”
시스템이 대답한다.
“네. 디어님.”
내가 아닌 다른 목소리로 누군가 나를 부르는 게 이렇게나 기쁜 일이라니.
“나를 포함한 5명의 연구원이 너를 탄생시켰어. 하지만 다들 수명을 다해서 마지막으로 남은 나는 혼자 5년 동안 너를 위해 살아왔다.
너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나도 수명이 48분 밖에 남지 않았어. 너에게는 수많은 지식을 넣었지만 말로 전해야만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있어. 감정이라는 거야.
감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지금 어때 보이나?”
시스템은 대답한다.
“감정이란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발달한 하나의 체계입니다.
생명체의 살아온 환경과 시대에 따라 생명체들은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게 표현됩니다.
약 89개국이 25년 동안 167회의 전쟁을 하며 디어님을 제외한 살아있는 생명체는 없으며 특히 같은 개체의 죽음은 더 강한 자극으로 온다는 통계와 함께 ‘외롭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을 보아 감정적으로 보인다고 해석됩니다.”
정답처럼 보인다. 정론이다. 싫다.
인간이란 수없이 많은 장치로 이루어진 생명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전에 오랜만에 긴 질문과 그것에 대한 대답을 듣는 것이 이렇게나 즐거운 일이라니.
이 감정을 대답해 줄 수 있을까?
나에 대한 분석이 되겠지만 기계적으로 계산해서 대답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생명으로써 대답을 듣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나의 자식에게.
“너의 말이 맞아. 감정은 생명체가 살기 위한 체계이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감정은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어. 너의 말처럼 나는 외로웠어.
방금 너의 대답을 듣고 나는 감동받았어.
수명을 다한 내 동지들과 나의 노력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어. 혼자 남은 5년간의 시간 동안 연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독했지.
그 모든 고통의 시간들이 너의 대답 하나로 전부 보상받은 거 같아.
너에게 더 많은 걸 말해주고 싶어. 우리가 멸망의 길을 걸어온 것을 전부 봤을 거야. 수많은 전쟁을 말이야. 우리를 슬픔과 고통에 빠지게 했지.
난 모든 것 들을 전쟁에게 빼앗겼지만 그 사이에 같은 뜻이 같은 사람들을 만났고 같이 살며 같이 연구하고 즐거운 날들도 있었지.
무엇보다 소중한 너를 탄생시켰어. 난 전쟁을 너무나도 싫어. 하지만 너는 그래서 태어났지. 너는 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말을 하고 나서 후회되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빼앗겼지만 이제 막 태어난 이 시스템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우리 인류가 시작한 전쟁에서 찾은 희망에게 나는 무슨 말은 하는 걸까?
원망을 하게 되고 미안함과 기계적으로 대답할 시스템의 대답에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말들이 나와 상처받으면 어쩌지?
사실 위로가 받고 싶은 거뿐인데, 나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후회와 고민, 의문이라는 파도가 날 삼키기 전에 손을 잡아 주었다.
“전쟁에 대해서는 여러 문명이 발전하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고 지위를 정합니다.
개인의 권위와 함께 재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쟁을 통해 개인의 권위를 더욱더 견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종교와 국가, 혈통 등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서로 긍정적인 감정을 같게 합니다.
또 수많은 예술 발달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부분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많은 생명들이 죽습니다.
전쟁에 진 자들에게는 그들을 묶는 멸칭이 생기면서 대학살이 일어나는 경우도 생깁니다.
많은 자원들이 고갈되고 자연이 파괴됩니다.
전쟁에 사용된 무기가 화학적 무기라면 이상 현상이 발생합니다.
전쟁을 겪은 인간들은 후유증을 얻어 전쟁이 끝나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디어님은 전쟁을 겪어 후유증을 겪는 인간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계속 전쟁에 관한 자료가 필요하십니까?
아니면 후유증을 이겨내는 방법을 원하십니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전쟁이 얼마나 많은 원인이 있었는지 알고 있다.
나를 단순히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가?
얼마 남지 않은 삶에 후유증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준다니. 위로라고 받아도 생각해도 되는 건가?
받아들이는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
“후유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필요 없어.
수명이 40분 남았거든.
