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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Oct 23. 2023

민둥산 억새

태백산 백천계곡, 치악산


#태백산_백천계곡

#민둥산 (1119)

#치악산 (1288)


편도 3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장거리를 당일치기로 산행과 왕복 운전을 한다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운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집을 나온 김에

피로감도 해소하고

산행을 즐기기도 하며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윈윈의 비법이 현지 숙식에 있음을 알아 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일환인데요


내친김에 지난주의 명성산에 이어 억새 산행지인 민둥산의 곡절이 궁금하였답니다



♥ 태백산 백천계곡


민둥산으로 가는 길목에 태백산의 백천계곡이 있고 마침 이틀간의 단풍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참새가 봉황의 뜻은 모르겠으나 방앗간을 지나칠 수는 없죠


하얀(白) 물이 샘(泉) 솟는 백천계곡은 이름에서 보듯이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과

청옥산, 조록바위봉 등에서 흘러내린 물이 서로 만나게 되는데요

골이 깊고 고산이다 보니 맑고 수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여

깨끗하고 찬물에서만 산다는 열목어가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고 하니

전 세계적으로 위도가 가장 낮은 최남단,

그러니까

이 지역이 빙하시대에 살던 열목어의 집단 서식지이며 남방한계선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사실을 백천계곡에 와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물이 좋으니 단풍의 때깔도 좋겠죠!

내로라하는 단풍 명소보다야 처지지만 잘 익은 단풍은 축제를 열어도 될 만큼 관광객이 모여드는 듯합니다


현불사 주차장에 파킹하고 1.5km쯤 들어가면 백천탐방지원센터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약 2km 정도가 단풍이 있는 계곡이며 절정은 3일 정도 지난 듯하나 거의 평길이기 때문에 걷기에는 참 좋았습니다


나오면서 현불사에 들렀는데요

전통사찰이거나 조계종은 아닌 듯했습니다



♥ 민둥산


걸음을 재촉하여

민둥산으로 갑니다


10:30 주차장에 당도했더니 고조된 분위기에 앰프의 노랫가락 소리가 귓전에 방방거리고


이미 만차여서 관리자의 안내에 따라 갓길에 파킹을 했습니다


차량도 엄청 많지만 사람은 더더욱 많아서 산과 바다와 같았습니다

문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죠



민둥산 이름이 특이한데요


정상 주변에 나무가 없는 민둥이어서 민둥산이 되었군요

순우리말로 된 산 이름입니다


나무가 살 수 없을 만큼 척박해서 그럴까요?


보았더니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이곳에 산나물이 많이 났고 더 많이 채취하고자 불을 질러서 정상 부근의 나무들이 다 죽어 버렸다고 합니다


나무가 없는 곳이니

억새가 살판난 것이죠


지금은 산나물도 나무도 아닌 억새가 주인장 노릇을 하고 있고요


몇 포기가 아니라 능선일대에 수십만 평이나 된다고 합니다


억새가 세력을 확장하여 가을이면 풍성한 볼거리가 되어 주니 사람들은 환호하며 더 넓은 군락을 원하여 약간의 인공미도 가미가 되었을 겁니다


여세를 몰아 매년 10월이면 억새축제가 열리면서 수많은 관광객과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는 곳입니다


심지어 언론에서 조차

가을 = 억새 = 민둥산


자료화면으로 민둥산의 억새를 내보낼 정도로 유명해졌다는 거죠


서울에서 가까운 억새 군락지가 명성산이긴 하나 만끽하기에는 약간 빈약하고


억새가 정말 좋은 황매산이나 영남알프스는 워낙 멀기에


이 민둥산을 많이 찾으시는 것 같습니다


청량리역에서 타면

민둥산역까지 올 수도 있는 모양이네요

서울 경기 강원 일원의 인파가 한꺼번에 모여드는 것은 그만큼 풍경이 걸출하다는 뜻일 겁니다


하물며 저같이 경상도 저 남쪽 귀퉁이에서 조차 머릿수를 더했으니 북새통을 이루는 건 당연지사죠


산의 고도가 높은 데다가 전체가 둥그스름하며 나무가 없으니 동서남북으로 조망이 끝내주는군요

그야말로 일망무제입니다


세상에나

무슨 산이 저렇게나 많다요

첩첩산중이요

보이는 게 산그리메와 하늘이니

아 역시 강원도입니다



조선의 인조 임금 시절에

청나라의 뙤(되)놈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임금이 강화도로 도망가다가 길목을 지키고 있던 뙤놈한테 들켜서 황급히 피한 곳이 남한산성인데요


