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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무으야우 Sep 16. 2023

양질의 수면을 위하여

가장 이상적인 잠자리

양질의 수면에 진심인 사람이라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는 곳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잠자기 전에 조도가 낮은 노란 조명을 켜고 한동안 있어야 한다. 적어도 15분 정도. 사실 자기 2시간 전부터 집의 조명은 거의 꺼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리고 이불은 알러지케어 이불을 선호한다. 이불은 극세사나 면 이불은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극세사 이불은 숨 막히고, 면커버는 관리하기 어렵다. 특히 나는 가끔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자는 습관이 있어서 극세사 이불은 자면서 골로 가고 싶지 않는다면 피하려 한다.

베개는 너무 낮아도 안되고 너무 높지 않은 것을 선호한다. 이왕 고른다면 낮은 게 좋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려 한 날 엄청난 불면을 겪은 날들이 많았다. 침대가 그렇게 크지 않아도 괜찮다. 싱글이어도 충분하고, 지금은 슈퍼싱글을 사용하고 있는 데, 나에겐 충분히 넓다. 자기 전에는 노래를 듣고 싶지만 노래를 듣지 않으려 한다. 노래를 듣다 흥이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핸드폰은 수면모드로 바꾸고 저 멀리 충전을 해두고, 노란 조명, 이불, 베개, 책 한 권이면 나에게 완벽한 잠자리가 완성된다. 신체의 열이 많으면 잠이 잘 안 온다. 그래서 잠이 너무 안 올 때는 족욕을 하고 자는 편이다. 발의 위생상태가 수면의 질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친다. 발이 어딘가 불쾌하다 느끼는 날에는 그렇게 잠을 설친다. 침대는 아무래도 벽에 딱 붙어있는 것이 좋다. 나는 시원한 벽에 가끔 자다 닿는 것이 좋기 때문에. 그래서 2인용 침대에서 같이 자야 할 때는 무조건 안쪽, 벽과 가까운 자리를 선호한다. 침대가 너무 높은 것도 너무 낮은 것도 싫다. 내가 걸터앉았을 때 내 종아리 길이만큼 떨어져 있는 침대가 좋다. 


같이 자는 사람에 대해도 생각해 봤는데, (제일 베스트는 혼자 자는 것이지만) 잠버릇 심한 사람은 오직 동생만 허용이다. 가끔 같이 자면 아직도 내 이불을 뺏고, 내 자리를 침범하지만 동생이니까 괜찮다. 하지만 애인이나 친구나 룸메이트와 같이 자야 한다면, 이런 잠버릇을 가진 친구와 잘 바엔 난 바닥을 선택할 것 같다. 물론 엄마와 같이 잘 때, 엄마의 존재와 온기를 체감하고, 애인과 함께 잘 때 그의 곤히 잠든 숨소리를 들을 때 어쩐지 안쓰러움과 동시에 마음의 평화가 올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일상 속에서 잠에 드는 건 전쟁터다. 수면에 이르기까지 온 정신을 집중한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만 하고 피로에 겹겹이 쌓여 양질의 수면이 필요한 상황에서 옆 사람의 잠자기 전 이야기를 듣거나 그의 숨소리까지 듣기엔 나는 나의 수면이 절박하다. 이 노곤함이 끊기면 안 된다. 절박한 마음으로 눈을 꼭 감고 나의 숨소리에 집중하려 한다. 그래서 수면은 각자의 전쟁터 같이 느껴진다. 우리, 이리도 피곤하니 얼른 퓨즈를 끊자고, 얼른 각자의 꿈으로 진입하자고. 이건 같이 해줄 수 없는 각자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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