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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Jun 15. 2022

걱정을 사서 하니... 걱정도 팔자다



걱정도 팔자다. 왜 뉴스를 보고 걱정을 하는지 모른다. 뉴스를 보지 않고 살면 세상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몰라 걱정도 없을 텐데 뉴스를 보며 복잡한 세상살이에 걱정하고 한숨 쉰다. 잠시도 편안할 날이 없이 온갖 복잡한 문제 투성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궁금하기보다 걱정을 사서 하는 것 같다. 지구 한쪽에서는 지속되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며 살 곳을 잃고 헤매는데 한쪽에서는 파티를 하며 웃고 살아가는 것을 보며 세상의 양면성에 허허로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불경기라고 떠들어 대고 은행이자가 오른다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여전히 흥청망청하며 산다.


직업을 잃고, 사업이 부도가 나고, 갈 곳이 없는 사람은 길거리의 삶을 선택한다. 노숙자들을 위한 시설이 있음에도 텐트를 치고 길에서 노숙을 한다. 다운타운에 그들이 모여서 사는데 며칠 전에는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잠을 자고 살림을 하는 노숙자가 보였다. 정부에서 그들을 위한 대책을 세운다는 말은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가 보다. 노숙자로 사는 사람이나 그들을 보호하는 정부나 하루아침에 해결책이 생기기는 어렵다. 예전부터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고 하였다.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는 물가에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는데 사는 게 나날이 팍팍해져 간다.


월급 인상을 요구하고, 노조는 데모를 일삼, 증시는 내리막길로 치닫는다는 걱정스러운 뉴스를 보면 마음이 안 좋다. 총기사건과 방화사건이 연달일어나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처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인터넷이 없을 때는 국내 뉴스만 보고 살았는데 이제는 앉아서 세계 뉴스를 보며 오만가지 걱정을 한다. 세계가 하나가 되어 가만히 있어도 알게 되는 세상이다. 옛날에는  아는 사람만 설치고 모르는 사람은 그러려니 살았는데 이제는 다들 박사가 되어 서로 잘났다고 상대방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산불이 나더니 가뭄이 계속되어 논바닥도, 강바닥도 쩍쩍 갈라지고 물 한 모금 없이 땅이 말라서 푸석푸석 먼지만 난다.


홍수와 가뭄과 전염병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이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이미 말로만 듣던 지옥에서 사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예전에는 소식이 궁금해서 답답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고 살던 때가 좋았다. 겉으로는 풍요로운 삶인데 요란하기만 한 빈 깡통이다. 상대를 죽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간다. 잘못을 알지 못하고 당연한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잘 살기 위해 달려왔는데 더 이상 갈 수 없는 낭떠러지가 보이는 절벽에 서있는 느낌이 든다. 그 모든 것들이 뉴스를 통해 알게 되는 현실이다. 좋은 일은 찾아보기 힘들고 나쁘고 잔인한 일만 보인다. 희망은 찾기 힘들고 절망만 안겨주는 뉴스를 봐야 할 이유가 없다.


몰라서 안 되는 일이 없는데 시간이 되면 앉아서 쓸데없는 뉴스를 악착같이 다. 그래서 걱정도 팔자라고 하는 말이다. 안 보면 속 편하고 걱정 없이 사는데 괜히 시간낭비를 하며 본 뉴스가 시험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뉴스를 잘 안다고 상 주는 것도 아닌데 본다. 뉴스는 바람 같은 존재라서 지나가면서 세상을 할퀴고 간다. 세상살이에 대한 뉴스는 알면 좋지만 해결 방법이 없다. 미리 준비를 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 전쟁이 난다 해도 갈 곳이 없고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다. 전염병이 돌아도 오지 못하게 막을 방도가 없다. 아무리 조심해도 걸릴 사람은 걸린다.


코로나 초창기에 걸리면 다 죽는 것 같아 사람들은 걸릴까 봐 엄청 걱정했다. 물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치료약도 없고 백신도 없으니 걱정할만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죽는 사이에 백신도 나오 고 치료방법을 연구해서 적응하게 되었다. 백신을 맞으면 확률이 줄어든다고 해서 열심히 맞고 조심해도 걸린 사람도 많다. 한번 앓고 나면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해도 두 번 세 번 걸리는 사람도 많고 이제는 코로나와 같이 살아야 한단다. 2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었는데 완전히 없앨 수는 없고 또 다른 전염병인 원숭이 두창이 퍼진다. 심각한 것은 아니라 해도 겁이 난다.


뉴스를 볼 수도 없고 안 볼 수도 없는 세상이다. 아는 것이 힘인지 아니면 병인지, 모르는 것이 약인지 복잡하다. 뉴스를 안 보면 손해를 보더라도 안 보는 것이 나은지, 걱정을 사서 걱정과 함께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을 전부 알 수도 없고 안다 해도 해결할 수 없으니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것이 마음 편하다. 며칠 전에 법정스님 책을 읽었다. 몇 번 을 읽었던 책이지만 읽을 때마다 좋다. 산속에서 아무 걱정 없이 자연과 함께 자연이 되어 사신 그분의 삶이 참 좋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굳이 현대 문명을 다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 살아가는 것 보면 정신이 없다. 시대가 바뀌어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졌다. 정보가 많기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겠지만 세상이 너무 복잡해져 간다.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해야 할 것도 많고, 살 것도 많아졌다. 결국 쓰레기가 되어 버릴 물건도 사람들 살 때 사야 하고, 피곤 하지만 사람들이 여행을 가니 덩달아 여행도 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끝나고 모든 물가가 치솟는데 그동안 가지 못한 여행을 가야 한다고 한다. 여행도 때가 있지만 지금 가지 않아도 되는데 왜들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에 꼭 비싼 돈을 들여서 여행을 가야 할 이유가 없는데 가야만 하는지 궁금하다.


여행으로 유익한 것이 많다고 하지만 세계정세가 무섭게 변하는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유흥지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하다. 먹을 것이 없고 자연재해는 계속되는데 걱정만 하고 할 일을 안 하고 살 수는 없겠지만 지나친 경쟁의식 때문에 도가 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뉴스를 안 보면 모르고 걱정도 없으니 이제부터 뉴스 안 보고 걱정 없이 살아야겠다. 이런 결심이 며칠이나 갈지 모르지만 하루라도 법정스님이 되어 살아봐야겠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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