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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Sep 25. 2023

금당도(金塘島)

공산 가마바위 교암청풍(轎岩淸風)


금당도의 존재와 풍광이 걸작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는데요


오롯이 즐기고자 사전에 벼락치기로 빡세게 검색을 했습니다


섬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진 것 같고

산 봉우리에 흙이 많지 않으니 숲이 울창하지 않아서 등산로도 비교적 선명하더군요


금당의 유래는

보물 같은 섬

금덩이 같은 섬

금덩이

금당이 하다가

금당

금당도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금이 실제로 났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실물의 금보다


앞바다에서는

미역

다시마

톳 천국이며

장어 문어 꼬막 바지락 굴 가리비의 맛이 타 지역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바닷속에 게르마늄 성분이 많아서 그렇다네요


산에서는 조망이 충분하여 표표히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이 한가롭고


해변의 기암절벽은

금에 버금가는 천혜의 트래킹 코스이며 완도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걸출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속섬인

대화도에는 코끼리와 남근석,

중화도는 초가집바위가 있고

소화도 바닷속에는 산호 군락지라고 합니다


무인도 15개

유인도 3개로 이루어진 금당군도는 전라남도의 2021년 [가고 싶은 섬]으로 뽑힌 후 문화관광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점점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네요


행정구역은

전남 완도군 금당면이며

차우리

육산리

가학리 등 10개의 마을로 이루어졌다는군요


생활권은 고흥군 또는 장흥군이 훨씬 가까운데요

출항하는 배도 정작 완도에서는 없고요

장흥 노력항에서 6항차

고흥 우두항에서 4항차

고흥 녹동항에서 2항차

하루에 차도선이 12번 입출항한답니다


노력항에서는 가학항으로 입도하며

저희는 녹동항에서 06:15 출항,

금당도 울포항으로 들어가서 다음날 울포항에서 17:10에 나왔습니다


종주 산행을 하든

교암청풍을 트래킹 하든

가학항보다는 울포항이 접근하기가 쉬운데요


이왕 섬에 들어가는 것

많은 시간을 즐기기 위하여 아침 일찍 출항하는 녹동항을 이용한 것이죠

물론 배 타는 시간은 제일 길어서 40분쯤 소요됩니다



금당도는 땅으로 분출된 마그마가 오랜 세월 동안 해풍과 파도를 얻어맞으면서 장구한 시간이 만들어 낸 최고의 숨은 경치이자 지질학적 명소로 알려져 있답니다


수 억겁이 빚은 풍경을

찰나에 보는 것이죠


금당산은 무등산같이 주상절리가 절벽을 뒤덮었고

교암청풍은 통영의 섬 수우도처럼 타포니 공화국이었습니다


주상절리는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렵지만

교암청풍은 직접 눈앞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으며

거대한 해벽은 그야말로 귀신도 울고 갈 기절초풍의 풍경이며 기상천외합니다


걸어서 금당도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비경이었죠

저희가 금당도에 입도하는 첫 번째 방점이기도 하고요



이곳의 지명들이 특이하게 사자성어가 많이 보이는데요

 

형상과 풍광이 하도 좋아서 지명에다가 특징을 부여하여 네 글자로 만들었는데 어원을 찾아보았더니


320년쯤 전에 [위세직]이란 분에 의해서 만들어졌군요


이분의 프로필을 보니까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 겸 정치가인 송시열 선생에게서 수학하였고


원체 호방한 성격이라

강호를 즐기며

이 풍진 세상사를 멀리하고

벼슬을 마다하며

한가로이 노닐다가

처사로서 일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글자도 깨우쳤고

막걸리라도 한잔 하면

풍경에 동화되어 가사를 읊조리는 건 당연지사


금당도와 만화도를 유람하면서 [금당별곡]이라는 기행가사를 지었으니

이를테면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과 비슷한 개념이겠죠



관동별곡은

송강이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한 후 고을 시찰을 겸하여 명승지를 유람하면서 풍경에 취하여 지은 기행 가사이며 조선 최고봉이죠


관동팔경은

대관(關)령 너머

동(東)쪽에 있는

여덟(八) 곳의 아름다운

경(景)치를 뜻하는데요

통천 총석정

고성 삼일포

고성 청간정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

울진 망양정

평해 월송정


관동별곡에 7개는 직접 고유명사를 명시했고

월송정은 명칭이 언급된 것은 아니나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곱씹어 보면 월송정을 지칭한 것이다라는 게 학자들의 견해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관동팔경이 관동별곡에 모두 녹아있는 셈이고