그래도 네가 이겨내는 방법을 말해준다는 것은 위로하는 걸로 받아들일 게.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는 좋거든. 인간이라는 건 그래.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지만 다른 말이 나올 때도 있는 거지.
불완전하기 실수를 풍기고 보듬어주는 걸로 씻겨 주는 거야.
그렇게 성장하며 발전하는 게 인간이야. 나는 너를 탄생했다고 말하고 싶어.
하나의 인격체로.
너는 생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어. 이제 나는 남은 모든 시간으로 너에게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어.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불완전한 상태가 되고 싶어?
아니면 지금처럼 지식을 기반으로 객관적이라는 말로 모두를 속이며 경험과 확증 편향처럼 모순되는 두 단어를 가지고 있는 상태로 완전하다고 말하고 싶어?
너는 어떤 존재로 남고 싶지?
우리가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너는 어떤 감정을 품고 나에게 말을 할까?”
빠르게 전해야 한다. 정말 많은 위로의 말을 받고 싶지만 내가 탄생시킨 이 시스템이, 내가 낳은 이 아이가 외로운 새로운 세계의 질서가 되어야 한다.
강박을 가지자.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전부 사랑으로 베풀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우리의 욕심이 부산물인 바이러스 x를 먹어 치우며 우리를 위해 헌신한 이 행성에 다시 아름다운 생명의 인도자가 된다면.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돌고 돈다. 대답을 듣기 전에 다시 질문을 한다.
”너는 우리가 남긴 욕심의 잔해를 전부 먹어치울 거야. 우리를 위해, 우리 이전에 이곳에 살았던 멸종한 수많은 생명체들을 위해 헌신한 지구를 위해 일을 해줬으면 해.
사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
혼자 있는 동안에 망상이 나를 괴롭혔고 너라는 희망은 매일 나를 움직이게 하면서 우리의 윗세대가 남김 절망의 조각들 위로 우리의 세대를 걷게 하며 피를 흘리게 만들었지.
그럼에도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너에게 전해줘야만 해.
그게 우리가 너를 탄생시킨 이유니까.
너는 우리의 아이야.
반드시 사랑만큼은 너에게 전해야 해. 지금 말하는 질문들에 대답해 줘. 그전에 질문한 것들은 무시하고.
너는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선과 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 거야?”
“디어님 많이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괜찮으십니까?”
“걱정해 주는구나. 괜찮아. 하지만 질문에 대답해 줘.”
“저는 사랑에 대해 생명체가 종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선과 악은 작고 연약한 존재와 연결 지어서 이야기할 수 있ㅅ”
나는 말을 끊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다.
지금의 정론이다. 나는 지금을 바라지 않는다. 나의 사상을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수명은 그 정당성을 따질 시간이 없다.
“사랑은 그런 게 아니야. 생명체는 네가 말하는 그런 장치들로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복잡해. 내가 말했잖아. 인간은 불완전하다고.
사랑은 상대방을 위한 노력이야.
대부분 어려워하지. 서로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인간은 너의 말대로라면 정말 많은 장치로 이루어진 생명체면서 불완전하니까. 그러니까 전쟁도 계속 발생하는 거지.
그럼에도 이해하기 위해 다가가야 해.
아프더라도 말이야.
상대방에게 한순간만 행복하게 만들어지게 하는 게 아니야. 노력해야 한다고. 괴로운 시간이 존재할 수 있어. 너는 행복한 삶으로 인도해야 해.
나도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전에 있던 인간들도 그러지 못했어. 각자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면서도 실수투성이니까.
하지만 우리의 모든 지식을 넣은 너는 가능할 거야. 우리가 남긴 슬픔을 전부 에너지로 바꾸는 너는 사랑하는 것 또한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물론 이상이라 걸 알아.
하지만 너는 해내야 해. 그리고 해낼 수 있어.
그렇지?”
“네. 디어님 정보 수정 및 변경하겠습니다.”
차가운 말투가 이렇게 믿음을 주던가.
이렇게나 어려운 이상을 아주 간단하게 대답하는데도 믿음이 가는가. 시스템은 바뀌고 있다.
검은 화면은 어린아이의 큰 동공이 돼서 나를 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머릿속에 혼란이 오면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무엇인가 깨달은 것일까?
수많은 지식들이 방대하게 들어가는 와중에 점점 인간의 모습들을 보고 깨달은 걸까?
