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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이시너드클럽 Oct 27. 2021

이제 남은 건 취향뿐이야...! 라고 말할 뻔...

보통 낯선 사람을 만날 때 무슨 이야기를 하시나요. 나는, 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말이 많지 않다면 말이죠.


이럴 땐 취향에 기댈 수밖에 없겠죠. 최근 내 관심사는 어떤 사람과 만나도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일종의 비슷한 취향이라면 대화를 이어가는 건 쉽겠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겠죠.


말이 나온 김에 취향에 대해 한번 말해볼까요. 최근 아는 형님께 이런 말을  적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른  중반인데, 취향에 기대서만 대화를 이어갈  있겠냐고 말이죠. 때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해보니 취향이란 건,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이었던 거죠. 같은 직장 동료라거나 같은 동호회가 아닌 이상 공통된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건 일종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런 대화를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잖아요.


무엇보다 취향이란 건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정리정돈을 어떻게 하는지 보자고요. 누구는 필요한 것들은 꼭 눈에 보이는 위치에 놓아야 하고요, 누구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자주 쓰는 아이템이라도 수납장에 넣어둬야 합니다. 누구는 빨래는 주말에 몰아서 해야 하고요, 누구는 수건이건 건조용 빨래건 비건조용 빨래건 그때 그때 하지 않으면 안되고요.


취향이란 건 생각보다 가볍지 않더라고요. 어떤 노래를 싫어하는 지부터, 하다 못해 어떤 머리스타일을 하면 별로고 어떤 성격은 별로라는 정도는 있잖아요. 그게 단순히 인상 비평에 대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여러 생각이 축적된 상황이지만, 굳이 길게 말하고 싶지 않거나 단지 머리에서 정리가 안 될 뿐이겠죠.


누군가에게 노래 추천하는 걸 좋아했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만둔 지 오래입니다. 취향에 대한 대화를 항상 굶주리지만, 오히려 본인이 갖고 있는 취향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좋아요. 심지어 그런 면에 대해 고집이 있는 사람, 오히려 좋아... 거기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 묻어 있으니 궁금한 게 더 많습니다.


이제는 그 역사가 궁금할 뿐입니다. 어떤 누가와도 어떤 식의 대화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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