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3개월 동안 단 한 명도 퇴소시키지 않으면 선물을 주마.”
연수원에서 처음 단독으로 교육과정을 맡았을 때,
상무님이 제게 꺼내놓은 말이었습니다.
신입이던 저는 상황의 무게를 가늠할 새도 없이 그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 상무님. 해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조금은 무모한 시작이었지만, 그 도전은 제 인생의 여러 장면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3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신입 학습지 선생님들을 교육하면서
퇴소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저는 그보다 더 큰 ‘배움’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교육의 기준을 만들어준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외부 기관에서 교육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강사님은 강의 내내 고압적인 태도로 수강생을 시험하듯 굴었습니다.
답을 못 하면 비웃는 눈빛,
“그걸 모르시나요?” 같은 말투.
그때 마음 한구석이 쿡 하고 아프더군요.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지?’
그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경험 이후 저는 더 분명하게 알게 됐습니다.
배움의 자리는 강사의 권위로 움직이지 않는다.
교육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그래서 저는 교육생을 나이·경력·성향으로 나누지 않았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다시 설명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해결될 때까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질문에도 “고맙습니다”라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교육생들은 서서히 제게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고,
그 신뢰가 10일이라는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교육은 ‘내용 전달’보다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 낯선 사람들, 긴장, 두려움…
그 감정들을 견디게 해주는 작은 배려들이 필요했죠.
그래서 저는 하루하루를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1일차 : 부담 없는 음료와 초콜릿 — 긴장 완화
2일차 : 요거트·바나나 — 낯선 환경에서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시험 전날 : 컵라면 — 늦은 밤까지 버틸 수 있도록
시험 후 : 따뜻한 빵과 피로회복제 — 작은 위로와 보상
그리고 매일 밤, 그날 하루의 표정과 말투, 고민들을 메모해 교육생 모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단 5줄일 때도, 10줄을 훌쩍 넘을 때도 있었지만 그 글을 읽고 다시 힘을 내는 모습을 볼 때면
손목의 피로보다 가슴의 충만함이 더 컸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그때의 저는 참 기특했습니다.
어쩌면 그 시절이 제 삶에서 가장 누군가에게 온 마음을 기울였던 시간일지 모르겠습니다.
돌아보면, 100명이 3개월 동안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제가 대단해서도, 특별한 비법이 있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저 한 사람 한 사람을 선입견 없이 바라보고, 필요한 순간에 손을 내밀고,
그들의 속도에 맞춰 걸으려 한 태도.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지금도 제 일터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료를 존중하고, 팀원들의 고민을 살피고, 한 사람의 성장을 함께 기뻐할 줄 아는 태도.
그런 태도가 결국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움직이고, 나를 성장시키더군요.
교육생을 대하던 그 마음을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느 순간 ‘존중받는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 오늘 당신이 할 수 있는 작은 배려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