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지만 방향은 알아야지
세월호 5주기를 보내며
삶이라는 것은 수학 문제풀이가 아니기에 정답이 없다. 누군가는 오늘 아침에 김치볶음밥을 먹고 점심에 만둣국을 먹고 저녁에 곱창을 먹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하루 종일 김밥만 먹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남에게 간섭할 필요도 없고 누구의 삶의 방식이 맞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모두 알아서 살아가는 삶이지만 그래도 삶의 방향은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진 않을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5주년이다. 배가 침몰하는 동안 누구 하나 바닷속에 뛰어들어 아이들의 목숨을 건져오지 못했다. 그랬다면 제발 입 다물고 잠자코 있자.
아이들을 추모하고 그날의 아픔을 쓰다듬어 달라는 말은 하지도 않을 테니 제발 그 입 다물고 "가만히 좀 있어라." 관심받고 싶은 병에 걸린 환자처럼 아무 말이나 지껄여대는 인간들 덕분에 가만히 살아가기에도 너무 힘겹다.
오늘 안산에 다녀왔다. 안산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직장에서, 학교에서 , 삶의 모든 현장에서 자신의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4월 16일이 되면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우리는 그때 참 무능했고, 안타까웠고, 슬픈 일을 겪었어.'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사람이라면, 사람이 가야 할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제발 좀 그런 세상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