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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무으야우 Sep 15. 2023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소하지만 꼭 지키려는 규칙

1. 아침에 물 마시기 전에 꼭 이를 닦는 것

아침마다 물 한잔을 꼭 마시려 하는데, 그전에 세수도 안 하고 먼저 하는 것이 있거늘, 바로 이 닦기다. 이 닦고 마시는 물이 얼마나 상쾌한 지 안다면, 그리고 밤새 얼마나 지독한 세균들이 내 입안을 끔찍하게 만들었는가 생각하면, 이를 닦고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게 더 낫다는 것을 알 것이다. 매우 사소하지만, 이를 닦지 않으면 선뜻 물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충분한 물섭취를 위해서 나는 얼른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아야만 한다.



2. 외출할 때 작은 책 챙기기

집의 위치가 교통이 매우 편리한 편이 아니고, 출퇴근 왕복 2시간이 넘기 때문에 나는 자투리 시간에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만지고 SNS 늪을 허덕이는 편이다. 그렇다 보면 매일 사무직 노동자처럼 노트북만 만지다가 또 화면을 보고 있게 되고 눈의 피로도는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쉽게 피곤해진다. 머리도 텅텅 비는 기분이고. 그래서 늘 읽든 안 읽든 읽을만한 책 (가벼운 것 위주로)을 들고 다닌다. 지하철에서는 서 있어도 책을 읽을 수 있고, 버스에서는 예상치 못한 급정차가 더 많기 때문에 자리에 앉을 때만 책을 꺼낸다. 훨씬 눈의 피로도도 덜하고, 잠깐 다른 세상으로 도피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냥 대중교통에서 폰만 만지는 사람보다 책을 보고 있는 스스로가 더 근사하게 느껴지는 이 기분은 덤이다.



3. 약속을 최대한 연이어 잡지 않기

나는 약속을 줄이려 해도 약속을 잘 못 줄이는 편인데, 그나마 지키려는 것은 약속이 너무 많더라도 징검다리로 잡는 것이다. 연속 약속은 정말 상대와의 약속이 그날이 아니면 안 되는 등 필연적일 때만 잡는 편이다. 약속은 막상 만나면 재밌지만 결국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날 약속이 어땠는지 최종 결론이 난다. 피곤했지만, 즐거웠다/ 피곤한지도 모를 만큼 즐거웠다/ 피곤하고 재미도 없었다/ 그렇게 소모적이진 않지만 재미도 없었다.(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  보통 어쨌든 밖에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피곤하지 않을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약속은 일주일 한번 혹은 이주에 한 번이면 나에겐 가장 이상적이고, 약속이 몰아치는 달에는 최대한 하루라도 약속 없는 날을 집어넣는다. 그래야 살 수 있다.(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해할 거 같다. 우리들의 체력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4. 절대 늦지 않기

사소하지만 정말 안간힘 써서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남들과의 약속일 때는 늘 10-15분 전에는 도착하려 한다. 물론 여러 변수들 때문에 나도 정시에 도착하거나 혹은 10분 정도 늦을 때가 있지만, 5분이라도 늦으면 꼭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너무 당연한 걸 적는단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어도 약속 시간에 늦는 것은 가끔씩은 서로 봐줄 수는 있지만, 그 관계의 지속성에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 제일 좋은 요소라 생각한다. 내 사례로는 내 주변에 미루고 미루다 1시간 50분을 늦은 친구가 있었다. 특수한 상황이라 믿었지만, 다음 만남에서도 지도를 잘 못 봤다며 30분을 늦었다. 그리고 가볍게 넘기며 웃는 얼굴로 나오는 친구를 보고 나는 다시는 내가 먼저 보겠다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그때는 웃는 얼굴이라도 침을 뱉고 싶더라. 역지사지로만 생각해도 시간 약속을 잘 지켜야겠다고 다짐한다. 사소하지만 꼭 사수하고자 하는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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