47일간 버티다가

삼전도(송파구)로 끌려 나와서 결국은 항복했습니다


조선의 인조 임금이

청나라의 홍타이지 왕초한테


큰절(拜)을 세(三)번하고 머리(頭)로 땅을 아홉(九)번 찧는(叩) 예(禮)를 갖추고서야 전쟁이 끝장났는데요


이를 [삼배구고두례]라 하고

1636년 병자(丙子)년에 오랑캐(胡)가 난(亂)을 일으켰다 하여 역사에서는 [병자호란]이라 합니다


임금이 항복했으니 사실상 조선이 망한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조선이 망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청나라가 조선을 직접 통치하지 않았으므로 조선이라는 국호가 계속 유지될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청나라는 여세를 몰아

명나라도 해 치웠는데요


당연히 주저앉았고

그 바람에 명나라는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백두산 부근에서 세력을 키운 만주족(여진족)이 한족이라고 우쭐대던 정통 중국 대륙을 먹어 버린 것이죠


청나라 뙤놈이 기를 쓰고 명나라는 먹으려 했으면서 왜

조선은 먹고도 뱉어 버렸을까요?


① 처음부터 타깃은 명나라였지 조선이 아니었다

다만 명나라를 칠 동안 절친 조선이 명나라를 도와서 청의 뒤통수를 때릴까 봐 미리 조선을 밟아 놓는 게 목적이었다


② 하필이면 당시 조선땅에 역병이 돌아서 황급히 철수했다


③ 조선을 치고 보니 천지사방 산인지라 막상 먹을 게 없어서 효용가치가 없었다


청나라 두목이 항복시키고도 왜 조선을 지배하지 않았는지 추정만 있을 뿐 명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합니다


치악산에서도 그랬지만 민둥산에서 보이는 건 온통 산이었는데요


조선의 태종 이방원이 일본의 대마도를 먹고도 버린 이유가 대마도 땅이 척박해서 지배를 해 본들 골치만 아프지 딱히 먹을 게 없었다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뙤놈들이 조선을 버렸다


만약 이때 뙤놈들이 조선에 눌러앉았다면 명나라와 함께 청나라 영토가 되었을 것이고


이후, 청나라를 내몰고 공산당이 대륙을 깔고 앉은 지금의 중국

우리는 지금 중국 놈의 손아귀에 있을지도 모르죠


아찔하지 않습니까?


그 버려진 땅에 사는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의 10대 강대국이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십시오


우리 민족의 저력이 참으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혼과

한과

흥이 어우러져 세계 굴지의 파워가 되었겠다


요놈의 정치만 똑바로 선다면 G8이 아니라 G3, G2,

1백 년 후에는 Top이 될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산정에서 보이는 산들이 무수히 많은데 산 이름을 특정을 할 수가 없는 노릇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만 풍력단지가 선명한 것을 보면 매봉산과 함백산, 태백산 일대이겠다

민둥산 맞은편은 두위봉일 것이고


3년 전에 철쭉을 찾아 헤매던 산들입니다


두위봉 한백산 태백산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i9UO45QLTSA



7부 능선쯤이라 하는데

분화구처럼 한라산의 백록담 형상이 보였습니다

발구덕(?)


안내판을 찬찬히 읽어봤더니


민둥산의 지질이 5억 5천만 년 전부터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했습니다


카르스트의 형태는?


석회암이 녹아서 웅덩이  모양으로 파이는 것을 돌리네


2개 이상의 돌리네가 합쳐진 우발라


물이 지하로 빠져 들어가는 싱크홀


지하 동굴에서 만들어지는 석회동굴


석회암의 표면에 물이 흐른 모양이나 토양 속에서 녹은 형태의 카렌 등이 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석회암은 물에 쉽게 녹는 특성이 있는데요

민둥산의 석회암석이 빗물에 녹고

녹은 자리에 물이 고이고

고인 물은 두고두고 석회암을 녹이고

해서 표면이 움푹 파였겠죠


이런 형상을 학자들은 카르스트 지형 중에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돌리네(Doline)라 한답니다


민둥산 주변에 깔때기 모양으로 파인 구덩이가 8개라고 하는데요

8구덩이->팔구뎅이->발구덕



♥ 치악산

 

민둥산은 초행길이지만

치악산은 여러 번 다녔습니다


6시간 30분 정도 산행했는데요


11년 전의 모습과 다름이 없어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곳 없다는 길재 선생의 회고가가 생각나더이다


예전 포스팅 2개를 링크하고 접습니다


2019년 ; https://story.kakao.com/_eTZCf4/gY84EFx4To0


2017년 ;

https://story.kakao.com/_eTZCf4/k1iaXWiCrfA




1박2일간의 동선은


첫날(2023-10-21)


04 00 창원 출발

07 30 현불사 주차장

07 30 ~ 09 30

     백천계곡 트래킹

09 30 ~ 10 30 이동

10 30 ~ 15 30

     민둥산 탐방

15 30 ~ 18 00

     치악산으로 이동



다음날 (2023-10-22)


06 00 ~ 06 20 구룡사

06 20 ~ 12 50

     치악산 탐방

15 30 박달재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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