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내 전화기를 달라더니,
자기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더라.
나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듯했다.
"老師知道你给我看手机号."
참,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ㅎㅎ
살짝, 뭉클했다.
4월부터 한국어를 가르쳤던 중국인남매가
갑자기 귀국하게 되었다.
불과 이틀 전에 알게 된 사실이 놀랍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겐 잘된 일이다.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사춘기를 보낸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음, 엉망 그 자체일 것 같다.
덕분에 나의 짧은 중국어는 짧은 채로 끝나게 되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내가 어휘를 많이,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아이는 '에?' 하는 물음을 했고,
작은 아이는 그냥 멀뚱멀뚱 날 쳐다만 봤다.
그래도,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나는 끊임없이 중국어를 했다.
정작 아이들은 어떤 한국어를 기억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긴 하다.
결국,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는
1. 어휘 2. 문법 3. 듣기 4. 용기
ㅎㅎㅎㅎ
그런데, 나는 듣기, 용기, 어휘, 문법 순인 거 같다.
큰 아이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진진"
드라마에서 문을 두드리면, 상대방이 하는 대사인데,
큰 아이가 웃더라.
음, 나도 좀 웃겼다.
한자를 찾아보니, 나아갈 進인 것 같긴 한데,
음, 딱 여기까지다.
중국어를 책으로 독학하다가 가볍게? 대화를 해보니,
무척이나 어려운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한자권이라 생각하고 우리식으로 한자를 말하면,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온다.
간체차는 사실 우리가 아는 한자와 전혀 다르다.
예를들어,
내 이름 羅는 간체자로 罗이다.
어딜봐서 이 두 글자가 관련있어 보이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용기는 언제나 하늘을 찌른다.
아이들은 텐진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내가 텐진에 갈 일이 있을까 싶은데,
작은 아이는 나더러 오라고 하더라ㅎㅎ
담당교사는 나와의 만남을 통해 한국의 정을 조금이라도 느꼈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다만, 내가 중국 드라마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그 정이 약간 다른 방식으로 전달된 것 같긴 하다.
큰 아이에게는 나의 작은 집을,
작은 아이에겐 K대모자를 기념으로 주었다.
지난번 동문판매전에서 효리가 구매해 준 덕분에
나름 유명한 작품이고,
나의 중드사랑에 그저 웃음으로만 대답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작은 아이는 모자를 음, 좋아하는 것 같더라.
사실,
내가 크게 좋다 나쁘다는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好好学习"
짧은 인사를 남기며 우리는 수업을 마쳤다.
아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서,
다시금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소망해 본다.
"再見"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