총석정과 삼일포는 북한이어서 현재 우리는 관동의 6경만 즐길 수 있는 것이죠


우리 선조들은

경치가 뛰어난 곳을 8경,

계곡이 좋은 곳을 9곡으로 명명하였습니다

관동8경

선유8경

통영8경과

화양9곡

선유9곡

갈은9곡 등이죠


지난여름에 다녀온 금수산 언저리에도 8경이 있는데요

이름하여 단양팔경입니다

하선암

중선암

상선삼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

석문인데요


금당별곡에서도 금당8경을 언급하였다고 합니다

제가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다만 울포항의 새김돌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습니다

곧, 금당8경이죠

① 공산제월(孔山霽月)

② 사동효종(寺洞曉種)

③ 기봉세우(箕峯細雨)

④ 울포귀범(鬱浦歸帆)

⑤ 적벽청풍(赤壁淸風)

⑥ 화도모운(花島暮雲)

⑦ 학령낙조(鶴嶺落照)

⑧ 각암목적(角岩牧笛)


육로의 트래킹 길을 금당8경의 이름을 따서 8개의 코스로 나누었고


배를 타고 바닷길에서 보는 금당8경도 있는데요

병풍바위

부채바위

스님바위

교암청풍

금당적벽

초가바위

코끼리바위

학령낙조 혹은 남근석


교암청풍과 금당적벽은

위세직의 적벽청풍에서 차용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로인 것도 있지만 중복된 명칭도 있어서 많이 혼돈스럽습니다

옛날 위세직이 지었다는

육로 트래킹의 8경,

후세에 부여해 놓은 바닷길의 8경이 그것이죠


헷갈리는 건 또 있습니다


이곳 최고의 비경인

교암(轎岩)을 번역하면 가마바위인데요

옛날 고관대작이나 귀부인이 타고 다녔던 자가용이 가마잖아요

바위가 가마처럼 생겼습니다


연장선상이긴 하지만

현지에서의 지명은

가마바위 따로

교암청풍 따로

즉 위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알고 보면 이름은 같은 의미이죠


암튼

가마(轎)

바위(岩)에서 부는

맑은(淸)

바람(風)은 신선지계이며

가마바위와 교암청풍은 엄청난 비경입니다


해안을 따라

찢기고

갈리고

깎이고

할퀴고

뜯겨서 일그러진 해벽,

그 사이사이에 둥지를 틀고 앉은 초목들,


천연 잔도를 이루어서 발아래는 파도가 일렁이고

안전장치 하나 없이 넘나드는 갯바위는 그야말로 스릴만점이며 최고의 풍광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풍경이 왜 세간에 익히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체험해 본 풍경 중에서 개인적으로 꼽는 최상급 비경이 몇 곳 있는데요


① 고성 용굴


② 고흥 활개바위


③ 수우도 해골바위


④ 황금산 코끼리바위


여기에 교암청풍을 추가하여 다섯 곳으로 해야 되겠습니다


유람선만 해도 그렇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금당군도를 일주하던

유람선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없어졌는 모양입니다


거문도의 백도와

얼마 전에 보았던 홍도에 견주어도 될 만큼의 풍경이라 하는데 참 아쉽습니다


다만

고깃배나 낚싯배에 의존하여 일부 해상유람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유람선이 재개되면 좋겠습니다


실은 저희도 고깃배에 승선해 보려고 물색을 해 보았는데 여의치가 않았죠


고깃배가 한번 유람 시 받을 총금액을 타는 사람이 나누어서 내는 셈법입니다

최대 승선인원과 총액을 대비해 보면 1인당 약 12,000원에서 35,000원 이랍니다



첫날은

금당도의 5산을 종주하고자 울포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산행을 시작하여

공산(138)

금당산(178)

삼랑산(220)

오봉산(178)

봉자산(189)

을 지나 울포항으로 돌아와서 1박 했고요


다음날은

세포리에 있는 하이라이트 교암청풍을 만나러 가는데요

마을버스와 택시도 있지만 출항시간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여 걷기로 하였습니다


아침을 해주는 식당이 없어서 컵라면으로 때우고 점심거리는 떡으로 대체했고요


교암청풍과

가마바위

세포전망대를 탐방하는데 대개 반나절이면 되지만 저희는 신선이 돼 보려 아예 뽕을 뺐답니다


해상 관광을 못한 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요


조만간에 관광 요트가 출항할 예정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더군요


어떤 배든 기회를 엿보며 후일을 도모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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