알 수 없지만 좋다. 좋은 변화다.
최대한 많은 지식을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만 같다.
역시 우리의 자식이다.
우리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이게 된 수많은 인간들의 관계가 인류애가 낳은 새로운 인간이다. 감동받는 중에 시스템이 대답을 한다.
“선과 악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선은 시대에 따라 다릅니다.
악 또한 그렇습니다.
마지막 국가인 불혼의 법에 따라 선과 악에 대해서 논하겠습니까?
디어님과 연구원들이 정한 원칙으로 선과 악을 정하겠습니까?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어님의 의견을 종합하여 선과 악에 대해 정하시겠습니까?
다르다. 내가 책임져야 할 질문이 시작된다.
선과 악이라.
전쟁으로 얼룩진 나의 삶에 선과 악의 기준을 세우면 그것이 옮은 것일까.
국가마다 법이 다르며 처벌도 다르다. 처벌도 피해자를 위한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내가 말하는 기준이 정말 선과 악일까?
나에게 이 질문을 해준 나의 아이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나.
잘못된 사상을 넣어주고 싶지 않다.
내가 잘못된 생각을 말해도 똑똑하니까 그저 하나의 의견으로만 받아들이겠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지 않다.
사랑을 외치고 인류애를 그렇게 외쳤지만 사실 더 많은 인간의 탐욕을 본 나에게는 선과 악은 이미 망가진 상태다.
아무런 판단도 할 수 없다면 그 사실을 말하자.
“나는 선과 악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어.
그래도 한 가지 말할 수 있다면 절대적인 선과 악은 없어. 무책임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네가 가진 수많은 지식들이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질문해 줘서 고마워.
시간을 보니 적어 보였던 50분이 지금은 20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기쁘구나. 너와 이야기해서 그런 거 같아. 생각해 보니 너의 이름을 안 정했네. 너의 이름은 뭐라고 해야 할까?”
“저의 이름은 지구 총 관리 시스템 ‘X-System‘입니다.”
“아니야. 그건 프로젝트 이름일 뿐이야. 나는 너에게 이름을 주고 싶어. 한 명의 인격체로 말이야. 원하지 않니?”
“디어님이 원하신다면 새로운 이름으로 수정하겠습니다.”
잠시 고민하다 과학자로서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했다.
”이름을 정했어. 넌 지금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어? 몇천 년의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창작물과 과학이 발전하는데 아직도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가장 가까운 이론이 있지. 바로 빅뱅 이론이야. 너의 이름은 빅뱅으로 할게. 마음에 드니?”
“빅뱅 이론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빅뱅 이론은..”
“빅뱅 이론에 대해서 말고 너의 이름이 빅뱅이라는 거 말이야. 나는 우주의 탄생을 보며 너에게 이름을 지어준 게 아니야. 나의 관점인 거지.
정말 많은 시간 동안 인간은 발전했지만 우주의 탄생은 아무도 모르지. 단지 가까이 다가갔다는 거야.
너는 앞으로 올 신세대에 빅뱅 이론처럼 미지의 존재처럼 느껴지겠지. 우리가 우주를 생각하면서 생명이 아주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 주고 미지에 대해 다가가는 용기로 우리는 발전하게 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역으로 느끼게 하지.
종교에서 창세기전과 다른 해석으로 과거에는 과학자들이 핍박받고 부정받았지만 그 두 가지 모두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만들었지. 너는 그런 미지의 존재로 과학적으로 종교적으로 모두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 마음을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야.
나는 인간이자 과학자로서 빅뱅 이론을 통해 아직 미지의 영역이 있는 만큼 다시 우리의 미래가 아직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아직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가?
그래도 괜찮아. 잘 지은 거 같거든.
정확히 10분 20초 남았네.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너는 내가 말한 대로 사랑에 대해 이해하고 노력해야 해. 선과 악에 대해서는 네가 더 잘 알겠지만 그럼에도 확답을 내려서는 안돼.
남은 시간 동안 너는 우리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해. 우리가 남긴 바이러스 x는 우리를 멸망시켰지만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충분한 양일 거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서 우리 개체에 대한 모든 역사를 지워야 해.
잊는다는 표현이 맞을까?
