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찾아가는 다람쥐들의 여정

by Chong Sook Lee


회색 다람쥐와 흰색 다람쥐가 뜰에서 만난다. 하얀 눈으로 덮인 숲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회색 다람쥐는 하늘을 보며 얼마 전에 다리를 다쳐서 누워있는 친구가 생각난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 친구는 어찌 지내는지 궁금하지만 혼자 먼 길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혼자서 가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흰색 다람쥐와 이야기한다.


지금 친구가 아프다고 해서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갈래?

어디인데? 날씨가 너무 추운데.

조금 떨어진 곳인데 나하고 같이 가자.

추워서 가기 싫은데 네 친구가 아프다니까 얼른 준비하고 나올게.

고마워.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혼자 가기 무서워서 그래. 가다가 눈에 빠지면 어떻게 해.


다람쥐들이 길을 나선다.

여러 번 왔다 간 길이라서 기억나는 대로 따라가본다.

춥고 눈이 많이 쌓여서 길이 헷갈린다.

이미 도착했어야 하는데 친구네 집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어온 것 같다.

다람쥐가 길을 계속 따라 가는데 눈이 쌓여 있는 곳을 지나가는데 앞서가던 회색 다람쥐가 눈에 푹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 거린다.


나 눈 속에 빠졌어.

눈을 헤집고 나와봐.

안돼. 자꾸만 눈이 아래로 내려가서 올라올 수가 없어.

잠깐만 기다려. 내가 앞에 있는 눈을 치워볼게.

어.. 더 내려가고 있어. 다른 곳으로 길을 만들어 볼게.


눈에 빠진 다람쥐들이 빠져나오기 위해 길을 만들고 있는데 지나가던 밤색 다람쥐가 다가간다.


너희들 여기서 뭐 하니?

응. 내 친구가 눈에 빠져서 내가 꺼내주려고 하다가 나도 빠져 버렸어. 눈을 파서 길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

그래? 그럼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 내 친구가 눈 속에 너무 오래 있어서 많이 추운 것 같이. 어서 구해야 해. 회색 다람쥐야. 춥지?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

응, 너무 추워. 더 이상 있다가는 몸이 꽁꽁 얼어 버릴 것 같아.


얘들아. 이쪽으로 나와봐. 내가 길을 만들어 놨어.

안돼. 중간에 길이 얼어서 건너갈 수가 없어.

그래. 그럼 내가 이웃집에 사는 줄무늬 다람쥐를 데려올게. 잠깐만 기다려.

그래 빨리 다녀와.


긴 꼬리 다람쥐가 지나가다가 말을 건넨다.


회색 다람쥐야. 너 여기서 뭐 하니?

응. 우리가 눈에 빠져서 못 나오고 있으니까 밤색 다람쥐가 이웃집에 사는 줄무늬 다람쥐를 데리러 갔는데 아직 오지 않아.

나에게 좋은 수가 있어.

너희 둘이 양쪽에서 눈을 치우면 내가 가운데에 길을 만들어 볼게. 그러면 쉽게 나올 수 있어.


밤색 다람쥐가 줄무늬 다람쥐를 데리고 급하게 달려온다.


어떻게 되었니? 아직도 못 나왔어?

긴 꼬리 다람쥐가 지금 가운데에 길을 만들고 있어. 거의 다 팠어.

잘됐다. 나는 그럼 회색 다람쥐를 돕고, 긴 꼬리 다람쥐는 흰색 다람쥐를 도우면 되겠다.

그래, 그래. 우리 모두 힘을 합치면 너희들을 꺼낼 수 있을 거야.


휴… 됐다. 우리 나왔어. 고마워 모두. 너희들 아니었으면 우리는 눈 속에 파묻혀서 얼어 죽었을 거야.


회색 다람쥐가 흰색 다람쥐 손을 잡고 눈에서 나오며 한숨을 쉰다.


그런데 너희들 어디를 가는 길이었니?

우리 친구가 많이 아프다고 해서 흰색 다람쥐와 같이 병문안을 가는 길이었어. 눈이 쌓인 길을 가고 있는데 내가 잘못해서 빠졌던 거야.

나는 밖에 놀러 나왔다가 얘들이 눈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고 도와주고 있었어. 알고 보니 아픈 다람쥐가 내사촌이야.

그렇구나. 이왕 이렇게 만났으니 우리 모두 병문안을 하면 어떨까?

그럴 수 있겠어? 같이 가면 너무 좋지.

