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회 Oct 31. 2023

가거도

섬등반도 백년등대 빈지암 독실산 회룡산

#가거도 (可居島)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망망대해(茫茫大海)

절해고도(絶海孤島)


올 때는 맘대로 왔지만

갈 때는 니 맘대로 못 나간다는 가거도!


일정을 잡았다가 무산되기를 반복하면서 드디어 기회를 포착했는데요


올해의 버킷리스트 5개 중 마지막 관문입니다


청산도

https://story.kakao.com/_eTZCf4/0VBrEECHJ00


추자도

https://story.kakao.com/_eTZCf4/2QqR9o8bR09


거문도

https://story.kakao.com/_eTZCf4/0Ywn3mkDca0


홍도/흑산도

https://story.kakao.com/_eTZCf4/3SglEHBLNB9


그리고 다섯 번째

가거도 탐방입니다


참 무던히도 시간을 끌고 기다렸죠



상해의 새벽닭 울음소리가 들릴만큼 중국과 가깝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영토 중에서

서남쪽의 끝섬입니다

제일 멀고

기상조건도 호락호락한 게 아니지요


출항지 목포에서 뱃길로 190km나 떨어져 있고 (인터넷에는 230km라고 적혀 있는데요 제가 측정한 gps 경로는 190km였습니다)

쾌속선을 타고도

도초도

다물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를 거쳐 무려 4시간 30분이나 달려왔습니다


어족이 풍부하여 황금어장으로 알려졌는데요

강태공뿐만 아니라

뙤놈들이 어선을 몰고 와서 우리의 어장을 휘젓는 사례도 빈번한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거도 주민들의 삶은 그 자체가 어장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키는 애국자 분들입니다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비록 육지가 멀긴 해도 사람이 가(可)히 거(居)주 할 수 있는 섬(島)

곧, 사람이 살아도 될만한 섬이라고 한 데서 가거도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역설적으로 자연환경이 녹녹지 않다는 뜻이겠죠


일제강점기 때 왜놈들이

흑산도는 대흑산도

가거도는 소흑산도로

개명을 했다는데 지금도 그 잔재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버젓이 좋은 제 이름이 따로 있는데 왜 아직도 일제식 이름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관계당국에서는 과감하게 왜놈식 이름을 철폐해 주면 좋겠습니다

말로만 죽창가를 부를 게 아니라 이런 것부터라도 실천했어야죠




험난할 것이라 예상하여 많은 정보들을 입수했고 취사선택 후 시간대 별로 최적의 동선을 짰습니다


우선 계획했던 2박3일의 일정을 보면


첫날

오전은 가거도로 이동

오후엔 섬등반도 트래킹


이튿날은 하루종일 종주 트래킹

다희네 출발

2구 항리마을

신선봉

가거도 등대(백년등대)

3구 대풍리마을

빈지암

독실산 정상

독실산 조망대

제1벙커

가거도 초등, 중학교

1구 대리마을

동구펜션 도착


사흘째

회룡산 일출 트래킹

1구 대리마을

삿갓재

회룡산 선녀봉

회룡산 정상

제2벙커

능선길 전망대

달뜰목

해뜰목

동개해변

가거도항


상호 등의 실명을 밝히는 것은 이미 U튜브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고

후답자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될까 싶어 비용까지 공유토록 하겠습니다


가거도로 들어가는 방법인데요


화물선이나

낚싯배로 입도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배제하고요


뭍에서의 정기선은 목포가 유일한 입출항 창구이며

운항일도 홀수일과 짝수일로 번갈아 바뀌고 날씨가 나쁘면 언제든 결항합니다


그러니

가거도행 관광이나 낚시는 복잡하게 홀짝을 계산할 게 아니라 운항사에 문의를 하거나

[가보고싶은섬] 앱에서 반드시 확인 후 일정을 정하시는 게 상선약수입니다


입도하기가 쉽지 않은 관계로 한번 들어가면 원 없이 보고 나와야 하겠기에 저희는 처음부터 2박3일을 계획했고요


일정을 홀수일인 금토일(27~29)로 잡았다가 출항하는 배가 짝수일로 바뀌어 있는 바람에 토일월(28~30)로 변경하였답니다


목포에서 2회 출항합니다

08:10은 홀짝 격일 출항

15:00은 매일 운항하는데요

오후배는 입도하자마자 숙소로 직행하므로 사실상 하루를 까먹는 셈입니다

같은 2박3일이어도 가거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현저히 차이가 나겠죠


워낙 먼 거리이다 보니 다니는 배도 쾌속선입니다


얼마 전에 홍도와 흑산도를 탐방하면서 실은 가거도 트래킹을 병행하여 한꺼번에 끝내 버리려다가 배편의 공부가 덜 돼서 가거도는 뒤로 미룬 바가 있습니다


