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공정'은 고대사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진행형이다
초롱초롱 박철홍의 상고사도 흐른다. 10
― 잊혀진 왕국들 4 ―
(중국 '동북공정'은 고대사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진행형이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중국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로, 주로 중국 동북지방(만주와 간도)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다.
이 프로젝트는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로 인식되며, 한국과 중국 간 역사인식 충돌을 불러왔다.
중국에서 '동북공정' 공식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이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2022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국국민 약 80%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가장 신뢰하지 않는 국가’로도 '중국'을 꼽았다.
그러나 2002년, 동북공정이 시작되기 직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당시 중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60% 정도였고, 부정적 인식은 크지 않았다. 이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동북공정’과 궤를 같이한다.
물론 사드(THAAD) 배치, '시진핑 중국몽’, 대만침공 가능성, 남중국해 분쟁, 경제갈등,
미세먼지 등 다른 요인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근본적인 불신의 뿌리는 ‘역사왜곡’, 즉 '동북공정' 이라 본다.
앞서 언급했듯, 동북공정은 우리 민족 자랑스러운 역사인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역사논쟁이 아니라 정치적 명분 쌓기이자 전략적 계산이다.
동북공정은 한·중 외교정책과 전략적 결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동북아시아 지역 정치적 긴장과 직결되어 있다. 단순한 학술 연구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 겨냥한 정치·외교 문제인 것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강행한 이유는 뭘까?
중국이 대한민국과 큰 갈등을 불러올 이 문제를 왜 강력히 추진했을까?
나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정리한다.
첫째,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외부 요인이다.
중국은 '북한정권'이 몰락할 경우 친중정권을 세우거나, 나아가 북한을 중국에 흡수할 명분을 마련하려 한다.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역사에 포함시켜 두면 북한 역시 중국 역사에 속한 것으로 포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 붕괴 시 중국은 ‘역사적 권리’를 내세워 자연스럽게 북한에 진입할 수 있고, 나아가 영토로 편입할 명분까지 얻게 된다.
둘째, 중국내부 문제이다.
중국은 대표적인 다민족 국가다. 공식적으로 56개 소수민족이 있으며, 그중 인구 100만이 넘는 소수민족만 17개다. 조선족은 약 192만 명으로 10위권에 속한다. 중국 인구의 92%가 한족이고 소수민족은 8%에 불과하지만, 소수민족이 차지한 자치구 면적은 전체영토 64%에 이른다. 주요 지하자원도 대부분 이 지역에 있다.
중국 공산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보다 내부 소수민족 분열 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분열과 통일을 반복해 왔고, 작은 균열이 거대한 해일로 번지곤 했다.
신장 위구르나 티베트 자치운동을 강압적으로 진압하는 이유, 대만 문제를 결코 양보하지 않는 이유 도 여기에 있다.
시진핑 체제의 핵심 아젠다인 ‘중국몽(中國夢)’은 ‘근대 이래 모든 중국인이 꾸는 가장 위대한 꿈’, 곧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을 의미한다. 여기서 분열된 중국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특히 조선족이 밀집한 지역은 과거 우리가 ‘만주’ 또는 ‘간도’라 불렀던 곳이다.
중국은 1990년대 '동독붕괴'와 '소련해체'로 인한 영토분열을 직접 목격했다. 따라서 남북한이 평화통일을 이루고, 만주·간도에 사는 200만 조선족이 통일한국 편입을 요구하는 상황이 올 것을 크게 경계한다. 고구려 발해가 한국영토였다는 역사적 명분까지 갖춘다면 중국으로서는 대응 논리가 약하다.
이 점이야말로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작한 핵심 이유이다.
실제로 중국은 2000년 <김대중· 김정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곧바로 동북공정을 추진했다. 남북 화해 분위기를 차단하려는 의도였다.
이처럼 동북공정은 단순한 과거사 문제가 아니다.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진행형이다.
중국은 고구려와 발해가 현재 중국영토에 위치했으므로 그 역사 를 중국사로 보는 것 당연하다며, 사회주의 통일 강화차원 학술 연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개된 연구과제들을 보면 ‘동북지역 민족사 연구’, ‘중조 관계사 연구’, ‘러시아 극동 지역과 관계사 연구’ 등 한반도와 직결 된 부분들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고구려와 발해를 한민족 역사로 보고 있어, 중국 주장은 우리 역사와 정체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인다.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2004년 ‘고구려연구재단’을 발족했고, 이후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 시켰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간관하고 있는 것이 있다. 중국은 <고조선이나 부여, 한사군> 등은 동북공정에도 포함시키지 않고 아예 중국 지방정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고구려만이 아니라 <고조선ㆍ부여 ㆍ한사군 연구>까지 확장해야 한다. 뿌리를 지키지 못하면 줄기도, 잎사귀도 사라진다.
동북공정은 우리 국민에게 역사와 정체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 가 되었다.
학계·교육계에서도 고구려·발해사 연구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적 단합과 역사 보존 의식이 높아졌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정부뿐만 아니라 학계 교육계도 고조선 발해 한사군 연구와 교육에 더 철저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중국 역사 왜곡에 대응해야 한다.
한중 양심적 학자들이 공동연구 진행한다면 갈등 완화의 길도 열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다.
결국 동북공정의 미래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한중 관계 역시 그에 따라 요동칠 것이다.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 국제적 압력,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적 역사 인식 제고가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상고사를 이야기하며 빠지지 않는 ‘환단고기’에 대해 덧붙인다.
나 또한 환단고기가 사실이라면 좋겠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역사적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
환단고기 책 자체가 위서라는 의심도 받는다.
우리끼리만 환단고기 진위 여부를 두고 싸우는 것은 의미 없다.
환단고기를 믿는 분들은 신앙처럼 주장하기보다는 세계가 인정할 수 있는 사료와 유물을 더 발굴하는 데 힘써야 한다.
우리 국민이 모두 믿는다 한들, 세계가 인정하지 않으면 이는 결국 중국이 동북공정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ㅡ 초롱박철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