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좋은데... 모기는 싫다

by Chong Sook Lee

(이미지 출처:인터넷)


겨울이 너무 길어 싫다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 덥다. 삼일 정도 이어지는 더위에 지쳐간다. 그토록 기다려온 여름인데 며칠 덥다고 힘들어한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더워서 하루 종일 뒤뜰에서 놀았다. 해먹에 누워서 낮잠도 자고 그네에 앉아서 흔들거리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서 하늘도 보고 새들 노는 것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다. 밤이 되어 온도가 조금 내려가서 밖에 있으려고 했더니 어찌나 많은 모기가 덤벼드는지 집으로 들어와서 지하실로 간다. 아무리 더운 날에도 시원한 지하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샤워를 하고 내려와 있으니 하나도 덥지 않고 오히려 춥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조금 추우면 춥다고 엄살을 부리고 조금 더우면 더워서 못살겠다 고 난리를 친다. 오랜 세월 동안 추운 나라에서 살아서 인지 추운 것은 옷을 더 껴입고 견디는데 조금만 더우면 땀이 줄줄 흐른다. 낮에 뜰에 앉아 있는 동안 모기가 덤벼들어 몇 마리를 잡았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종아리를 엄청 많이 물었다. 피가 나도록 긁어도 시원치 않다. 모기가 올해는 유난히 극성이다. 하기야 해마다 여름에는 모기들 때문에 온몸을 감싸고 다니지만 여름이 지나면 잊혀 해마다 새삼스럽다. 지난해에 손주들이 우리 집에서 우리와 함께 여름을 보냈는데 유난히 물것을 잘 타는 손자가 모기로 인하여 수난을 당했다. 모기한테 물리면 커다란 혹처럼 부풀어 올라와서 고난을 당한다. 종아리, 머리, 이마 할 것 없이 무는 모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놀지 못한다. 나갈 때는 모자를 쓰고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나가야 하는데 더운 여름에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른인 나도 모기에 물리면 가려워서 쩔쩔매는데 어린 손자가 모기한테 물려서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약을 바르고, 뿌리고 해도 어찌 그리 덤벼드는지 어린것이 나가 놀고 싶어도 모기 때문에 못 나가는 것을 보면 모기가 너무 밉다. 모기에 물리면 가렵고 긁으면 빨갛게 부어오르고 잘못하면 염증이 생기니 그야말로 적이다. 며칠 전에 아들이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울고 있는 4살짜리 손녀딸 사진을 하나 보냈다.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모기한테 물린 게 가렵고 아파서 운다는 소리를 듣고 웃었다. 모기도 살려고 그러는 것인데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모기는 정말 싫다. 날씨가 뜨거워지기 전에 매일매일 비가 왔다.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비가 와서 상쾌한 아침을 맞을 수 있어 좋았는데 그 사이에 모기들이 알을 많이 깠는지 오나가나 모기떼들이 괴롭힌다.



지난주에 공원에서 친구들과 바비큐를 하였다. 고기와 채소를 맛있게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한쪽 눈이 퉁퉁 부어 눈꺼풀이 내려앉아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깜짝 놀라서 얼음찜질을 하고 진정시켜도 부기가 빠지지 않는데 점심 약속이 있어서 부은 눈을 하고 나갔다 들어왔다. 아프지도 않고 충혈되지도 않았지만 눈꺼풀이 아래로 쳐져있는 게 마음에 걸려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혹시 모르니 빨리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 보라고 한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나서 의사에게 보여 주었더니 뇌에 이상이 온 것인지도 모른다며 편지를 써주며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라고 하여서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은 그야말로 전쟁통이었다. 40-50명 정도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서 괜히 왔나 하는 생각에 돌아갈까 생각을 하며 일단 의사 편지를 주면서 접수를 하였다. 저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다 보면 밤이 새도 내 차례가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10분도 안돼서 호명을 해서 의사를 따라 들어갔다. 눈을 보고 팔다리를 움직이게 하며 피검사와 가슴 엑스레이와 뇌 CT를 찍고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더니 이상이 없다고 항생제를 처방해주고 가라 해서 집으로 왔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여 다행이지만 왜 눈이 부었는지 모르겠다. 약을 먹으면 나아지겠지 하며 자고 다음날 일어나 보았더니 눈이 더 많이 부풀어 올라와 있었다.


깜짝 놀라서 혹시 대상포진 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다시 응급실로 달려갔는데 아직은 모르겠다며 일단은 항생제를 더 먹어보라는 말만 듣고 집으로 왔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약을 먹으며 기다렸더니 눈에 부기가 가라앉았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는데 약을 먹고 나아서 다행이다. 여름에는 여러 가지 날아다니는 것들이 많아 가려워서 손으로 비벼서 염증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여름이 좋지만 벌레를 생각하면 겁이 난다. 무슨 일이 있으면 당장에 큰일 난 것처럼 생각이 든다. 갑자기 눈이 부어서 응급실을 두 번씩이나 가서 고생을 해서 그런지 모기한테 물린 것을 달래며 잠을 청한다.



여름이 가면 또 그리워질 여름이기에 모기와 친해야 한다. 여름이 있기에 모기가 있고, 여름이 있기에 모든 만물이 자라서 우리에게 일용할 음식이 되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여름을 산다. 여름과 모기는 함께 상생한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