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작업일지 #1

by MIRA

가을에 계획된 전시가 있어서

미루고 미루던 작업을 시작했다ㅎㅎ

또다시 베란다작가 1일이다.


지난번 전시에서 효리이슈가 있어서 그런가,

은근 남편은 잘해보라는 말을 남기며 출근하더라.

오랜만에, 책상도 정리하고

작업 준비를 하는데, 즐겨 쓰던 천이 없더라.

나도 참 무심하다.

사람들은 내가 단정하고 똑떨어지는 성격 때문에,

굉장히 계획적이며 빈틈없을 거라 생각 한다.

잘못된 접근이다.

나는 의외로 큰 생각 없이 작업한다.

휴대폰 매장에서 건네받은 샤오*펜이 너무 좋아서

낙서를 했다.

영감이 딱 떠오르더라.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로 스케치를 한다.


이런 어이없는 방식이면 작가스럽지 못할테지만...

내 안에는 가느다란 끈이 하나 있다.

어떤 날은 힘없이 사방으로 흔들리다가,

또 어떤 날은 곧게 서서 무언가를 향해 솟아오른다.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어떤 이미지가 있는데,

누군가

"그게 뭐야?"

물으면,

"Nothing special"

대답할 거다.

그래서,

내가 유명해지지 못했나 하는 생각을 잠깐 한다.

두께를 조절하며 판을 민다.

밀어둔 판을 바라만봐도 기쁜데,

무엇을 만드는게 뭐그리 중요할까마는...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게

작가 아니겠는가.


여름,

또다시 작업시작이다~

*커버사진은 Eva 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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