당연히 갈 수 있지. 친구가 아프다는데 가서 위로해주고 와야지.

정말 고맙다. 친구들아. 줄무늬 다람쥐도 함께 갈래?

아냐. 나는 지금 집에 있는 우리 애들과 함께 갈게. 우리만 가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많이 가서 위로해 주자.

야, 그거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나도 우리 긴 꼬리 다람쥐들을 모두 모아서 갈게.

와, 그러면 우리 친구가 너무 행복하겠다.

그러면 우리 함께 가서 큰 파티를 해주자. 지난번에 다리를 다쳐서 오랫동안 꼼짝하지 못하고 집에 있으면서 친구들도 만나지 못해서 외로웠을 텐데 우리가 가면 기운이 나고 금방 회복될 거야.

그럼 각자 눈에 빠지지 말고 친구네서 만나자.

그래 그래.


긴 꼬리 다람쥐와 줄무늬 다람쥐가 집으로 향하고 나머지 다람쥐들은 아픈 친구네 집을 향해 달려간다.


잠시뒤에 친구집에 일찍 도착하여 다른 다람쥐들을 기다리던 회색 다람쥐와 흰색 다람쥐는 멀리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수많은 다람쥐들을 본다.


어, 저기 봐. 밤색 다람쥐가 앞장서서 다람쥐들을 데리고 오는데 엄청 많이 와.

그러게 말이야. 어디서 저 많은 다람쥐들이 있었지? 우리 잠깐 여기서 기다리자.


밤색 다람쥐 뒤를 따라오는 줄무늬 다람쥐와 긴 꼬리 다람쥐들이 일렬로 줄을 맞혀 행진을 하며 온다.


얘들아. 우리 여기서 너희들 기다리고 있는 거야. 우리가 한꺼번에 들어가면 아픈 다람쥐가 놀랄 테니까 내가 먼저 들어가 볼게.


그래. 우리는 여기서 기다릴게.


화색 다람쥐가 아픈 다람쥐가 누워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얘야. 고생이 많구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왔어.

응, 그럭저럭 견딜 만 해. 다쳐서 꼼짝없이 누워만 있는 거야.

지금 오다가 여러 다람쥐들을 만났는데 아픈 너를 방문하러 간다고 했더니 모두 같이 와서 위로한다고 같이 왔어.

그래? 그럼 모두 들어와.


다람쥐들이 준비한 음식을 내놓고 아픈 다람쥐를 위로한다.


이 추운 겨울에 아파서 고생 많구나.

얘들이 오다가 눈에 빠져서 도와주는 동안 네 사정을 알게 되었어. 힘들지?

너희들을 보니 아픈 게 다 사라졌어.

나는 이렇게 앓다가 죽게 되나 생각했는데 뜻밖의 선물이야. 정말 행복해. 이렇게 만나고 있으니까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 우리 사촌도 오랜만이다.


밤색 다람쥐가 솔선 수범해서 앞장서서 우리를 데리고 여기까지 왔어.


그랬구나. 고맙다. 모두들. 여기까지 왔으니 우리 실컷 먹고 맘껏 놀자. 회색 다람쥐야. 너무 고마워. 네가 오는 길에 고생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친구들을 데리고 와 줘서 정말 행복해. 나는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 줄 알고 혼자 외로워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사랑하지 않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다들 먹고사느라 바쁘고 힘들어서 그렇지 마음속으로는 늘 생각해.

이렇게 모두 만나니까 정말 좋다.

사실은 아까 회색 다람쥐가 너를 보러 간다고 할 때 너무 추워서 잠시 망설였는데 역시 오길 잘했어. 우리가 눈에 빠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얘들이 모두 와서 도와주었어.

사촌이 이렇게 혼자 앓고 있는데 그동안 와 보지 못해서 미안해. 이제 우리 자주 만나자. 오는 동안 네가 빨리 낫기 바라는 마음으로 달려왔어. 얘들아. 함께 와줘서 고맙다.


이렇게 모였으니 우리 아픈 다람쥐의 건강을 위해 멋진 재주를 넘으며 축배를 들자.

그래. 우리들이 보여주는 쇼를 보면 빨리 회복할 거야.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재주를 넘자.

우리들이 제일 잘하는 것은 신나게 재주를 넘는 거잖아.

하나 둘 셋!!! 하하하하하.


다람쥐들의 멋진 재주를 보며 모두모두 행복하다.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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