섬에 다니다 보니 배는

차도선과 쾌속선이 있더군요


차도선은 배 바닥에 차를 실을 수 있는 대신 배가 무거우니 빨리 달릴 수는 없겠죠


선실이 넓으므로

앉아서 가는 좌석과

누워서 가는 온돌방도 있고요

갑판에 올라서서 주변 경치를 잘 조망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쾌속선은

먼 거리일 때 빨리 가는 것이 목적이므로 물의 저항을 줄이고자 바닥이 터널처럼 뻥 뚫려있습니다


따라서

차를 실을 공간은 없고

파도와 부딪치며 흔들림이 심할 겁니다


그러니

좌석에 앉아야 안정적이겠죠

온돌방이 없으니 편안하지도 않고 갑판에 나갈 수도 없습니다


하여

울릉도

홍도

가거도 등은 주로 쾌속선이 다니는 거고

먼 거리와 많은 요동에는 멀미약이 필요하겠죠


저는 뱃멀미에는 강한 것 같기에 이번에도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만 한 번이라도 멀미를 경험하신 분들은 미리 약의 도움을 받으시는 게 고생을 덜 하시는 겁니다


도초도를 지나면 외해이고 이때부터 파도가 거세지는데요

배(船)가 흔들릴수록

배(腹)가 울렁거려서 거북했습니다



#섬등반도


가거도에 입도하면 마을이 3개가 있습니다


① 대리마을

1구라 하고 가장 큰 마을이며 선박이 입출항하는 가거도항과 행정적 기능을 가진 건물들 숙박, 식당 등 편의시설이 몰려있습니다


2일째 숙식은 이곳 둥구펜션(010-2929-4989)에서 했고요

석식, 1박, 점심을 먹고 나왔습니다

2인 총 102,000원


② 항리마을

2구이겠죠

가거도의 랜드마크인 섬등반도가 있는 곳입니다

명승 제117호인 만큼 풍경이 최고로 멋있으며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진답니다


저희가 이곳에 1일 차 숙소를 정한 것도 섬등반도를 제대로 탐방할 목적이었죠


섬등은 지명이겠고

반도는 바다로 둘러 싸여서 육지가 돌출된 형태를 뜻합니다

반(半)쯤은 섬(島)이란 소리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반도가 어디일까요?


한반도(韓半島)입니다


동해, 남해, 서해로 둘러싸였고

위로는 백두산과 두만강, 압록강이 경계이며 한반도의

남쪽은 대한민국이,

북쪽은 이상한 얘들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죠


우리는 한반도라 하지만

쟤들은 조선반도라 합니다


서로가 나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각각의 헌법에 의하여 한반도 전체를 서로 자기의 영토라고 규정하면서도 갈 수가 없는 서글픈 현실입니다


한반도의 크기가 세계에서 10번째라고 하는데요

크다는 의미의 [한]을 써서 한반도라 해도 말이 되겠군요


튀어나온 반도와는 반대로 움푹 들어간 지역은 만(灣)이라고 합니다

영일만, 아산만 등이죠


암튼

항리는 가거도에서 2번째로 큰 마을이며

예전에는 분교가 있을 정도로 번창했으나 상당히 쇠락하여 가구수도 적고

민박집은 다희네(010-9213-5514)와 섬누리민박이며 식사까지 제공하는 집은 [다희네]입니다


4일 전에 예약을 했고

식사 @12,000원

숙박 @50,000원

중식, 석식, 1박, 조식

2인 총 122,000원


섬등반도를 저희가 독차지했습니다

바라보는 풍경도 좋지만 들어가서 보는 자기의 모습도 가히 일품이었고요

다희네 민박집은 저희만 숙박을 했더군요

대신 일몰은 이번에도 실패였습니다


③ 3구는 대풍리입니다

역시 소규모의 마을이고 민박은 식사를 겸하는 경진민박이 있으며 주로 낚시하시는 분들이 이용한다더군요


위에서 언급한 민박집들은 인터넷에 익히 알려졌으며 이분들을 리포팅한 U튜브도 상당히 많습니다


평가가 좋든 나쁘든

가격이 싸든 비싸든

각자가 느낄 몫이고

이 열악한 환경에서 먹여주고 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따름이지요


어디에서 먹고 자든 육지로 가는 배를 타려면 1구의 가거도항으로 나와야 합니다


이 항구는 44년째 방파제 공사를 하고 있다는데요

높이 11m

넓이 110m

길이 480m로 축구장 5개의 규모


공사 중에도 태풍으로 몇 차례 파손됨에 따라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여 공사가 연장되고 있는 모양인데요

완성이 되면 방파제 크기에 관한 한 세계에서 1등이랍니다


태풍이 올라오면 마을을 삼킬 정도로 제일 먼저 얻어맞는 길목이어서 튼튼하게 만든다고 하더이다



#가거도_등대


1구의 정반대인 북쪽에

1907년부터 불을 밝혔다는 백년등대가 있습니다

유인등대이군요


이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복 받으신 걸까요?

