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어

by Chong Sook Lee



구름이 하늘을 가렸다고

태양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불어온다고

세상이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나가는 손님이고

잠깐 머물다 가는 나그네이다


청춘도 잠깐이고

인생도 살아보니 길지 않다

지난 세월은 순식간에

왔다간 바람이고

만난 사람들은

모였다 흩어진 구름이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듯이

세상 만물

저마다의 모습을 하고 산다


옳고 그름이 없고

높고 낮음 또한 없다

한번 만났다가 흩어진 구름은

같은 모습으로 만나지 않고

한번 스쳐간 바람은 잡을 수 없다


공기를 만질 수 없고

먼지를 가둘 수 없기에

세상은 골고루 돌아간다

흘러간 물을 다시 모을 수 없고

지나간 세월로 돌아가지 못한다


푸른 나무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흔들린다

그들의 때가 있어 피고 지는 것

저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몰려오고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아무 일도 없던 세상이

먹구름이 되더니 비바람에 휘말린다

무엇이 바람을 만들까

무엇이 구름을 만들까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안에

살아가는 우리들

바람처럼 와서 구름처럼 살아간다


사랑도 한때, 미움도 한때,

오늘 나는 어떤 구름을 볼까

내일 나는 어떤 바람을 만날까

손님이 되어, 나그네가 되어,

어제를 보내고 오늘을 산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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