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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지니 Dec 02. 2023

워킹맘과 전업맘, 둘 다 경험해 본 후기

워킹맘과 전업맘, 두 삶을 모두 경험해본 입장에서 한 번 말씀드려 볼게요. 


사실 직장 다닐때는 전업맘이 가끔 부럽긴 했어요. 하지만 전업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소중한 만큼 저의 일과 커리어도 중요했거든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전업맘을 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을 때 다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그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면 나중에 같은 직급과 월급을 받으며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매번 워킹맘과 전업맘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당시 제가 내렸던 차선책은 해외 살기였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1년이라도 가족이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죠. 물론 해외 살기가 지금은 이민이 되었지만요. 


어쨌건 그 계기로 워킹맘과 전업맘을 다 경험하게 되었네요. 


제가 군대를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다들 자기 부대가 제일 힘들었다고 이야기 한다면서요? 저도 한 때 제 삶이 한국에서나 밴쿠버에서나 가장 힘들었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한국의 워킹맘이었을 때

어떻게 살아가느냐 '정도'의 문제이지만 저는 스스로를 밀어붙이며 너무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일도 잘하고 싶고, 아이들도 바르게 키우고 싶고, 투자도 잘 하고 싶고요. 


극도로 열심히 살았던 삶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성과도 안겨주었고, 아이들도 잘 성장하고 있고요. 하지만 너무 극한에 치달으면 반대급부가 일어나듯 몸 이곳 저곳에서 빨간등이 깜빡이는게 느껴졌고요, 삶과 가족의 의미를 자꾸 떠올리게 만들더라고요. 


▶밴쿠버에서 전업맘이 되었을 때

처음에는 해외 살기로 떠난 것이었으니 사실 전업맘이라기 보다도 전업맘 체험?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방과 후 아이들 맞이하고, 요리하고, 도시락 싸고 이런 것들도 처음에는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해외 살기가 이민으로 정착이 되면서 어느 순간 전업맘의 삶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찾아왔어요. 


게다가 신생아까지 태어나면서 한 명도, 두 명도 아닌 셋이라니! 제 인생에 세 아이 육아는 상상해 본 적이 없거든요. 보행기도 허용 안되고(집에 계단이 있어서), 엄마 찬스도 없는 이 곳에서 그동안 회사 다닌다고 아이를 온전히 키워본 적도 없는데 셋째까지 더해진 육아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힘든 전업맘이라고 느껴졌어요


▶워킹맘? VS 전업맘?

워킹맘과 전업맘을 비교하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각자가 처한 환경도 다르기에 타인의 말만 갖고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않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워킹맘 혹은 전업맘,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환상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게 어떤 삶인지 명확하게 그려내는 것이 우선이겠죠.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없다면 그 절충안도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더 나은 삶을 꿈꾼다면  그 상황에 머무르지 말고 원하는 삶에 다가가는 준비를 하나, 둘 해보세요. 누군가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누군가는 주저하지만 그 시기와 결정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각자의 때가 되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결정을 하게 되어있으니까요.


그 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그 길 끝에 자신이 원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이제는 워킹맘도 아니고 전업맘도 아니고요. 이 둘의  중간쯤에서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하고 세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어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워킹맘일 때는 회사를 나올때 모든 것이 사라질까봐 두려웠는데 이제는 내 인생에서 이런 삶도 살 수 있다는 것이 가끔 믿기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러니 가슴 속 울림에 따라 자신이 스스로 결정할 때를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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