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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내 생일이야, 빨리 일어나!

배부장의 육아일기

by 초마


"엄마, 오늘 내 생일이야! 빨리 일어나!!"






올해 초등 1학년이 되는 초콩이의 8살 생일날 아침이다.

초콩이는 몇 달 전부터 며칠 뒤가 생일인지 혼자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초롱이와 초콩이의 생일은 모두 1월이다.

그래서 일 년 중 가장 신나는 크리스마스 지나자마자 바로 생일주간에 들어서는 초콩이다.


크리스마스는 일단 착한 일을 해야 하고, 엄마 말도 잘 들어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고 알고 있지만, 생일은 무조건 선물을 받는 날로 알고 있으니, 사실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가 지나자마자 본격적으로, 초콩이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엄마, 내 생일이 이제 며칠 남았어?"


"이제 2주 정도 남았지?"


"엄마, 나 빨리 생일이 오면 좋겠어!"


"초콩이는 왜 생일이 빨리 오는 게 좋아?"


"엄마, 생일이면 너무 좋지! 나 너무 기대돼서 얼른 오면 좋겠어!!"



이렇게 매일매일 초콩이는 자기의 생일을 셀프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12월 31일이 지나고 2025년 1월 1일이 되었을 때는 이제 10손가락 안에 들었다면서 매일매일 생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아이들이 받고 싶은 생일 선물 혹은 어린이날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등을 쿠팡 장바구니에 담아 좋아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우리의 휴대폰으로 자기가 가지고 싶었던 선물들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 놓는다. 우리는 그중에서 생일선물, 어린이날 선물, 혹은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가 줄만한 선물을 미리 구매를 해 두고 당일에 포장을 해서 주고 있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자기가 원하는 선물이 있기에 남편과 내가 생각한 방법인데 매번 자기가 고른 선물인데도 포장지를 뜯으면서 너무나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준비한 우리의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이미 크리스마스에 한번 선물 파티를 했음에도, 바로 이어진 생일날이라 받고 싶은 선물을 또 받을 수 있기에 한층 신이 난 것도 있었지만, 초콩이가 생일 아침부터 설레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생일날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마침 초콩이의 올해 생일이 주말이었기에 우리는 이전부터 일정을 공유해 주었다.


그 전날부터 내일은 아쿠아리움에 간다고 너무나 설레어하는 모습에 초파와 나는 역시 아이들이란 생각에 웃음이 지어졌다.


하지만, 초롱이가 갑자기 고열이 나는 바람에 초콩이 생일날 아쿠아리움에 가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기에 초콩이는 제발 누나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있었다.






"엄마, 빨리 일어나! 오늘 내 생일이야!!!"


전날 밤에 초롱이와 함께 약을 먹고 함께 기절하듯 누워서 잠이든 나는 비몽사몽에 초콩이의 목소리를 듣고 눈이 번쩍 떠졌다.


그러면서 반사적으로 초롱이 이마로 손이 갔다.


"됐다! 열이 떨어졌다!!!

초콩아 우리 아쿠아리움 갈 수 있겠다!"


우리는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아쿠아리움으로 출발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동생네와 점심을 먹었던 코엑스에서 아쿠아리움을 보고선 생일날 여기에 가자고 했던 초콩이였기에, 주차장에서 지하 1층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에서부터 아주 신이 난 초콩이였다.


드디어 아쿠아리움에 들어섰는데 입구에서부터 너무나 신나 하는 초콩이와 초롱이를 보면서 초파와 나는 정말 오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의 아쿠아리움은 10여 년마다로 기억된다.


첫 번째 아쿠아리움의 추억은 데이트이다.

초파와 내가 결혼하기 전이니 아마 20년 전은 되었을 것 같다.

그 당시 카드회사의 행사로 코엑스 아쿠아리움 연회원이 3만 얼마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거의 공짜였던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몇 번을 오면 돈 값을 하는지 계산을 해보었다가 주말에 딱히 갈 데가 없으면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와서 수족관도 보고, 때론 극장도 갔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의 소중한 아쿠아리움의 추억은 바로 가족이다.

결혼 전, 엄마와 조카들과 함께 여름에 아쿠아리움에 다녀간 것이다. 엄마와 동생과 그리고 조카들과 함께 왔던 아쿠아리움은 사실 조카들을 챙기고 사진을 찍느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아직 6,7살이었던 조카들의 웃음소리에 힘든 줄 모르고 보냈던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이젠 세 번째의 아쿠아리움의 추억은 나의 가족이다.

초콩이가 8살이 된 생일날, 초콩이의 생일 이벤트로 찾은 아쿠아리움은 10여 년마다의 주기에 조금은 바뀐 듯 비슷한 듯 변화가 있었지만, 더욱 많은 볼거리에 나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초파는 나에게 들어서면서부터 말을 한다.


"오늘은, 초콩이 생일 때문에 온 거니까 사진은 그만 찍고 아이들과 함께 즐기시오!"


대답은 물론 그러겠다고 했지만, 나는 사실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맨 처음 초파와 들어섰던 그 길을 시작으로 엄마와 함께 조카들 손을 잡고 들어서는 길이 생각나고, 이제는 달려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계속 사진으로 담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이 너무나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도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에 몇 시간이 훌쩍 지나는 줄도 모르고 아쿠아리움에 푹 빠져 있던 하루,

초콩이의 생일이었지만 실은 내가 더 행복했던 아쿠아리움의 세 번째 추억이 업로드된 날이다.



초콩아 고마워! 그리고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이제 멋진 초등학교 1학년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엄마랑 아빠랑 멋지게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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