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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Apr 01. 2020

이름 없는 하루



슬픈 하늘은 여전히 파랗다.(사진:이종숙)



해가 떠오르고
하루라는 날이 시작한다

없는 사람이나
있는 사람이나
맞아야 하는 하루
이미 버려진 어제는
누군가의
슬픈 눈물이 되었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은
누군가의 희망이다


생사가 엇갈리는

황망한 시간들이 눈을 감게 하고

넋을 잃고 헤매는 영혼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꽃들은 무심히 피고 지는데

떨어진 꽃잎 위로

바람이 분다


차라리 꿈이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 하루는

처절한 현실이 되어 손을 내민다

그리움과 슬픔의 하루

아픔과 기쁨의 하루가

뒤엉켜 춤을 춘다


이름 없는 날들이
무관심 안에 녹아내려
차곡차곡 쌓여간다
인간이 만든 미움은
사랑일지도 모르고
질투의 한 조각 일지 모른다.

가까이 다가서 보려 함은
자신을 버리는 힘겨운 몸부림인데
어제처럼 버려지고
실망이 거래를 하자한다

웃음이 흩어져 땅에 떨어지고
뒤돌아 보지 않는 냉정한 발뒤꿈치가
뒤섞여 노래한다


사람들이 만든

이름 없는 하루는
그렇게 죽었다 살았다 한다



구름도 나무도 포옹하는 하늘(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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