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e Dalton Brown 회고전
언제부터 선을 그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선을 그으면서,
하루 종일 그어도 즐거울 거라는
이상한 생각도 한다.
오랜만에 붓을 쥐었더니,
또 손이 달달거리더라.
꾸준함이란 건 무엇에든 통용된다.
가고 싶은 전시가 있었는데,
(사실 나는 외향적인 성격에 비해,
삶의 반경은 작은 컴퍼스이다)
낯선 곳이라 망설이다가 큰맘 먹고 갔다.
<Alice Dalton Brown>
2025. 06. 13 - 09. 20 더현대 서울
"My interset is in the sharps, shadows, reflections and the composition of image created by the light."
빛, 바람, 공간 그 속의 그림자.
얼마나 유명한 화가인지 모르겠지만,
아침신문 전시 기사를 보고
어쩌면 나와 결이 같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1939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났고,
코넬대에서 미술사를 전공,
프랑스로 유학, 본격적인 그림활동을 한다.
초기작은 추상과 구상의 복합적인 스타일로 보인다.
와트만지에 부드러운 수채화로 그린 스케치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아마 그녀도
자신의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소재로 쓰는 것 같다.
실제, 어떤 공장 건물인데(느낌상 열병합처럼 보임)
건물을 그리려고 한 게 아니라,
점, 선, 면 그리고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무척 감동적이었다)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좀 더 사실적인 작업으로 변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결혼, 출산을 경험하면서
현실적 감성으로 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공감한다^^)
부분, 경계, 공간 등의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이한 것은, 그림자이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그녀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녀의 팔레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건 채도의 문제인 것 같다.
화이트를 섞었어도 탁함이 없다)
그에 비해 내 것은 소박하지만,
나는 저 작은 도구로
꿈꾸고 생각하고, 색을 입힌다.
많이 휘지 않기를,
너무 미운 색으로 나오지 않기를,
내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가마를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소망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