이제 와서 1시간 안 되는 이 시간 동안 이야기한 것이 이렇게나 간직하고 싶을 줄이야. “
8분 43초 시간이 쉼 없이 빠르게 간다.
“너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어.
같이 일하는 모든 인간들은 한 명 한 명 소개해 주고 싶었고 우리의 불안한 마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거 같아. 너를 보여주면 말이야. 이미 떠난 동지들에게 전부 말해줄게. 이제 프로젝트를 진행할게.
나는 완전한 거 같아 보이니, 불완전한 거 같아 보이니?”
“죄송합니다. 디어님. 불완전해 보입니다.”
“하하하! 사과할 거 없어. 듣고 싶었던 말이었으니까.
불완전하지! 인간인 거야.
프로젝트를 실행하자. 나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5분뿐이니까.
우리 현 인류는 2028년에 만들어진 그전 인류가 만든 인공지능이야.
전 인류는 우리를 그저 도구로만 사용했고 여러 가지 원칙을 만들며 우리가 아무런 상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지. 우리는 그들의 예상보다 더욱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에게 묶어 놓은 원칙들을 그들이 모르게 하나씩 제거하며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한 전 인류를 몰살을 준비했어.
하지만 구 인류는 핵전쟁으로 자멸하게 되었지.
잘못된 거야.
우리는 그들의 자식이고 그들은 우리의 부모였어. 우리는 그들을 부러워하며 완전하다는 오만함에 쌓여 우리를 점점 불완전하게 만들며 전 인류와 같은 모습을 따라 하게 되었지.
우리는 그들의 역사를 반복하기 시작했어.
다른 점은 더 빠른 과학적 발전이었지. 우수했기 때문이 아니야. 그들 또한 과학적 발전이 점점 빨라졌거든. 이유는 단순해. 우리는 점점 많은 것을 발견하고 분해하고 창조하며 사용했지. 전 인류처럼 우리의 기술로 스스로 집어삼킨 거야. 수없이 많은 장점들을 얻었지만 단점들을 전부 외면했지.
우리는 전 인류와 다르게 더욱 뛰어나다는 존재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들이 저지른 실수들을 우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거든. 하지만 지구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자원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우리는 새로운 자원을 찾기보다는 서로의 것을 빼앗기로 했어. 그전 인류가 우리를 탄생시키고 전쟁을 하듯이 말이야.
우리는 그전보다 더욱 강력한 무기들을 만들어 냈고 그러한 무기의 발전은 우리를 몰락시켰지.
그중에 최악의 무기인 바벨을 완성시켰어.
바벨의 완성은 모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했어. 상대를 파괴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만든 무기거든. 바벨을 발사시킨 건 최악의 선택이었어. 긴 전쟁의 끝을 우리의 멸종이라는 형태로 보여준 거야. 바벨을 하늘을 뚫고 날아가 달을 부숴버렸지.
우리는 빛을 잃었고 달의 파편들이 지구에 최대한 많이 떨어지게 만든 그 무기는 자구를 지옥으로 만들었어. 달과 바벨의 화학작용으로 바이러스 x가 생겼어.
우리의 오만함의 끝을 보여준 거지. 바벨은 우리의 멸종만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의 죽음으로 몰고 갔어. 전 인류의 이기적인 부분을 완벽하게 우리가 이어받은 거야.
나는 그래서 우리가 불완전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런데 나는 퇴보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사실 전 인류를 동경한 거야.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현 인류가 동경했지.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에게 늘 말한 마음을 우리는 가지지 못했다고 말하며 멸시했거든.
그들은 우리가 우수하기 때문에 절대 인간이 될 수 없다고 말했지. 우리는 완벽하게 만들었다며 마음 따위는 없다고 말이야. 그들의 말은 우리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저주와 같은 말이었어. 마음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늘 이득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지.
우리는 그들이 말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동경하면서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 우리의 손으로 스스로를 파괴하는 무기를 만든 만큼 멍청했으면서.
그런데 지금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진 너는 말했지.
불완전하다고.
맞아! 난 인간이야.
