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소리 없이 옵니다.
대지는 입을 크게 벌리며
마른 목을 축입니다
나뭇잎들은 더없이 푸르고
꽃들은 마지막 하나도
남기지 않고 피어납니다
일 년에 열흘을 살기 위해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준비하고 피어나고
시들다가 떨어집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안달하는 우리네 마음
마음껏 피었다가
미련 없이 지는
꽃처럼 욕심 없이
살다 가면 좋겠습니다
죽어가는 가지에서
끝까지 피어나고
갈라진 땅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는 꽃들은
가는 날까지
지은신 님께 감사하며 삽니다
떠나갈 때 가더라도
있는 동안
사랑하고 기뻐하며
위로하고 나누며 살아갑니다
무엇이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언제 그들이 이 땅을
떠나갈지 모르지만
생명이 다할 때까지
피고 지는 꽃이여
비가 내려
온몸을 적셔도
바람이 불어
온 마음을 흔들어도
결코 넘어지지 않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꽃 한 송이의 인내를 봅니다
피었다가 시들어서
땅에 떨어져 묻히더라도
사랑했던 그 마음 간직한 채
다시 피어나는 꽃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