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어떤 것
손이 빠르다는 건
어떨 땐 좋은 일이지만,
어떨 땐 좋은 일이 아닐 수 있다.
좀 천천히 만드려고 생각했는데,
또 100개 만들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누구나 그렇듯이 초행길은 낯설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가다 보면
낯섬은 사라지고, 익숙함이 나오지.
그러니까,
처음 새로운 형태를 시도할 때는
천천히 생각을 거듭하지만,
한 번 손에 익은 형태는
메뉴얼대로 손이 착착 움직이니,
재미없단 얘기야.
난 천천히 오래 즐기면서 만들고 싶은데,
내 손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는 거지.
중첩하는 선이 있고, 약간의 구조적 형태가 있고,
일정한 방향성이 있는 듯하나 규칙적이지 않은
뭐 그런 이미지.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집모양과는 다를 수 있지만,
길고 짧음, 높고 낮음, 수직과 수평.
그 안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가?
언제나 나는 같은 명제 안에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작업을 한다.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효리이슈도 있고,
사람들이 원하는 분위기도 있고,
음, 그러면
나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다른 작품은 슥슥~손이 가는 데로 만들었지만,
유독 저 작품은 마지막 동그라미를 어디에 넣을까 상당히 고민을 했다.
혹시 사람들도 이게 다르다는 걸 느꼈을까?
천천히 여유를 느끼면서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커버사진은 @brainshort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