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꿈도, 나쁜 꿈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by Chong Sook Lee



꿈이란 무엇일까? 꿈을 꾸었는데 생시처럼 또렷이 생각난다. 꿈이란 영혼이 육신을 재워 놓고 영혼이 활동하는 시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지 못한 곳에 가서 엉뚱한 사람을 만나 여기저기 다니다가 아침에 잠이 깨면 희미해지고 어렴풋이 생각난다. 영혼은 자고 있는 육신에 들어와 잠을 깨우며 하루를 시작한다. 밤에 일어났던 일들은 그저 꿈일 뿐 인간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꿈이라는 것이 제대로 기억이 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든다. 밤에 꾼 꿈은 그야말로 한 편의 멋진 글이 될 수 있는데 생각이 잘 나지 않아 흐지부지 잊히기 때문에 아쉽다. 그나마 몇 가지 또렷하게 기억이 나서 몇십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꿈도 있어 다행이다.


아이들을 가졌을 때 꾸었던 태몽과 손주들 태몽도 뚜렷이 생각나서 간혹 이야깃거리가 된다.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서 다른 용을 만나서 좋아라 하고 둘이 얼싸안고 춤을 추던 꿈을 꾸기도 했고 뱀이 치마 속으로 들어가는 꿈도 꾸었고 파란 고추를 가방에 넣는 꿈도 꾸었다. 호랑이가 달려와서 방문을 닫았는데 호랑이가 창호지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안 열어주니까 되돌아가서 안심하고 옆에 보니까 예쁜 양이 앉아 있는 꿈도 꾸었다. 커다란 무 세 개가 양동이에 있던 꿈도 꾸었고 김장철에 시장에 무와 배추가 산더미같이 쌓여있던 꿈도 꾸고 오렌지나 만두가 산더미같이 쌓인 꿈도 꾸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죽은 동생도 꿈에 보인적도 있고 돼지가 나한테 다가와서 남편에게 보냈더니 남편이 돼지를 안았던 꿈도 꾸었다. 그 외에 특별한 꿈을 몇 번 꾸었는데 그런 꿈들은 세월이 가도 절대 잊히지 않는 게 신기하다. 색도 선명하게 생각나고 사건도 뚜렷하게 기억나서 마치 엊저녁 밤에 꾼 꿈처럼 새롭다. 특별한 꿈을 꾸고 싶을 때가 있어 잠자기 전에 생각을 하고 잘 때가 있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꿈은 영혼의 소유같이 내가 원한다고 꾸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운 부모 형제를 꿈에 만나서 얼싸안고 좋아하다 깨고 모르는 곳에 가서 집을 찾지 못해 헤매며 안달하기도 한다.


이상한 것은 비슷한 꿈을 꾸는 것이다. 어딘가로 가서 헤매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길이 막혀 돌아서 나오면 넓은 시장 속에서 물건을 사기도 한다. 꿈이란 그 사람의 정신 상태를 이야기한다는 사람도 있고 간절히 원하면 꿈으로 보여준다고도 하는데 알 수 없는 게 꿈이다. 내가 알기로는 보통 낮잠을 잘 때는 꿈을 꾸지 않는다. 아마도 영혼은 아무도 보지 않는 캄캄한 밤에 육신을 떠나 어디론가 가기를 원하는가 보다. 요즘에는 꿈을 꿔도 기억이 안 나고 꿈도 꾸지 않고 잠을 자는 경우도 많아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잠자리에 들면 무언가를 보는 것보다 귀로 듣는 것이 편하다. 음악을 듣든지 아니면 이야기를 틀어 놓으면 마치 자장가처럼 쉽게 잠이 들 수 있어 좋다.


하루 종일 알게 모르게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보다 보면 눈이 피곤하여 자기 전에 귀로 무언가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좋은 음악도 많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 아무것이나 틀어놓고 듣다 보면 잠이 들어 나도 모르게 코까지 골며 잠에 빠진다. 수면제가 따로 필요 없다. 꿈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한다. 꿈에 울고 불고 하거나 싸움을 하고 길을 잃고 헤매며 애쓴 꿈은 하루 종일 우울하고, 웃고 즐거운 꿈을 꾸면 깨고 나서도 기분이 좋다. 사람들은 좋은 꿈을 꾸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복권을 사는 것을 보면 꿈을 아주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좋은 꿈 만이 아니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생각지 못한 작은 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좋은 가격으로 물건을 싸게 사거나 보고 싶던 친구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 운수 대통했다고 좋아하며 좋은 꿈을 꾸었다고 좋은 일을 기대하는 인간이다. 좋은 꿈을 꾸기만 해도 좋은데 복권을 사며 더 큰 행운을 바라는 것 또한 인간의 마음이다. 좋은 꿈이나 나쁜 꿈이나 해몽하기에 달려있고 뇌가 하는 일이기에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다. 좋은 꿈을 꾸면 좋고 나쁜 꿈을 꾸면 반대로 해몽하며 조심하는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면 된다. 좋은 꿈으로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고 나쁜 꿈을 꾸어도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 좋고 나쁜 일을 겪으며 사는 것이 인생살이고 아프지 않고 숨 쉬며 살아있는 것 이상 더 좋은 일이 없다. 하물며 죽음 또한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 는 사람의 말도 맞는 것 같다.


어쨌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꿈땜으로 돌리며 웃고 넘어가면 된다. 기분 좋은 생각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들고 나쁜 일에도 그만하길 다행이라 생각하며 살면 힘겨운 고난도 이겨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