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좋아하세요?

<조선민화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by MIRA

후배가 다녀와서 어찌나 극찬을 하던지,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전시 후에 먹었다던 미나리육회덮밥이 더 강했다.

그래 나도

오랜만에 공부 좀 해야지.

이택군의 책가도 10폭 병풍, 19세기 호작도, 18세기

나의 미술사 지식에 준하면,

근대 서양미술이 입체에 눈을 뜨고 있을 때,

동양미술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났는데,

그중 하나가 책걸이다.

하지만,

책걸이 속의 사물들이

마치 수학책에 나오는 직육면체처럼 보여서

자꾸만 고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하, 나는 참 재미없는 사람이다.

이것이 민화에 대한 감상이라니...


(당시 화자는 입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상당히 고민했을 것이다.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생각하면, 공간감은 있지만, 덩어리감은 좀 덜하지 않나? 호작도의 호랑이가 약간의 덩어리로 보이기는 하나, 평면과 입체 사이의 그 중간 어딘가. 나에게는 과도기 같은 장르로 느껴지는 것이 민화이다)


어쩌면,

내 눈은 이미 입체를 보는데 익숙해져

그 시대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닐까.

혼자 그런 생각을 했다.


후배는 어떤 부분이 좋았을까?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은 꼽으라면...위와 같다.

정밀하게 묘사된 나비도 좋았지만,

10폭 병풍을 한없이 날갯짓하는 공간감이 좋았다.

음, 그러니까 결국 나는

구도, 움직임, 질감

그런 조형미를 좋아한다.

<국색방화, 国色芳华>

당나라 시대, 장안의 탐관이자 화조사인 장장양의 도움으로 정략결혼한 상대와 이혼, 이후 나라를 걱정하는 장장양의 마음을 읽고, 그와 힘을 합쳐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꽃 사업을 한 상인 하유방의 이야기. 의천중의 소설을 각색.


"제가 지금까지 살 수 있는 건 행운임을요. 누구나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에요.

이 세상에서 여자는 작은 잔과 같아요.

이 잔에 달콤한 술을 붓든 쓰디쓴 물을 담든 모든 걸 포용해야 하죠.

잔을 든 손은 한마디 묻지도 않은 채, 잔에 들어 있는 걸 마음대로 쏟아 버려요. 그리고 약한 잔을 깨 버리죠."

"잔을 든 손은 남자요?"


당나라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여인들의 비독립적인 삶.

그 틀을 깨려는 자와 이를 이해하는 자.

애정씬 하나 없어도

서로를 알아보는 마음이 아름답기만 하다.


"깨진 잔을 쥔 손은 남존여비를 중시하는 세상이에요."

"지금 보이는 당신은 자신만 생각해도 되건만 고독한 용기와 연민까지 마음속에 품고 있구려."

"전 그리 대단하지 않아요."

나는 플랫하지만 빡빡하고 채도 높은 그의 옷이 참 맘에 든다. 그들이 마치 한 폭의 민화와 같다.


그게 무엇이든

아름다움이란 다 통하는 법.

나는 여전히 나만의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찾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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