귀양살이를 하시는 걸까요?


원효대사님께 여쭈어 본다면

[일체유심조]라 하셨을 겁니다

모든 것은(一切) 오로지(唯) 마음(心)이 만들어(造) 낸다

곧,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소리죠


역시 풍광이 좋고요

낙조 또한 끝내주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등대지기 님께 물을 보충하고 커피도 한잔 하며 등대 앞 바닷가로 나아가 해발 0까지 내려갔었는데요

앞바다에 뜨있는 바위섬들이 한가롭습니다


제법 큰 섬 하나는 국흘도(구글도)라 하던데 이곳에서 최단거리이고요

섬등반도든

신선봉이든

빈지암이든 어디서나 선명하게 보이고

바로 옆에 소국흘도가 있습니다


소국흘도 가장 서쪽에 첨성대 모양의 표지석이 있는데요

바로 대한민국의 영해가 시작되는 깃점이며 통치권이 미치는 바다라는 뜻이죠


가거도 주변에 4개가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3개를 또렷하게 보았습니다



#빈지암


3구 근처 섬등반도 반대편에 돌출된 수직 암벽인데요

높이가 200미터나 되는군요

정규 등로이지만 위험하기도 하고 염소를 방목하는 그물망이 길을 막고 있어서 사실상 폐쇄된 느낌입니다


빈지암 전망대까지 꾸역꾸역 찾아갔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죠


풍광이 얼마나 좋은지 섬등반도와 경중을 나누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독실산 (犢實山 639)


가거도 3개의 마을과

섬등반도, 백년등대, 빈지암 등 섬 전체를 지탱하고 아우르며 기암으로 이루어진 산이 독실산이군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신안군의 육지와 1004의 섬을 통틀어 가장 높고


섬 중에서도

제주도의 한라산(1948)

울릉도의 성인봉(984)에 이어 독실산이 세 번째로 높다고 합니다


하여

해무와 바람의 기상변화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니

쾌청한 날의 수가 연간 70일 정도라 하네요

맑은 산과 바다를 볼 확률이 20% 정도 이군요


섬전체에 자생하는 후박나무가 많았고 껍질이 약재로 쓰이면서 가거도 주민들의 소득원이었기에 이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중국산에 밀려서 채취를 못하다 보니 독실산이 후박나무로 덮여버렸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던 후박나무껍질의 70%가 가거도에서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회룡산 (回龍山 282)


가거도항에 입도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기암괴석이 회룡산입니다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고 좌측의 장군봉과 함께 마을을 지켜주는 좌청룡 우백호라 했습니다


3일째 새벽에 일출을 보러 숨 가쁘게 올라갔는데 일출은 꽝


달뜰목과 해뜰목을 지나 동개해변을 끝으로 빠듯한 일정을 모두 종료하였는데요


3일 동안 저희는 가거도의 풍광을 오롯이 즐겼습니다




실행한 2박3일의 일정을 요약하면


10월 28일 (토)


03:40 창원 출발

06:50 목포 도착, 조식, 발권

08:10 목포 승선 출발

    남해고속 핑크돌핀 호 @81,700

12:30 가거도 1구 입도

    다희네 중식  

13:10 2구도 픽업

13:25 섬등반도 트래킹

    (일몰시간 17:51

     간조시간 18:11)

18:30 다희네 석식, 1박



10월 29일 (일)


07:00 다희네 조식

    (중식, 석식, 1박,

     조식 총 122,000원)

07:40 독실산 트래킹

    2구 항리마을

    신선봉

    가거도 백년등대

    3구 대풍리

    빈지암

    독실산 정상

    독실산 조망대

    제1벙커

    가거도초등,중학교

    1구 대리마을

    (17km 10시간)


17:40 둥구펜션 입실

18:30 석식, 1박


     

10월 30일 (월)


05:30 컵라면 조식  

06:00 회룡산 트래킹

    삿갓재

    선녀봉 (일출 06:57)

    회룡산 정상

    제2벙커

    능선조망대

    달뜰목

    해뜰목

    동개해수욕장

12:00 둥구펜션 퇴실

    중식 (석식, 1박,

    중식 총 102,000원)

13:00 가거도 출발

    남해 핑크돌핀호

    @73,600

    (목포에서 8:10에

    출발했던 배가

    가거도에 12:10

    도착 후 쉬었다가

    13:00에 출항

    만약 목포에서 결항

    했다면 당연히

    가거도에서도 결항)

17:20 목포 하선, 석식

18:00 목포 출발

22:30 창원 도착

작가의 이전글 민둥산 억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