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_Part 1. 내 사람들은 내 방식대로 움직여야 해
나는 요즘 팀장이 나를 유심히 본다는 걸 알고 있다.
회의 중에 눈길이 자꾸 나를 향한다.
대단히 교묘하려고 하지만, 나는 그런 미세한 감정의 떨림을 누구보다 잘 잡아낸다.
사실 팀장은 겉으로만 침착한 사람이지, 속은 들키기 쉬운 편이다.
팀장이 뭔가를 눈치 챘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이 팀을 움직이는 건 결국 나다.
그리고 L, JD, H...
그 셋은 이미 내 말투의 리듬, 내 감정의 색깔에 익숙해져 있다.
아니, 익숙하다기보다 의존하고 있다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요즘 따라, 이 회사의 수준이 점점 지겹다.
너무 느리고, 너무 둔하고, 너무 기본적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여기랑 맞지 않아. 여기 있는 사람들 수준이 너무 낮아.”
나는 이 말을 L에게도 여러 번 했고 JD와 H에게도 여러 번 말했다.
그들은 처음엔 움찔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특히 JD.
그 아이는 칭찬 하나면 무릎을 꿇어 바닥까지도 굴러가는 타입이다.
내가 조금만 띄워주면 다른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로 변한다.
H는...그냥 조용히 따른다. 그 아이는 나를 두려워했다. 두려우면 더 잘 따른다.
나는 그런 구조를 만드는 데 능숙하다.
문제는 팀장이다.
처음엔 나를 믿는 듯한 말을 했고,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팀장의 말투가 달라졌다.
“이건 우리가 예전에 하던 방식이 있어요.”
“팀원들이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업무가 너무 늦어져요.”
그 말 속에는 작고, 여리고, 그러나 명확한 견제의 씨앗이 숨어 있었다.
나는 그걸 못 알아들을 만큼 순진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미소를 유지한 채 천천히, 아주 천천히 팀장을 내 아래로 끌어내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첫 번째 대상은 L이었다.
L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렸다.
밝고 순수한 만큼 판단 기준이 항상 ‘사람’에 있었다.
그러니 내가 방향을 조금만 틀면 생각 전체가 통째로 움직였다.
“팀장님이 L님한테 너무 기대하는 것 같지 않아요?”
“그건 L님이 못해서가 아니라, 팀장님이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내 방식이 더 정확하고 더 빠른 거 알죠?”
L은 고개를 끄덕였다.
L의 눈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속으로 미소 지었다.
T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만큼 내 영향력은 강해졌다.
요즘 디자인팀이 눈에 띄게 거슬린다.
도와달라고 하면 못 들은 척, 해야 한다고 하면 바쁘다는 척.
그리고 팀장은 그들을 너무 신뢰한다.
이런 구조가 제일 위험하다.
내가 손댈 수 없는 곳에 팀장의 안전판이 있으면, 내 구조물이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나는 팀원들에게 자연스럽게 말했다.
“우리 업무 지연되는 건 말이예요, 디자인팀 협조가 너무 느려서 그래요.”
“저 팀은 원래 그래요. 자기들 우선이지, 타팀 업무는 늘 후순위야.”
“우리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팀은 저기랑 맞지 않지.”
처음엔 다들 표정만 굳었지만 며칠 지나자 그 말이 사실처럼 굳어졌다.
특히 JD.
그 아이는 내가 하는 말을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있다.
이런 사람은 조직 장악에 매우 유용하다.
얼마 전, 팀장이 L에게 다시 말을 걸기 시작한 걸 봤다.
표정은 부드러웠지만 나는 그 안에서 의심과 경계의 냄새를 맡았다.
팀장이 L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T가 L에게 직접적인 신뢰 회복을 시도한다면 그건 곧 내 구조물이 흔들리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그걸 절대 허용할 수 없다.
그래서 그날 L에게 조용히 말했다.
“팀장님이 L님한테 이야기 많이 하더라고요. 괜찮아요? 부담되지 않아요?”
L은 움찔했다.
“아, 아니예요... 저는...”
“너무 신경 쓰지 마요. 팀장님 스타일이 좀... 원래 좀 감정 기복이 있고, 기준이 모호해서 다들 힘들해요.”
L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좋다.
그 표정이면 충분하다.
내 계획은 복잡하지 않다.
1. 팀장의 신뢰를 약화시킨다.
2. 팀원들은 내 말만 믿도록 만든다.
3. 필요한 순간, 팀장 위에 서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면 이 팀은 완전히 내 손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나는 선택할 것이다.
여기를 떠날 것인지,
아니면
내 방식대로 이 팀을 재구성할 것인지.
어느 쪽이든 결정권은 ‘내가’ 가진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