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아침이다. 따뜻한 차 한잔을 들고 창밖을 보며 생각은 오래전으로 간다. 숨 쉴 사이도 없이 바쁘게 살던 때가 있었다. 할 일은 태산 같고 시간은 부족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잠도 부족하고 시간은 독촉을 하는데 하루 24시간이 짧아 쩔쩔매며 바쁘게 살았다. 지나고 보니 할 일을 찾고 만들며 살았던 것 같다.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일거리를 찾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좋아하는 것을 해보고 남들과 경쟁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남에게 지고 싶지 않고 남보다 더 잘나고 싶고 남이 하지 않는 특별한 것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먼 곳으로 여행을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가까운 곳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했다. 아침 새벽에 일어나서 록키산맥에 있는 재스퍼 나 밴프로 가서 새로운 계절을 만나고, 계절이 가기 전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으러 다녔다.
이곳 여름은 백야현상으로 낮이 길고 밤 시간이 아주 짧다. 이민 초기에 아무리 밤을 기다려도 밤이 오지 않고 깜깜해지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12시가 넘었는데 훤해서 달빛인가 하늘을 바라보면 멀리서 먼동이 트며 날이 훤하게 밝아오던 것이 생각난다. 처음엔 밤이 어둡지 않아 잠을 설쳤는데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여름에는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잠을 잔다. 겨울에는 해가 짧다. 해가 늦게 뜨고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어두울 때 출근해서 퇴근 시간에는 이미 깜깜해지는 이유로 해를 보기 어려워서 사람들은 비타민 D 부족 현상이 생겨 보충제를 챙겨야 한다. 그런 와중에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무리를 하며 짧은 여행을 하며 살았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독학으로 이것저것 연구를 하는 습관도 만들어졌다. 어디 멀리 떠나지 못할 때는 뜨개질을 하거나 재봉틀로 무언가를 만들며 시간을 소요하며 살았다. 그것도 못하는 장소에서는 책을 보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는데 한가한 지금이 좋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여행도 외식도 그저 그렇다. 무엇을 만들고 새로운 것을 배우러 다니는 것도 다 귀찮다. 편한 옷차림으로 집안에서 뒹굴뒹굴하며 소일하는 게 좋다.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여행을 가는 것도 번잡스럽고 귀찮다. 며칠을 놀기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는 과정이 조금씩 부담스러워진다. 가서 오랫동안 살 것도 아니고 며칠 동안 불편을 참으며 피곤할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시설 좋은 곳이라 할지라도 집과 다르지만 그것도 사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세상은 가본 곳이나 가보지 않은 곳이나 사람 사는 것은 다 같다. 산과 강이 있고 차들이 있고 사람들이 살아간다. 사는 모습이야 조금씩 다르지만 먹고살기 위해 밤낮으로 치열하게 산다. 기쁨이 있고 슬픔이 있고 고통과 괴로움이 있다. 비가 오고 바람 불고 눈이 내린다. 인간은 더 편하고 더 멋지게 살기 위해 세상을 파헤친다.
자연을 훼손하면 인류는 갈 곳이 없어진다. 머지않아 지구의 물이 고갈된다고 한다. 쓰기만 하고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은 자급자족한다. 물을 만들고 비를 만들고 다시 그 물로 살아간다. 인간은 만들고 쓸 줄은 알지만 재활용을 할 줄 모른다. 몇몇 과학자들의 아이디어 가 있지만 물이 고갈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다큐멘터리를 본다. 그것이 모두 옳은 것이 아니고 전부 믿을 수 없다 해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후세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 자연의 아름다움은커녕 먹는 물조차 줄 수 없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 안타깝다.
선조들이 물려준 풍요로운 자산이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파괴되는 현실이다. 안된다고 손 놓고 있어도 안되고, 지금 충분하다고 마음 놓고 앉아 있어도 안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여 더 나은 삶을 향해 살아야 한다. 버려지는 물을 정수해서 다시 사용하는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모두가 앞장서야 한다. 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이 비참하다. 강물도 오염이 되어가고 이제는 바닷물을 끌어다 써야 한다는 말을 한다. 물은 인류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기에 아껴야 한다. 많은 곳에서 오염된 물을 길어다 먹고 비싼 돈을 내고 공급을 받는데 어느 한 지역에서는 재활용을 해서 물걱정 없이 산다고 한다. 그들이 사는 곳에 자체적인 정수기를 달아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해서 온 지역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이 공급된다고 한다.
세상에 있는 것은 거의 모든 것이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있는 자산이 모두 없어지기 전에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멋진 곳에 여행을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인생을 즐기고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다. 그 행복을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지켜야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자연이 인류를 지켜주고 인류는 자연에게 보답하며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로 발이 묶인 세월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간다. 경제 위기가 오고, 자연이 피폐해 가고, 삶이 불안해지자 사람들은 죽기 전에, 세상이 끝나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기 위해 행복을 찾으러 어디론가 떠난다.
우리가 피땀 흘려 이룬 행복을 헛되이 하지 않게 오늘을 살고 내일을 계획해야 한다. 한가한 시간에 머릿속은 바쁘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오고 가는 아침에 맛있는 한잔의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