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ㅣ다섯번째 이야기
주말과는 다르게 평일의 아침은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아침 6시 30분에 울리는 알람을 끄고 다시 55분에 울리는 알람을 쳐다보며 일어나 정확히 20분 뒤에 출근을 한다.
아빠가 출근한다며 울고 있는 첫째 아이를 뒤로 한채
나는 오늘도 출근을 해야 하는 회사에선 힘없는 가장이다.
강남으로 향하는 출근길
내 머릿속엔 아내의 건강 걱정으로 가득하다.
아내가 얼마 전부터 허리가 좋지 않다. 아니 거의 부러졌다.
첫 째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를 작년에 낳은 우리 아내.
육아만 3년 그리고 4년이 되어가는 결혼생활.
아내는 육아로 허리가 많이 힘들다.
아내의 허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나 때문에 아이 둘 낳고 고생만 하게 하고 너무나 미안한데 좀 쉬게 해주고 싶은데 정말 미안해..."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예쁘고 착하고 밝은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런 아내와 결혼하고 싶었다.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으니까.
나와 결혼하고 나서 고생하는 아내를 보며 허리는 꼭 낫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아내가 좀 더 여유롭게 살아가길 바라고 있으니까.
아내를 위해 퇴사를 생각한 적도 많았다. 아니 지금 당장이라도 그러고 싶다.
혼자서 재택근무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회사 그만두고 아내도 회사 그만두고 우리 둘 다 좀 쉬고 싶었다.
아니 아내를 쉬게 하고 내가 그 옆에서 도와주고 싶었다. 비록 돈을 못 벌더라도 그동안 벌어놓은 게 있고 무엇보다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결정만 하면 되는데 결정만 하면 되는데
이놈의 현실 때문에 아내를 오늘도 아프게 한다.
괴로울 때가 많다 현실 때문에 돈 때문에
그래서 내가 계속 채용공고를 보는 건가.
그래서 내가 계속 뭐라도 차리고 싶은 건가.
그래서 내가 계속 여행지도를 보는 건가.
이번 정선 여행에서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
"딱 1년만 당신과 애들하고 같이 지내며 글 쓰면서 살고 싶어.
평생은 아니고 딱 1년만 그렇게 지내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아"
여러 가지가 더해진 말이었다.
나는 정말 원했다. 아내의 건강을 아내와 함께 하는 여유 있는 삶을...
정말 난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미안해 여보 허리 많이 아프게 만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