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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친구야
by
Chong Sook Lee
Dec 12. 2022
아래로
까치 한 마리가 뜰에 날아와 앉는다.
까치가
먹을 것을 찾으려는지 부리로 눈을 헤친다.
먹을 열매도 없는데 눈까지 올게 뭐람.
눈을 헤쳐보니 부드러운 땅이 나온다.
다행히 땅은 얼지 않았고 솔방울
몇 개가 누워있다.
됐다. 배가 너무 고픈데 이거라도 까먹어 봐야겠다. 혹시 속에 알맹이가 있을지 몰라.
참새가 까치가 땅을 파고 있는 곳을 향해 날아온다.
까치야. 너 여기서 뭐 하니?
응. 참새야. 오랜만이다.
눈 아래
에 먹을 게 있나 한번 보는 거야.
솔방울 하나 찾았는데 너 나하고 한번 까 볼래?
에이. 내 부리는 너무 작고 힘이 없어.
괜찮아. 네가 발로 꼭 누르고 있으면 내 부리로 힘껏 깨어 볼게.
그래? 한번 해 볼까?
까치가 솔방울을 붙잡고 흔들어 본다.
얼른 가까이 와서 발로 잡아 봐.
안돼. 내 발이 너무 작아.
아무래도 나는
못할 것 같아.
너를 도와줄 수 있는 네 친구 까치를 기다려봐.
그럴까? 생각해보니 네 말이 맞아.
너는 그럼 옆에서 기다려.
내 친구가 오면 솔방울을 깨
볼게.
먹을 것
이 나오면 너도 조금 나눠 줄게.
근데 내 친구들이 오늘은 꼼짝도 않고 어딜 갔는지 한 마리
도 없네.
건너편 나무에서 낮잠을 자던 블루제이가 까치와 참새를 보니 다정하게 이야기를 한다.
무슨 일인가 궁금한 블루제이가
기지개를 피고 날아온다.
얘들아. 추운데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응. 블루제이야!, 어서 와라.
배가 고파서 눈을 헤쳐보니 솔방울이 하나 있어서
참새한테 도움을 청했는데 참새가 힘이 없어.
네 부리가 크고
튼튼하니까 나 좀 도와줄래?
그래, 내가 참새보다는 크고 힘도 세지.
네가 발로 잡고 있으면 내가 솔방울을 부리로 깰게.
그렇게 해 보자.
블루제이가 발로 솔방울을 잡고 까치는 부리로 힘차게 솔방울을 깨어 보는데 쉽지 않다.
안되네. 생각보다 쉽지 않아. 의외로 솔방울이 딱딱해.
얘, 까치야, 솔방울이 얼은 것 같아.
어디 따뜻한 곳에 놓아두면 녹아서 쉽게
깨질 것 같아.
그렇구나. 난 솔방울이 얼었을 거라는 것을 생각 못했네. 역시 너는 머리가 좋아.
그럼 우리 솔방울을
햇볕 쬐는 따뜻한 곳에 가져다 놓자.
얘, 참새야. 너 친구들 좀 불러와.
이 솔방울을 저쪽 양지쪽으로 가져가야 해.
응, 알았어. 우리 친구들
찾아올게.
참새 몇 마리가
푸드덕 거리며 날아온다. 까치가
반갑게 말을 건넨다.
얘들아, 이 솔방울을 저쪽에 옮겨줘.
그래. 우리가 힘을 합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참새들 도움으로 솔방울이 양지쪽에서 녹는다.
까치는 이제 부리를 움직일 힘이 없도록 배가 고파서 눈이라도 찍어 먹으며 기운을 차린다.
블루제이와 까치가 앉아 있는데 로빈이 지나간다.
얘들아, 너희들 거기서 뭐 하니?
응 , 까치가 너무 배가 고파서 솔방울을 깨서 먹으려는데 솔방울이 얼어서 깰 수가 없어.
햇볕에 놓았는데
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한참 걸릴 텐데…
내가 모아둔 잣이
몇 개 있는데 가져다줄까?
그럼 좋지. 어디에 있어?
응, 길 건너 다람쥐가 사는 곳에 가면 다람쥐가 먹던 잣들이 떨어져 있을 때가 있어. 그러면 내가 주워다 모아 두고 배고플 때 먹어.
내가 금방 다녀올게 기다려 까치야.
블루제이는 힘이 없어서 자꾸 쓰러지는 까치가 너무 걱정된다. 햇볕에 놓아둔 솔방울은 아직도 딱딱한데 잣을
가지러 간 로빈은 소식이 없다.
