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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Apr 03. 2020

100이라는 숫자의 소중한 의미




리하 작가님께서 100번째 글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예로부터 100이라는 숫자는 성숙함과 완전함을 상징했다고 한다. 태어나서 100일이 되면 100일 잔치를 해준다. 100일 동안 아프지 않고 죽지 않고 잘 견디며 백일을 살아왔다고 손뼉 쳐주는 것이다. 가난했던 시절에 먹을 것이 없어서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아이들이 많았다. 의사도 약도 흔하지 않던 시절에 어디가 아파도 의사를 못 보고 약도 못 먹고 죽는 경우도 허다했다. 세상에 태어나서 금방 죽어버리는 생명이 수도 없이 많은 세상에 100일을 살았다는 것은 천운이다. 100일 동안 어린 생명은 수많은 세균의 침입을 이겨내야 한다. 가냘픈 작은 생명은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존재이다. 약한 바람에도 맥없이 꺼져버리는 연약한 존재이다. 요람에서 잠자고 먹고 싸고의 연속 속에 자라며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기른다. 열 달 동안 엄마의 탯줄로 살아온 생명이니 참으로 연약하고 가냘프다. 예로부터 100일은 태아로부터 시작한 265일과 출생 후 100일을 합하여 365일인 1년을 축하하는 날이라고 한다.


100일 동안 아기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엄청난 성장을 한다. 목도 가누고 태어날 때 쭈글쭈글하던 몸이 살이 꽉 차게 된다. 무엇을 주면 손으로 힘껏 쥐며 주먹 힘도 진다. 사람을 보고 웃고 빤히 쳐다보고 뭐라고 옹알이도 한다. 아기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면 소리를 내며 종알종알 대답한다. 엄마를 알아보고 주위를 유심히 쳐다보며 두리번거린다. 100일이란 시간을 잘 참고 살아온 아이에게 우리는 100일 잔치를 해준다. 아직 앉지 못하는 아기가 편히 앉게 방석을 받쳐주고 고운 한복을 입혀 앉힌다. 상에는 백설기와 수수팥떡을 해주고 인절미와 송편과 무지개떡을 만들어 상을 차려준다. 쌀과 실과 돈으로 아기의 수복을 기원하고 장수와 재물과 끈기와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복을 기원한다. 또한 백일 동안 잘 견디게 된 것을 친척과 이웃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떡을 돌리고 떡을 받은 사람들은 답례로 선물이나 돈으로 아기를 축복해준다. 아기는 사랑과 축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생긴다.




어느덧 브런치 작가로 태어난 지 100일이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고 4일 되는 날 이번에는 안타깝게도 안 되겠다는 메일을 받았다. 다시 일주일 뒤에 준비를 잘해서 다시 신청을 한 뒤 4일 뒤에 축하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보잘것없는 글을 세상에 내어 놓은지 100일이 되었다. '하루 한 개'의 결심으로 열심히 써온 결과 오늘 나는 백일에 100개의 글을 쓸 수 있었다. 독자도 조회수도 없고 좋아요도 댓글도 없는 외로운 날들의 힘든 시간을  보내며 조용히 나의 하루를 살았다. 나의 하루는 브런치로 시작하고 브런치로 끝나는 날의 연속 속에 구독자님 수도 늘어가고 조회수와 좋아요의 숫자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몇 개의 글은 조회수가 4000을 넘고 5000을 넘고 6000도 넘었다. 구독자님들이 좋아요와  댓글로 응원해 주셨기에 용기를 가지고 지난 100일을 견딜 수 있었다.  글을 올릴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 변함없이 댓글로 응원해 주시는 작가님들을 비롯해 너무나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100일이었다.




새해(박세혜) 작가님 '브런치 리뷰'의 '나의 관심작가 Chong Sook Lee'라는  글을 통해 칭찬과 성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여러 작가님께서 정성으로 댓글을 달아 주시며 힘을 주셨다. 잘 쓰지 못하는 글이지만 좋아요를 해주신 여러 작가님과 브런치 구독자님의 힘으로 나는 이제 100일 백이가  되었다. 아직 초보자의 수준에 불과한 그림도 많은 분들이 좋다는 말씀으로 응원해 주셨다. 그 많 사랑은 앞으로 남은 나의 삶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브런치로 태어난 100일을 사는 동안 브런치 이웃님들의 열렬한 사랑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이 글을 쓰지 못한 채 쓰러졌을 것이다. 브런치를 통해 지금껏 알지 못한 세상을 배우고 세상은 혼자는 살 수 없음을 새삼 느꼈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은 오직 자연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브런치 안에서도 영원히 불멸하는 진리를 배운다.


열심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읽고 열심히 공감하며 열심히 응원하며 살아가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사랑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말처럼 혼자 만의 집을 짓고 살아가면 결국에 도태의 길밖에는 없다. 나 자신을 가두고 나 혼자만의 글쓰기를 했다면 오늘의 내가 살아가는 기쁨과 환희의 세상은 영원히 모를 것이다. 브런치를 통해 많은 분들과 글 안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내게 준 커다란 행운이 다.  쓰고 읽고 생각하고 소통한 100일이 200일이 되고 1년이 되어 브런치 작가로서 1살이 되어 다시 지면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행복한 소통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은 백일 된 아기처럼 눈을 맞추고 웃고 목을 가누며 주먹에 힘을 주고 옹알이로 대화하는 수준이 지만 나는 여전히 '하루 하나'의 마음가짐으로 살고 싶다.  

셀 수 없이 많은 분들이 브런치에 글을 올린다. 긴 글 이건 짧은 글이건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발행하기까지 어느 누구도 허투루 글을 쓰지 않는다. 글 안에는 그들의 아픔과 사랑과 눈물과 외로움이 있다. 한 줄의 글 속에도 누군가를 치유하는 힘이 있음을 기억하며 나는 열심히 읽는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실수도 하고 여러 가지 모르는 것도 많았기에 브런치를 처음 하시는 분들을 마음으로 더 많이 응원하고 싶다.  인연의 틈바구니에서 알게 모르게  서로를  응원해주는 힘이야 말로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모든 사람의 삶은 모두 아름답기 때문에 글 안에서도 사람을 진심으로 격려해주는 욕심 없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오늘 내가 100일을 맞아 앞에서 뒤에서 밀어주고 끌어준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친구들과 브런치 이웃 여러분께 이 글을 바치고 싶다. 나의 100일은 어느 시간보다 더 의미 있고 보람 있었던 100일이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내게 100일이 있습니다.


100일을 자축하며 만든 케이크(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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