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나는 세상을 찾아.

by 조승우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면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하다 보니 취업에 종지부를 찍기는 했지만, 빙빙 돌고 돌았던 내 취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언제나 새로운 일이다. 한곳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내 성격 탓에 많은 산업군과 직무를 저울질했는데, 그중 마음속으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건 증권사 RA와 기자였다.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정말이지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직업이지만, 나에게는 정말 큰 교집합이 있었다. 왜냐면 나는 사람 냄새가 나는 곳에서 근무하고 싶은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 증권사 RA 면접 당시, RA를 왜 하고 싶은지, 그리고 RA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넓은 세상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고 답했고, RA란 곧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이를 타인에게 해석해 주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경험을 말미암아 더욱 겸손해지고 싶었다. 하나증권 전 애널리스트 박종대 씨가 애널리스트는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져야 된다고 말했던 것처럼.


21년 말 언론인 손석희가 쓴 ‘장면들’이라는 책 2부의 제목은 바로 ‘저널리즘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이다. 30년이 넘게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손석희 씨도 과연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는 판국에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나는 저널리즘이란 사람들 사이 커튼을 들추는 하나의 손이라고 생각했다. 때로는 커튼이 더럽거나 무거울 수는 있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그 커튼을 들추어 우리가 서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비록 내 취준은 이상으로 시작해서 현실과의 타협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내가 꿈꾸었던 이상은 아직도 마음 한편에 살아있다. 27살 먹고도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고귀한 가치를 찾느냐고 욕해도 사실할 말이 없다. 사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제일 무섭고, 사람이 가장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냄새나는 곳을 향해 돌아다니며 나의 존재 가치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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