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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환 May 17. 2020

미해와 머스마들

미해와 머스마들

미해와 머스마들이 무슨 뜻이에요? 가족 명함을 건네면 어김없이 묻는 첫마디다. 76년생 김미해와 사내아이를 뜻하는 사투리“머스마”를 한데 담아냈다.     


2015년 강원도 양구에 배꼽산촌유학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도시 아이들이 가족에 품을 벗어나 농촌과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는 산촌유학 학교다. 한적한 시골 한 자락 끝에는 소나무와 전나무, 갈참나무가 어우러져 푸른 산을 수놓았다. 파란 하늘에 닿을 듯 우뚝 솟은 박달나무 숲 사이로는 시원한 바람과 은은한 시골향기가 그윽했다. 잠시나마 답답한 도시를 잊고 자연을 벗 삼는 힐링의 시간은 몸과 마음에 들러붙은 묵은 때를 벗겨 내듯 후련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 사는 이들에 흔적들로 가득했다. “배꼽산촌유학센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문구 아래로는 아이들이 그린 환한 가족 얼굴들로 가득 메웠다. 한쪽에는 10대 사건과 되고 싶은 우리에 모습, 우리가 버려야 할 것, 사랑나무에 걸린 아이들에 이름들. 하나하나에 퍼즐을 나열하듯 삶을 자아냈다.  

    

따뜻한 찻잔 사이로 흰 연기와 그윽한 향기에 매료되어 정신 줄을 놓을 무렵.

나직한 음성으로 원장님이 물었다. 최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

제 꿈은 우리 가족이 함께 모여 댄스그룹을 만들어 보는 겁니다.

아이가 조금 더 성장하면 춤으로 소통하며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가족댄스그룹으로 재능이 쌓이면 주변 분들과 소통하며 나눔의 삶도 살 수 있고요.

와! 정말 멋진 꿈이네요! 가족댄스 그룹으로 재능을 나누고 행복을 쌓는, 정말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그런데 댄스그룹 이름은 정하셨어요?

가족과 함께 춤추는 건 상상해 봤지만 댄스그룹 이름은 생각해보지 못하였네요!

가족이 어떻게 되세요?

프리랜서로 에어로빅 강사 일을 하는 아내(김미해)와 저, 아들 둘이 함께 살아요.

아내분과 남자들이 모인 가족댄스 그룹이니까 “미해와 머스마들”이 어떨까요?

“미해와 머스마들”너무 좋은데요!     


2015년 강원도 양구에 시골마을에서 “미해와 머스마들”의 작은 씨앗을 뿌렸다. 지난날 뿌린 씨앗은 자라 작은 나무가 되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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