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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Sep 21. 2023

춘천 나들이

삼악산 소양호 용화산 오봉산

카카오스토리에 9년 정도 산행 포스팅을 했더니 책으로 환산하면 11권 정도 글들이 모였는 것 같습니다


모두 브런치스토리로 퍼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가끔씩 [과거의 오늘 있었던 추억들]이라 하여 리마인드 시켜 주는 경우가 있는데요

시차가 맞지 않아 약간의 괴리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것 만이라도  브런치에 발행해 보려 합니다


춘천 나들이는 2년 전,

춘천의 대표 명산과 소양호를 본 소회인데요

카스의 자료를 복사하여 발행합니다


작동하지 않는 해시태그(#)와 링크는 삭제하였습니다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글자 그대로

하늘(天)은 높고(高)

말(馬)이 살찐다(肥)

는 시기이죠


실은 추(秋)고마비가 천고마비로 변했다는 것인데

이는

북방의 유목민족인 흉노족에서 그 의미를 유추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가을이면 온도와 습도가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고

넓은 초원에서 봄 여름 내내 풀을 먹은 말이 이 즈음에는 토실토실하게 살이 쪄서 말의 기운도 초절정에 달했을 시기입니다


흉노족은 이 계절에 튼실한 말을 이용하여 이웃 나라로 쳐들어가서 곡식과 가축을 노략질해 갔으므로 당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공격에 전전긍긍했겠죠


전쟁준비가 완성되었다는 의미이므로 천고마비가 마냥 좋은 뜻만은 아니지만

오늘날에는 가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으며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계절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암튼

맑고 깨끗함에 더하여 한가위를 즈음한 연휴에 오랫동안 갈구해 왔던 강원도 춘천의

삼악산 (三岳山 645)

소양호 (昭陽湖)

용화산 (龍華山 878)

오봉산 (五峯山 779)

을 탐방하기로 하고

2박3일의 새끼줄을 꼬았습니다


흔히 춘천을 호반의 도시라고들 하죠

호반(湖畔) 보다는

호수가 얼마나 넓은지 호(湖)가 춘천의 반(半)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 1일 차 (9월 18일)


첫 번째 산행 코스는 삼악산입니다


창원에서 등선주차장 까지는 390km나 됩니다

부지런히 달려도 4시간 30분은 족히 걸릴 터 토요일 새벽 3시부터 설쳐댔습니다


삼악산은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 위치하는군요

춘천호의 물과 소양호의 물이 의암호에서 만나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길목에 있죠


강 건너편은 학창 시절에 MT(Membership Training) 장소로 유명했던 강촌이고요


청량리에서 빼곡한 완행열차를 타고 춘천을 오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삼악은

세 개의 악산이라는 뜻이겠죠


용화봉(645)이 삼악산을 대표하는 봉우리이고

청운봉(546)과

등선봉(632)을 합쳐서 삼악이라 부른답니다


차도를 적게 걸으면서 원점회귀를 할려니 잘 알려진 등산 트랙과는 사뭇 다르게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코스는 정상에 오르기까지 의암호를 원 없이 바라볼 수 있습니다

중도와 붕어섬의 풍경이 그저 그만이죠


더하여

의암호 2km와

삼악산 1.6km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가 완성되어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의암호의 마스코트 붕어섬 위를 지나가는데요

국내에서 제일 길다는군요

아마도 관광객이 무척 몰리겠죠


봉우리 3개를 다 만나보는 것을 목표로 했으므로

청운봉을 지나

등선봉에서 U턴하여

궁예가 세웠다는 흥국사를 답사하고

등선계곡으로 하산하였습니다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악산답게 경사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특히 바위가 얼마나 단단한지 잘 보시면 스틱 자국이 거의 없는데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화강암이 아니고 흔히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이어서 스틱이 튕겨나갈 정도이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등선계곡에는

[등선8경]이 있군요

좀 짧긴 해도 흡사 청송의 주왕산 계곡을 닮았네요

금강굴

등선1폭포

등선2폭포

승학폭포

백련폭포

옥녀담

비룡폭포

주렴폭포

를 등선8경으로 명명해 놓았군요


계곡에 물이 적어서 모양새는 좀 빠졌답니다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다 보니 10km쯤 걸었네요

16시 30분에 하산을 완료하고 강촌역 주변을 돌아본 후 저녁식사를 해야 할 텐데

온통 닭갈비와 막국수 집입니다

워낙 많아서 다른 음식을 찾아 먹는다는 게 쉽지가 않았는데요

 

2박3일 동안 닭갈비가 아닌 식당을 찾는 일도 만만찮았네요

역차별이 아닐까 ㅎㅎ



▶ 2일 차 (19 일요일)


당일 일정은 용화산과 소양강댐입니다


용화산은

[큰고개]에 주차하면 정상까지 700여 미터이기 때문에 산행 경로가 짧으면서

하이라이트는 이 경로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역광을 피하려면 오후에 산행하는 게 좋겠죠


