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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Nov 06. 2023

적상산과 강천산

적상호 창포원 개평한옥마을

#적상산 (赤裳山 1024)

#강천산 (剛泉山)


원래는 1박2일 일정으로 내장산국립공원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토요일은 입암산,

다음날은 내장산을 타려고 했죠


일요일(11/5)에 명석초등학교 37회 동창회가 잡히는 바람에 차질이 생겼고


4일 하루라도 내장산을 다녀오려 했습니다만

D-day에 가까워지니 토일 양일간에 비 예보가 있더군요


이래저래 올해의 내장산 단풍 산행은 태생적으로 틀린 거였네요


별 수 없이 또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해서

산행보다는 트래킹 수준으로 검색된 곳이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적상산입니다



♥ 적상산


붉은(赤)

치마(裳)를 두른 것 같은 산(山)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니까

단풍이 매우 붉다고 봐야겠죠


이래 봬도 어엿한 국립공원입니다


덕유산국립공원은 크게 두 덩어리인데요

① 덕유산

② 적상산

둘 다 접근이 참 편리합니다


향적봉이 있는 덕유산은 곤돌라로 올라가고

향로봉이 있는 적상산은 차량으로도 올라갈 수가 있으니까요


적상산의 8부 능선쯤에 적상호가 있는데요

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이군요

옆에는 전망대가 있고

하부 저수지는 무주호라 하더군요


전망대의 건물이 하도 크고 거창해서 살펴봤더니 조압수조였군요

발전 시 물의 압력을 조절하는 물탱크라고 합니다



말 나온 김에 발전 얘기를 좀 해볼까요


양수발전소는 수력발전의 일종입니다

수력은 물(水)의 힘(力)이니까

물의 위치 에너지를 회전운동 에너지로 변환하고 회전운동을 전기(電氣) 에너지로 바꾼 것이죠


물이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그 낙차의 압력을 이용하여

물레(수차)를 돌리고

수차는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물레를 돌려서 방아를 찧었는데 이를 물레방아라 했고요

지금은 방아 대신 전(電)기를 만든다(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전기를 만드는 것이 발전이고

발전된 전기 에너지를 전력(電力)이라 하며

물의 힘으로 만들었으니 수력발전이라 하는 거죠


수력은 물이 떨어지는 높이 즉, 낙차가 클수록 힘도 세겠죠

힘이 세다는 건 발전량이 많아진다는 뜻이고요


물은 한번 흘러가면 끝이니까 계속 물이 공급되지 않는 한 발전을 지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 들어와야 하고

그러면서

낙차도 커야 발전을 할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이 됩니다


대표적인 수력발전소가 춘천의 소양강댐인데요


끊임없이 물이 공급되고

낙차 또한 상당하잖아요


근데

위치적으로 낙차는 클 것 같은데 공급되는 물의 양이 빈약하다면


"그렇지 한번 쓰고 버린 물을 다시 퍼 올려서 재활용하자"

이것이 양수 발전소입니다


양수(揚水)는 물을 위로 퍼 올린다는 뜻이니까

상부 저수지에 있는 물을 떨어뜨려서 발전을 한 후 버려진 물을 하부 저수지에 저장을 했다가 다시 상부로 퍼 올려서 다음 발전에 대비하는 것이죠


의문이 들지 않습니까?


물을 흘려서 전기를 만들었지만

그 전기를 사용하여 다시 물을 퍼 올리면 만든 전기를 자기가 다 먹어 버렸으니 샘 샘 아닌가?


본전이 아니라 만든 전기의 값어치 보다 오히려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응당 손해 보는 장사일 텐데 왜 할까요?


한쪽에서는 물을 내려서 발전을 하고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물을 퍼 올린다는 개념이 아니고요


물을 저장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내려서 발전을 하고

전력 수요가 적은 밤시간에 물을 퍼는 것이므로

서로 다른 시간대에 별개로 가동하는 겁니다


더군다나 물이 흐르는 수로가 하나이기 때문에 발전과 양수를 동시에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전기는 교류와 직류의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회전을 해서 생산된 전기는 몽땅 교류입니다


수력

화력

원자력

열병합

풍력 등이죠


교류는 전압 조절이 용이한 반면에 저장이 불가능한 맹점이 있습니다


즉 만들어 짐과 동시에 사용을 하든 말든 소멸되는 것이죠


비용을 들여서 이미 만들어진 전기는 소비 여하에 상관없이 즉각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전기를 미리 만들어서 쌓아 놓고 필요한 양만큼만 꺼내 쓰는 게 아니다 이 말씀


직류로 바꾸어서 배터리에 충전해 놓았다가 다시 교류로 환원하여 나중에 쓸 수도 있긴 하지만 대용량을 담아 놓는 그릇이 아직은 역부족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전기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발전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전기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니 전기값을 적게 받더라도 파는 게 이득이겠죠


