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떠나보내며.

by 조승우

올 한 해 나를 관통한 단어는 '용서'가 아닐까.


취업을 준비할 때는 말을 참 많이 했다.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칠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볼멘소리란 볼멘소리는 다 했다. 길을 걸어야 할 사람은 나인데도, 지인들한테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냐고 자꾸 물었다. 반대로 취업하고 나서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할 때마다 입을 다물었다. 표정에서 느껴졌을까? 많이 털어놓지 않았기에, 누구를 만나기만 하면 나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남 밑에서 일하는 게 벼슬도 아니면서 왜 이리 주변을 괴롭게 했을까?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를 용서해줬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용기를 낸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용서를 구하는 일에도 이에 못지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올해 동안 나는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런 나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새들에게 용서를 빌었다는, 소설 카라마조프가 형제들의 구절이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지금은 마음속으로나마 용서를 빈다. 이 글로 조금이나마 내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까먹고 있지 않으니, 서운한 점이 있었다면 미안했다고 꼭 직접 말하고 싶다.


내년에는 나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곱씹으며, 내 부족함에도 나를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감사해 해야겠다. 그들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전날보다 더욱 나은 언행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 도스토옙스키가 쓴 것처럼, 그래서 언젠가는 의미 없어 보이는 내 몸짓이 나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농담과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