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자리

by Chong Sook Lee

자연은 거기에서 자리를 지킨다.(그림:이종숙)


하늘은 잡히지 않는
그곳에 있다
멀리 보이는 하늘에는
바다와 구름과 나무와 산들이
서로를 껴안고 붙어있다

구름은 저희들끼리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때로는 하늘색으로
때로는 검고 붉은색으로
때로는 분홍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바다는 혼자 파도를 치고
물을 빼고 더하며 제 할 일을 하고
바람의 장단에 맞추어서
이리저리 춤을 춘다

나무들은 그 자리에 서서
하늘을 향해서 가지를 뻗고
보이지 않는 땅속 깊이 뿌리를 뻗어
물을 빨아 마신다

꽃은 최선을 다해
온갖 아름다운 색으로
예쁜 모습을 하고
피고 진다
빨강 파랑 노랑 보라
강렬한 색으로 세상을 물들인다

사람들은
산과 들로 바다로
손에 손을 잡고
구름과 바다와
나무와 꽃을 보러
자연으로 다가간다

자연은 가만히 거기에 있으며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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