그래서 생각해 낸 제도가 심야전기입니다


요즘은 야간에도 소비되는 전력이 점점 늘어나서 심야전기 혜택이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요


다들 잠잘 때 켜 놓은 가로등 불빛이 아깝긴 하지만 가로등을 끈다고 해서 전기가 남아있는 게 아니라고 했잖아요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물론 기술이 더 발달되면 전기를 저장하는 사업체도 생겨날 것이며

소비 전력이 적은 전기 제품들도 속속 개발되겠죠



반면

반도체를 이용한 태양광이나

수소를 이용한 수소발전의 경우는  발전기가 회전을 함으로써 얻어진 전기가 아니므로 교번자계가 생기지 않아서 교류가 아닌 직류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직류는 전압이 일정하고 +전기는 +물질에 -전기는 -물질에 각각 포집되므로 저장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저장 장치를 배터리라고 하며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건전지는 1차 전지라 하고


충전과 방전을 계속하는 배터리를 2차 전지라고 하는 거죠


적상호에 주차를 하고

적상호

적상산 사고(史庫)

안국사

적상산성

안렴대

향로봉을 돌아서 원점회귀했습니다


적상산 사고는

조선의 실록을 보관했던 장소이군요

광해군 때 건립하였고

묘향산에 있던 실록을 이곳으로 옮겨서 봉안했다가 1910년 장서각으로 옮긴 이후 폐지됐다고 합니다


고도가 1,000미터쯤 되는 적상산의 단풍은 이미 절정기를 지났고

물이 빠져버린 적상호와

종일 우중충한 주변의 풍경은 고즈넉함을 더해 쓸쓸함 마저 주는 것 같았습니다


자리를 거창의 창포원으로 옮겨서 단풍 대신 싱싱한 국화를 즐겼습니다



♥ 강천산


다음날인 11월 5일은 초딩들 소풍 가는 날이었습니다


을씨년스럽고 분위기는 다소 위축되었지만

① 강천산에서의 단풍놀이

② 문화해설을 곁들인 함양의 개평한옥마을을 답사하는 등 프로그램이 알찼습니다


점점 쇠해지는 나이인지라

영영 못 보는 벗과

환우가 늘어나고

관심도 옅어져서 해가 더 할수록 보기 어려운 친구들이 늘어만 가니 덩달아 기운도 빠집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이 좋은 산하를 두고

이 편리한 세상에

스스로 소외되어 간다는 건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세상만물의 한계입니다



먼저 강천산으로 갑니다


굴지의 단풍 산행지인데 저 같은 산따라지가 안 갔을 리가 있나요!


예전에 두어 번 다녔고요

여러 일행이 제한된 시간에 움직이는 거라 산행보다는 계곡 주변의 둘레길을 걷는 정도인데 새삼 보아하니 예전과 별반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겠더이다


강천사를 지나

현수교를 건너보고

구장군 폭포에서 U턴하였습니다


전북 순창에서 진주로 가는 길목에 경남 함양을 지나게 되죠

선비의 고장입니다



#개평_한옥마을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인데요

잘 보존된 고택과 한옥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의 최대 지분은 뭐니 뭐니 해도 하동정씨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 선생입니다

아니 함양군 더 나아가 서부 경남을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훈구파가 일으킨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함경도 종성으로 유배되었다가 54세의 일기로 타계하셨고 이어서 터진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까지 당하셨습니다


사림파의 종조 김종직의 제자였죠

조선 전기의 성리학을 대표하는 학자이며 그의 학문적 깊이는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과 함께 동방5현에 오를 정도였습니다


3km쯤 떨어진 곳에 일두 선생을 멘토로 삼아 학덕을 기리고자  그를 제향 한 남계서원은 지었습니다


서원들의 건물을 보면 대개 Lay out이 거의 비슷한 모양새인데요

바로 남계서원이 표준입니다


남계서원을 벤치마킹하여 이후에 생긴 서원들의 건물 배치는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지었다는 뜻이죠


흔히

좌안동

우함양이라고 하는데요

안동을 상징하는 분이 퇴계 이황이라면

함양을 대표하는 분은 일두 정여창이라는 의미입니다


한양(서울)에서 내려다볼 때 안동은 왼쪽

함양은 오른쪽입니다


대구 경북지역이 보수의 텃밭인 이유는

성리학의 성지이고 성리학의 맥은 서원에서 비롯되며

우리나라 5대 서원이 모두 TK지역에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영주 소수서원

달성 도동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안동 병산서원


이런 판국에 경남 함양에 자리 잡은 남계서원이야 말로 유생들이 구름처럼 몰렸을 게 뻔합니다

우함양이라 할만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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