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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아오 Aug 11. 2021

자신감 무엇?

서른, 이제 마지막이야

이런 지옥같은 시기에 다들 이직과, 창업과, 자유를 꿈꾼다. 서른을 맞이한 내 지인들은 마지막 발버둥인 냥 새장의 창살을 물어 뜯는다.




몇 달 전, 고교 친구가 이직에 성공했다. 어느 회사인지는 몰랐으나 굳이 묻지 않았다. '이 시기에 좋은 곳으로 갔을는지' 속이 빈 걱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록체인 업계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회사라는 걸 알았는데 '신(新)문명'에 빠르게 뛰어든 친구가 마냥 부러워졌다. 연봉도 굿, 업무도 굿. 회사의 일상을 사진 찍어 인스타에 올리는 친구에게 축하말고 필요한 건 없었다.


다른 한 친구는 몇 달 전부터 계속 이력서를 넣고 있지만 좀처럼 합격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나름 한 직장에서 전문적인 일을 7년동안 한 스펙 좋은 친구인데, 번번히 낙방하니 씁쓸한 마음이 크다. 이 친구의 이력서를 꽤나 자주 첨삭해준 터라 책임감도 적지 않다. 어제는 '가족 같은 회사'에 지원해보겠다며 전화가 걸려왔다. 다들 알지 않는가. 가족이 가ㅈ같은 회사라는 걸. 취업 사이트에 입-퇴사자의 주기가 코로나를 겪는 식당들의 회전율 보다 빨랐다.



그럼에도 그 친구는 '성장 할 수 있을 거라며' 자신있게 면접을 갔다. 체 우리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필자 역시 자유를 꿈꾸며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란 '내가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이고, 한편으론 '내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을 하는 자유'이다. 대기업에 다니면서, 그것도 업무 자유도가 상당한 직무를 맡고 있음에도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부모님이나 주위 친구들 사이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곤 하지만, 막상 입사 동기들과 얘기해보면 마치 전우를 만난 것 같다. 동기들도 '만족할만한 직장'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일'을 위한 날갯짓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말 왜 이러는 걸까.




솔직히 '성격차이'라고 답하면 모든 질문과 고민에 답이 된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필자는 아직 저 자신감의 근원을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신드롬' - 패션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인생관점도 돌고 도는 게 아닐까 하다. 기억하기론 2010년에 김난도작가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출간했다. 그 이후로 몇 년간 위로 강연과 콘서트, 모든 것을 포용할 것 같은 콘텐츠들이 쏟아졌다. 2014년쯤엔 자신감을 찾은 이들이 여행을 쫓으며 워킹홀리데이, 여행 모임들이 각광을 받았다. 이때 YOLO가 뒤늦게 퍼지며 사진 관련 어플, SNS들이 날로 진화했다. 그리고 2018년쯤 위로 받고 YOLO를 즐기던 이들이 3040이 되어 커다란 현실의 벽을 체감하고는 뒤늦게 투자, 창업 시장에 발을 들인다.


이 신드롬 현상이 필자가 생각한 자신감의 근원이다. 한마디로 '현재 사회는 투자와 창업이 유행이므로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만약 필자가 생각한 게 맞다면, 2022년쯤엔 투자와 창업에 실패한 이들이 늘어나며 다시 위로의 신드롬이 오지 않을까 싶다. 혹은 4단계, 스타트업 전성시대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위로 - YOLO - 투자의 시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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