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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Sep 07. 2023

천불천탑

악견산 / 황계폭포

브런치스토리를 처음 시도하는 Page인데요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잘 몰라서 어리버리합니다

많이 배우고 익혀야겠죠


우선 지난 주말에 답사와 산행을 했던 스토리를 Test 삼아 올려 봅니다



#천불천탑

#악견산 (岳堅山 634)

#황계폭포


합천에 가야 했습니다

어르신을 뵌 지가 제법 됐거든요


먼저 허굴산 자락의 천불천탑을 답사하고

합천댐 옆의 악견산을 산행한 후

황계폭포를 경유하여

묘산에 닿는 동선을 짰습니다


천불천탑은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떠 올릴 수가 있을 텐데 이름만큼은 밴치마킹을 했을까요!


운주사와는 달리 거대한 불상이 즐비하거나 돌을 잘 다듬어서 쌓은 건 아니고요

허굴산에 늘려있는 바위들을 모아 자연석 그대로 얼기설기

그러나 역학적으로 완벽하게 균형이 잡힌 탑을 쌓고 탑 속에다 불상을 넣어 놓은 형태입니다


그 무거운 바위를 사람의 근력으로 몽땅 올려놓을 수는 없었겠고 포클레인이 할퀴고 지나간 자국이 역역하며


큰 바위로 무게중심을 잡고 바위 사이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서 서로를 지탱하는 그러면서 조형미를 살린,

이런 모양이 수도 없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천탑을 쌓을 수 있을까?


지금도 진화 중이라 하니까 계속 진행한다면 천 개의 탑이 완성되는 것은 시간문제 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진입 도로가 좁고

주차시설도 빈약하며

사찰로서의 반듯한 법당이나 건물하나 없으니 돌탑 외 주변의 인프라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연못까지는 누구나 답사를 할 수가 있으나 이후부터는 공짜가 아닌데요


한 사람 당 1만 원짜리 리본을 사야 입장이 가능하며 리본에다 경건한 맘으로 소원을 비는 문구를 적어서 매달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 걸려있는 리본이 여러 수만 장은 될 것 같았는데 ㅋㅋ


이른바 제법 큰 바위의 이름을 [용바위]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소원성취]라는 화두를 씌워서 성역화한 것이겠죠


물론 한 번만 1만 원을 내면 1년 동안 언제든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저희는 불자도 아니거니와 정통 불교 외에는 흥미가 없는 편이고

또한 돌탑의 컨셉트가 천편일률적이기 때문에 굳이 성지에 들어가서 같은 형태의 다른 돌탑을 더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곳을 경유하여 허굴산 정상까지 등산로가 있는 듯한데 통행세를 내면서 지나가기에는 가성비가 별로여서 차라리 합천호가 잘 보이는 악견산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의 정통 사찰과

닮긴 했으나 아닌 것


겉으로는 비슷하게(似) 흉내 내 보이지만(而) 본질은 완전히 다르다(非)고 봐야겠죠


불심이든

상술이든

동기야 어찌 되었건 마법의 공력이랄까

수많은 돌탑을 쌓았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노력과 인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일반인의 사고방식과 끈기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이미 합천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된 만큼 한 개인의 집념과 울림에 큰 찬사를 보냅니다




악견산으로 갑니다


예전에 두어 번 다녔죠

댐이 정면으로 보이며

내려다보는 합천호가 참 멋있습니다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이 지나가는 길목인데

금성산과 소룡산 자락에 물막이 공사를 하여 다목적 댐을 만든 것이 현재의 합천호입니다


합천호의 물길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거창에 닿게 되는데요


당시 수몰될지도 모르는 농경지를 수용하여 수년간 농사 또는 방치하다가 몇 년 전부터 대대적으로 개발하였고

내놓은 상품이 거창의 새로운 명물 [창포원]이죠

지금도 개발 중입니다



이곳의 행정구역은 합천군 대병면인데요

산세가 걸출한 산이 여럿입니다


비록 규모가 작긴 하나 악산이어서 흔히 [대병3악]이라 하는데

허굴산

금성산

악견산을 지칭합니다


여기에 의룡산을 더하여 대병4악이라 하는 이도 있고

황매산을 더하여 대병5악이라 일컫는 사람도 많습니다


천불천탑은 허굴산에 있고

합천호의 조망은 금성산과 악견산이 최고이며

의룡산은 좀 비켜있으나 암릉이 심상찮습니다


황매산이 철쭉으로 유명한 것은 다 아실 터

일생동안 황매산 철쭉을 한 번이라도 보지 않고 저승에 가신다면 49재가 아니라 4900재를 지내도 천당은 못 가실 겁니다


황매산은 천상의 화원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철쭉이걸랑요



악견산 등반을 하는 내내 합천호가 내려다 보이며 고도를 높일수록 호수의 크기가 점점 확장되는 묘미가 있습니다


최근에 비가 많이 온 탓인지 합천호에는 물이 빵빵하게 실렸고 수상스키를 즐기는 보트들이 굉음을 내며 요란하게 물을 가릅니다


호수 중간쯤 예전에 없던 이상한 물체들이 둥둥 떠 있길래 당겨 보았더니 태양광 패널이었습니다

규모가 엄청나던걸요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았죠

767억을 들여서 설치했다는데 얘들이 전기를 제 몸값만큼이나 만들어 낼까요?

벌써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취재했더군요


정상에 올라서면 정작 조망은 없습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이곳에 악견산성을 쌓아 왜적에 항거하였으며 이웃한 금성산의 바위에 구멍을 뚫고 악견산과 동아줄을 연결하여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올려놓고 줄을 당기니

홍의 장군 곽재우가 하늘에서 칼춤을 추는 줄 알고 왜놈들이 혼비백산하여 줄행랑을 쳤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비록

잔뜩 찌푸린 날씨지만

바위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합천호수와 우뚝한 황매산을 배경으로 사진 놀이를 즐기다가 하산했더니 결국 구름 속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오후 내내 굿은 비가 오락가락했습니다




황계폭포로 이동합니다


여러 번 다닌 곳입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당시 진양 명석의 본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들락날락하기도 했죠


이번에야 말로 수량이 워낙 많아서 가장 웅장하게 보였답니다


심지어 물을 건널 수가 없어서 상단폭포에는 접근을 하지 못할 정도였죠


계(溪)곡의 물은 더욱 노랗게(黃) 보여서 황계폭포의 진면목을 본 듯합니다


폭포의 바위가 철분이 많은 고로 물속에 비치는 색깔이 노랗게 보여서 황계라 했을 텐데

지금 물이 노랗게 보이는 것은 비가 온 후라 흙탕물이어서 그렇습니다


480년쯤 전에는

실천적 성리학의 거두 남명 조식 선생께서 이 황계폭포의 웅장함을 보고 읊은 한시가 있습니다


문구가 세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남명 선생의 호연지기가 대단하였죠


같은 시각으로 보는 폭포이거늘

한시는 고사하고 한글로도

한 줄의 시를 지을 수가 없는 자신이 ㅉㅉ

헛 배우고

헛 산 게 아닌가?!


조식 선생은 홍의 곽재우 장군의 처 외할아버지입니다


[불의를 보거든 분연히 일어서라]는 남명 선생의 실천적 성리학의 가르침을 받았기에 홍의 장군은 나라의 환란에 망설임 없이 의병을 일으키고 진두지휘하여 왜란을 종식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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