큰일인데. 이러다간 까치가 쓰러질 것 같은데 왜 로빈이 안 오지?
아무래도 내가 가봐야겠어. 까치야.
너
정신 차리고 잠깐만 기다려봐.
내가 로빈한테 빨리 갔다 올게.
응, 블루제이야. 빨리 갔다 와. 나 너무 기운이 없어.
길 건
너 다람쥐를 찾아갔던 로빈은 땀을 뻘뻘 흘린다.
얘 로빈아. 너 지금까지 뭐 하고 안 오는 거야.
까치가
쓰러질 것 같아. 빨리 뭐라도 먹여야 해.
응, 블루제이야, 나도 서둘러서 가려고 하는데 내가 둔 잣이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아. 어제 아침에 옆에 사는 생쥐가 놀러 왔었어.
생쥐?
응, 생쥐가 배고파서 먹었나 봐.
그래? 그럼 어쩌지?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다람쥐한테 사정을 해서
몇 개만 얻어오면 돼.
다람쥐 집에 가서
먹을 것 좀 달라고 하자.
로빈과 블루제이는 다람쥐 집으로 날아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너 집에 있니? 문 좀 열어봐.
얘들아. 나 여기 나무 위에 있어. 왜 왔어?
다람쥐야. 지금 까치가 배가 고파서 쓰러져 있어.
너 먹을 것 있으면 조금만 줄래?
까치가?
응, 빨리 가야 해. 아마 까치가 쓰러졌을지도 몰라.
싫어, 나 까치와 안 놀아.
왜. 너 까치하고 친하잖아. 무슨 일 있었어?
지난번에 내가 나무에서 떨어져 다리가 아파서 꼼짝 못 하고 있는데 까치가 휙 날아가 버렸어.
까치가 그랬을 리가 없는데. 너를 보지 못했을 거야.
그랬을까? 난 까치가 보고도 못 본척하고 간 줄 알고 너무 서운했어.
아냐. 까치가 그럴 리 없어.
오해를 풀고 까치에게
먹을 것을 주자.
응… 그래. 까치는 나의 친구야. 내가 오해했나 봐. 까치가 너무 배가 고플 텐데 어서 가져다 주자.
잠깐만 기다려. 내가 나무 위에 숨겨놓은 잣을 가지고 내려올게.
응, 그래 다람쥐야. 고마워.
블루제이와 로빈과 다람쥐가 까치에게 갔는데 까치는 이미
기진맥진해서 눈 위에 쓰러져 있다.
참새들도 쓰러진 까치를 보며 친구들을 기다린다.
얘들아,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야.
까치가 이상해. 눈을 감고 있어.
까치야. 정신 차려.
우리가 왔어. 다람쥐가 너에게 준다고 맛있는 잣을 가져왔어. 잣 먹고 정신 차려. 까치야.
까치가 간신히 눈을 뜬다.
응.. 얘들아. 내가 깜빡 잠이 들었었나 봐.
여기 있어. 다람쥐가 너 먹으라고 가져온 잣 먹어.
어머, 정말? 고마워 다람쥐야.
어서 먹고 기운차려. 까치야.
잣을 먹고 기운을 차린 까치를 보며 다람쥐가 묻는다.
까치야. 지난번에 내가 나무에서 떨어졌을 때 너 그냥 날아가버려서 나 너무 서운했어.
응? 언제? 나무에서 떨어졌어?
나 몰랐어. 네가
떨어진 것을 알았으면 내가 왜 그냥 가겠어. 나는 정말 몰랐어. 다람쥐야.
그래서 어제 나를 모른 체했구나?
나는 너의 친구야. 우리 모두 친구야.
그래. 맞아. 언제든 배가 고프면 얘기해. 까치야.
잣을 먹고 기운을 차린 까치가 날개를 움직인다.
얘들아, 너무 고마워. 너희들이 가져다준 잣을 먹었더니 이제 살 것 같아.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너희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해.
까치야, 정말 다행이다. 너를 도와줄 수 있어 우리도 행복해. 우리 다음에 또 만나서 같이 놀자.
우린
모두 친구야. 우리 중에 어느 누가 힘들어하면 우리 모두 함께 도울 거야. 사랑해.
로빈과 블루제이
그리고 다람쥐와 참새들은 깨어난 까치를 보며 모두 모두 행복한 마음으로 각자 집으로 간다.
(이미지출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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