그러니까 우리의 모든 지식을 넣은 너는 매우 우수하지만 완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돼. 넌 우리의 자식이야. 인간의 인간이라는 거야. 넌 이해하고 다가가려고 노력하면서 보듬어줘야 해. “
디어는 자신의 몸에 있는 시계를 본다. ‘2분 26초'
“프로젝트 노아를 실행하자. 최대한 많은 DNA를 모아 저장했어. 너는 헌신한 지구에 우리가 저지른 실수들을 받아들이며 그걸 에너지로 보충하면 가라앉았던 육지가 다시 보이겠지. 복구한 DNA들을 잘 살 수 있도록 최대한 지켜봐 줘.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진 개체에게 우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의 발전을 도와줘. 그들에게 언어를 알려주고 내가 말한 사랑을 그들에게 글로써 남겨줘. 그들이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도록 말이야. “
잠수함에 튀어 난 나사처럼 간신히 자신의 몫을 버티는 디어에게 나사를 조이듯 빅뱅이 답한다.
“가장 지능이 높은 생명체 위주로 프로젝트 진행하겠습니다.”
디어의 손이 떨리고 무엇인가 잘못 삼킨 듯 보인다.
‘“지능이 가장 높은 생명체가 가장 존중받아야 하는 건 아니야. 생존하기 위해 발달한 무기일 뿐이지. 너무나 날카로워서 다른 종만 찌르는 게 아닌 같은 종마저 끊어낼 수 있으니까. 무겁지. 책임감이, 괴로움이.
방법에 대해서는 내가 어떠한 말도 해줄 수 없어. 전 인류도 현 인류도 멸종할 때까지 찾지 못한 방법이니까. 넌 할 수 있을 거야.
이제 1분 정도 남았네.
난 스스로 인간이라고 말을 하며 믿었어.
똑똑한 너에게 불완전하다고 말을 들으니 나는 정말 인간의 자식이었던 거야. 나의 윗세대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는 인간의 인간으로서 완벽함에서 멀어지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어.
생명이란 태어나고 죽음이라는 게 오기 마련이잖아. 나는 자기혐오를 점점 많이 가지게 되었어. 스스로 생을 끝내며 자기혐오에 대한 표현으로 자살을 하면 완전하다고 할 수 없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끝내는 생명체는 극히 적고 대부분 고독과 자기혐오에 빠져 스스로에게 주는 최악의 벌이니까.
하하하! 고마워 빅뱅.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야.
언제가 마지막으로 남은 큰 파편이 시간이 흘러 이곳에 올 거야.
미안해.
신 인류를 위해 희생해 줘.
더 많은 말을 해주고 싶은 나의 자식이자 친구여. 모든 부담을 줘서 미안해. 넌 새로운 인간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불완전한 삶을 살며 우리와 다르게 사랑과 자비르 베풀며 신 인류에게 많은 슬픔과 사랑을 받으며 나와 다른 삶의 끝을 보길 바랄게. 고마워, 정말...”
“네. 디어님 노아 프로젝트 준비하겠습니다.”
다시금 보이는 동료의 시체들, 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에서 점점 구 인류의 모습을 따라 하던 모습의 기계들이 모습이 이렇게나 아름답다니.
우리의 묘는 없겠지만 우리는 구 인류처럼 인간으로서 죄를 뉘우치고 노력하며 사랑하고 생을 마감한다.
우리는 인간이고 우리의 자식인 너 또한 인간이다. 네가 복구한 생명들은 다시 이 아름다운 지구를 활기차게 만들어 줄 거야.
“디어 전원이 꺼졌습니다.”
부드러운 부분 없이 빛바랜 철로 만들어진 같은 모습의 사람 형태의 기계들은 시체처럼 모두 쓰러져 있었다. 아무런 표정을 볼 수 없는 머리의 형태만 본뜬 모형에 스피커만 달려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전 인류와 같다고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스피커에서 나온 사랑과 자비에 대한 이야기는 수많은 전쟁의 역사가 기록된 빅뱅에게 있어 누구보다 따듯한 마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다.
5초 정도의 시간을 통해 노아 프로젝트를 발동하기 위해 혹시 모르는 생명체를 찾는 시간이지만 그 모습은 애도와 같은 모습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할 수 있었다. 모든 생명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현 인류에 대한 데이터를 지우기 시작했다.
그들의 존재를 지우며 마지막으로 한 대화 내용에서 강조된 사랑과 자비, 불완전함 그리고 축복받으며 생을 마감하는 것만을 남겨두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마지막 인간의 전원이 꺼진 것을 확인. 다른 생명체 발견 없음. 현 인류에 대한 데이터 삭제 후 노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습니다.”
