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고비
대한민국은 2019년부터 재테크 열풍이 불었다. 2020년 3월, 코로나가 증시를 흔들자 열풍은 더욱 거세졌다. 주식을 하지 않으면 이 열기에, 바람에 탑승하지 못한 채 바보가 되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러자 이런 말이 생겨났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뭐라도 사기만 하면 금가루 욕조에 들어가는 것이다. 욕조에 한 번만 푹 깊게 들어갔다 나오면 온몸엔 금가루가 묻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허황이 아니었다.
나도 그 열풍에 몸을 맡겼다. 다행히 2017년부터 비트코인을 어루만지고 있던 터라 쉽게 올라탈 수 있었고, 수익률이 꽤 좋았다. 심지어 트위터로 해외 동향을 꾸준히 읽다 보니 남들보다 정보가 빠르고 많았다.
주식과 부동산은 하지 않았다. 코인으로도 충분히 수익이 나고 있는 와중에 굳이 다른 건 쳐다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구처럼 공부도 없이 경험이랍시고 뛰어드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순간 무너졌다. 꽤 수익을 내다가 잠깐 훅 가격이 떨어지자 본전이 되어버렸다. 그 순간 '어? 더 떨어지면 어쩌지? 손실은 안되는데' 하는 생각으로 얼른 손을 털었다.
손을 털음과 동시에 나는 속으로 '가격아 더 내려가라. 어디선가 다시 잡을 거다.'라는 욕심을 부렸다. 죄송하다. 그런데 확률상 그럴 리가 없었다. 투자시장에서 99% 통하는 격언이 있다.
"내가 팔면 오른다."
무려 3년을 넘게 코인을 매매한 나에게도 적용되는 격언이었다. 다시 들어가나 어쩌나 고민하다가 '과연 내 실력으로 그 수익을 냈나.'를 고민했다.
시장이 좋아서 수익을 낸 거라면, 내가 키우는 다롱이도 금가루 욕조에 들어가면 된다. 내가 다롱이랑 다른 게 뭔가. 만약 폭락 온다면 나는 그전에 욕조 밖으로 대피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오'였다. 나는 타이밍을 맞출 수 없다. 다만 대응할 뿐이다. 그런데 그 대응을 할만한 실력이 있는가를 되물으니 대답은 역시 '아니오'였다.
그때부터 무리한 투자로 수익을 챙기기보단 직장에 들어가듯 부수입 생태계를 위해 spec을 쌓기 시작했다. 잃어도 마음 아프지 않을 100만 원을 들고 '코인 선물 시장'에 들어가 차트를 공부하고, 블로그를 4개를 운영하고, 재능기부 플랫폼에도 서비스를 론칭했다.
그래서 2021년부터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얼마나 벌었을까?
무...무려 3,755,945원! 1월은 그다지 벌지 못했지만, 2월에 부쩍 수익이 올랐다. 단지 코인 매매만 할 때는 체감하지 못했던 '복리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괜히 머리에선 퇴사라는 단어도 떠오르고 싱숭생숭 하지만, 아직 검증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꾸준히 해야 할 텐데 그게 참 어렵다. 퇴사부터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일'보단 '놀기'에 끌리는 성격 탓이다.
다음은 21년 10월에 정산을 하려고 한다. 약 6개월 정도는 거쳐야 몸에 익고, 정신에 습관이 밸 듯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퇴사도 무리가 아니지 않을까?
자, 월급아 부수입이 나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