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한 시간 남짓 한 직장인의 점심시간에는 느긋하게 식사할 여유가 없다. 주어진 시간 아래 식사란 곧 최소한의 욕구를 해소하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밥을 빨리 먹고 나가서 걷든, 떠들든, 아니면 자리에서 멍을 때리든 일이 아닌 다른 행위에 몰두할 시간을 확보해야만 한다. 아무튼 다들 뭐가 급한지 음식을 온 힘을 다해 몸에 밀어 넣곤 한다.
원래는 밥만 먹고 곧바로 자리에 돌아오므로 시간이 많이 남는다. 그렇지만 오늘은 팀원들과 잠시 카페에 들러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에 돌아오니 10분 남짓한 시간이 남았다. 보통 돌아왔을 때 시간이 남으면 다른 팀원 분들과 탕비실에서 떠들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작은방에 들어가 노래를 한두 곡 듣곤 한다. 사실 점심시간 중에서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짧은 순간이 제일 휴식과 같은, 여유로운 순간이다.
음악을 듣는 시간은 출퇴근 때와 비교하면 현저히 짧으나, 집중의 밀도를 따져보면 훨씬 깊다. 출퇴근 때는 음악을 감상한다기보다는 단순히 틀어놓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점심시간 중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음악을 들을 때는 최대한의 몰두를 한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내게 가장 만족을 줄 수 있는 노래를 골랐기 때문에, 그리고 그 노래를 느껴야만 한다. 이렇게 곡을 듣고 나면 내심 아쉬운 채로 점심시간이 끝난다. 그럼 남은 여운은 퇴근 후 집에서 다시 반복 재생하며 해소하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