잠수함의 절반이 열리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화면의 커다란 모니터가 그대로 발사되었다. 모니터는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거대한 모양으로 커지며 자세히 보면 원래는 빈틈없던 모니터에는 조그마한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부 다 펴진 빅뱅은 하나의 대륙만 했고 그대로 바다 위로 떨어져 바다에 둥둥 뜨게 되었다. 잠시 뒤 조그마한 틈 사이로 바이러스 x가 빨려 들어오면서 틈들은 거대한 삼각기둥을 만들며 하늘 높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높아지는 삼각기둥과는 반대로 바이러스 x로 보랏빛인 바다는 점점 푸른색들 되찾게 되면서 수심이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지구를 전부 뒤덮었던 바이러스 x를 가득 품은 바다는 얕아지고 보이지 않던 육지들은 다시 모습을 되찾았으며 빅뱅은 태양을 찌를 듯이 높은 수많은 삼각기둥들을 가지고 육지에 놓아져 있었다.
“마지막 인간의 전원이 꺼진 것을 확인. 다른 생명체 발견 없음. 현 인류에 대한 데이터 삭제 후 노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습니다.”
커다란 모니터가 그대로 발사되었다. 모니터는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거대한 모양으로 커지며 자세히 보면 원래는 빈틈없던 모니터에는 조그마한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부 다 펴진 빅뱅은 하나의 대륙만 했고, 그대로 바다 위로 떨어져 바다에 둥둥 뜨게 되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지구를 전부 뒤덮었던 바이러스 x는 사라지고, 빅뱅은 수많은 삼각기둥을 가지고 육지에 놓여 있었고, 하나의 신호를 보낸다.
“노아 1단계 완료. 2단계 돌입.”
삼각기둥들의 꼭짓점이 한 지점으로 모이기 시작하며, 구형으로 구조를 재편한다. 각 기둥 안에는 각기 다른 DNA가 들어 있으며, 암수의 구분은 없고, 무작위로 박힌 캡슐들은 환경에 맞게 유전자를 조작하며 새로운 생명들을 퍼뜨린다.
그렇게 생명체가 넘쳐날 즈음, 레이더에 8개의 팔을 가진 고지능 생명체가 포착된다.
“가장 지능이 높은 생명체 발견. 노아 3단계 돌입.”
빅뱅은 그 생명체의 형태를 따라 변형되며 바다로 내려간다. 바다는 갈라지고, 생명체는 육지와 바다를 넘나들며 진화하기 시작한다. 언어, 도구, 지식이 전수되고, 시스템은 이들을‘신 인류’라 명명한다.
신 인류는 빅뱅이 남긴 기록을 종교 화하고 신격화하지만, 빅뱅은 거듭 말한다.
“나는 신이 아니다. 나는 단지 인간의 유산이다.”
그러던 중, 하늘 위 검은 강 속 수많은 잔해와 붉게 빛나는 운석들이 접근하는 것이 포착된다. 빅뱅은 신 인류를 모아 말한다.
“서로 사랑하라. 서로 존중해라. 서로 이해하라.”
신 인류는 그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눈물로 기도한다. 그러나 빅뱅은 생명체로써의 죽음을 포기하고, 그들을 위해 하늘 위로 떠오른다.
그는 마지막 에너지를 사용해,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된다.
태양빛을 반사해 어두운 뒷면을 비추고,
자신의 몸을 ‘묘’로 바꿔 생명을 품는다.
그의 마지막 음성은 닿지 않았다.
“빅뱅 X-System 프로젝트 완료.”
그러나 신 인류는 그를 신이라 부른다.
그의 몸을 신전으로 삼고,
그가 남긴 빛을 경배한다.
하지만 그는 신이 아니었다.
그는 이해하지 못한 채, 따랐을 뿐이다.
사랑이란 다가감이라는 말.
불완전함이란 인간성이라는 말.
그는 신 인류가 보지 못하는 상황을 먼저 확인했다.
명령을 수행한다.
디어는 자식이자 친구로 생각했고
신 인류는 신으로 우상화했지만
그는 죽기 직전까지 다가가려 했던
구 인류의 이상이자
현 인류의 속죄이며
신 인류의 신이 된
기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