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심고... 내일을 거둡니다

by Chong Sook Lee



구름이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해님은 구름 따라

숨바꼭질합니다


길고 둥근 구름과

가늘고 날렵한 구름 사이로

얼굴을 보였다 감췄다 하는

해님을 따라 걸어봅니다


바람은

나뭇가지 사이로 들락거리고

이파리는 나무에서

팔랑팔랑 춤을 춥니다


할 일 없는 까치는

두발로 깡충대며 길을 건너고

살찐 까마귀는

전봇대에서 낮잠을 즐깁니다


갈 곳 없는 토끼는

우리 집 뜰에 있는

소나무 아래에 누워있고

집을 지키는 참새들은

텃밭에서 먹이를 찾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심심한 동네 꼬마는

잔디 위에 누워서

멀쩡한 자전거를 고칩니다


차도 가지 않고

사람도 보이지 않는

한가로운 길가에

도도한 민들레 홀씨가

떠날 채비를 합니다


저 멀리 산같이 보이던 구름이

어디론가 가버리고

파란 하늘이 자리를 잡고

해는 구름 밖으로 나와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만물들이 오고 가는데

하늘과 땅 사이에

오늘이라는 하루를 심어봅니다

기왕이면

좋은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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