하여

오전에는 노독도 풀 겸 느긋하게 가요 [소양강 처녀] 상이 있는 [소양강 스카이 워크]와 한창 개발 중인 중도를 구경하고 소양강댐을 답사합니다


우리나라 최고 크기의 인공 담수호이죠

물을 무려 29억 톤이나 저장하는 규모랍니다


단군이래 물을 다스리는 치수사업으로는

박정희의 소양호 건설과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이 가장 클 겁니다


한때

4대강에 보를 설치하여 물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고 야단들이었죠


그래서 이 정부 들어 보를 폭파하네 어쩌네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실제로 보를 해체할 경우 비용도 많이 들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 무슨 황당한 짓이냐고 웃음거리가 되었겠죠


하여 물이 고이지 않도록 수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이후 녹조가 생기지 않았을까요?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두었고

물이 고여있기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는 것이 증명이 되려면 소양호는 녹조 투성이가 돼야 맞겠죠


유심히 보았답니다


깨끗하던데요


녹조란?

남조류의 대량 증식으로 물의 색깔이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입니다

질소나 인 등의 무기염류가 촉매제 역할을 하죠


녹조의 주 원인은 온도와 미생물입니다


수온이 25℃ 이상 유지될 때 미생물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것이니까

일조량이 많고 뜨거운 여름에만 발생하겠죠


여름이 아무리 더워도 소양호나 지리산처럼 끊임없이 찬물이 흘러들고 상류에 축사 등 미생물 공급원이 없다면 녹조는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물을 가두었다는 이유만으로 녹조가 생겼다는 건 실체를 호도하는 것이겠죠


물론 물이 흐르지 않고 가만히 있다면 수온이 올라갈 확률은 높아집니다


요는

축사나 생활용수에서 나오는 미생물의 유입을 막고

수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면 녹조와는 빠이빠이다 이 말씀


수온을 떨어트리는 방법이 뭘까?


1) 강물에 얼음을 띄우는 방법

2) 강물 위에 차광막을 씌우는 방법

3) 현 정부가 가장 좋아하는 태양광을 설치하는 방법


웃기는 얘기지요

비용이 엄청날 겁니다

그래서 물이 고이지 않도록 보를 폭파하는 발상과 보를 상시 개방하는 방법을 취했을 겁니다


제가 정책의 실무자라면


4) 오히려 물을 가득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5) 지류에는 오염된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정화시설을 합니다


6) 그리고 유람선을 띄우겠습니다


배를 나아가게 하는 스크류가 돌면 물을 섞이게 할 것이고 뱃전은 물살을 갈라서 물이 출렁거리게 되겠죠

한켠에 태양광 발전을 하여 그 동력으로

음악 분수도 설치합니다


수온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미생물이 대폭 줄지 않을까요?


관광을 해서 좋고

물이 맑으니 쾌적해서 좋고

대기의 온도도 내려갈 겁니다


어르신네들

녹조를 막으려면 보를 폭파하거나

물을 버릴게 아니라

지류에서 유입되는 오염수부터 막아야 합니다요


유속이 느려지고

가두어서 녹조가 생겼다면 우리나라 호수와 저수지의 물은 몽땅 녹조투성이가 되어야 그 말이 성립됩니다


소양강은

찬물의 유입과

유람선의 물 가름과

축사등 오염수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녹조가 있을 수는 없겠죠


소양호에서 녹조의 해법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막국수를 먹고 용화산으로 갑니다


큰고개에서 올라가면 산 하나를 그저 먹습니다

새남바위와 촛대바위 등이 환상적이죠


2시간 정도면 왕복할 거리이지만 3시간 30분 정도 바위와 소나무와 주변의 경치에 매료되었답니다


춘천댐도 돌아보고

닭갈비와 볶음밥으로 저녁을 때웠네요



▶ 3일 차 (20일 월)


계획했던 마지막 산행지 오봉산입니다


지난주에는 경남 함양에 있는 오봉산을 다녀왔습니다만 춘천의 오봉산도 청평사와 함께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졌습니다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진입해도 되지만 저는 산길을 넘고 돌아서 청평사 주차장에 당도했습니다


배후령에서 출발하면

용화산처럼 쉽게 다섯 개의 봉우리를 오를 수는 있지만 거의 육산이기 때문에 볼거리는 별로지요


빼어난 조망을 감상하려면 청평사 쪽 바닥에서 올라가야 제맛입니다


능선길에 바위와 어우러진 명품 소나무들이 소양강 조망과 함께 뷰가 이만저만 좋은 게 아니네요

제가 본 여러 오봉산 중에서는 이곳이 단연 Top입니다



귀가하기 전,

여기까지 왔는데

[평화의 댐]을 안 보고 갈 순 없죠


북으로 북으로 달려 아흔아홉구비를 돌고 돌아~~


아!

으스스함과

우리의 현실이 녹록잖음을 실감합니다


어찌 이 첩첩산중에!


아!

평화라는 글자가 이율배반적으로 다가옵니다



2박 3일이 꿈처럼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하는 걸음이


몸은 DOWN 이지만

마음은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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