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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이 온다

by Chong Sook Lee



3월은 봄이 아니고

늦겨울이다

가기 싫은 겨울이

미련 때문

가지 못하고 있다


봄이라고 하지만

살 속까지 파고드는

꽃샘추위가

봄이 오는 길을 막는다


겨울은

가던 길 멈추고

길거리에서 쉬고

봄은

오던 길 서성이며

동네 어귀에 머문다


꽃들은 벌써

피느라고 난리인데

겨울이 가로막아

오지 못하는 봄

3월이 가면

겨울이 갈까

4월이 오면 봄이 올까


지난해

못다 한 사랑 때문에

가지 못하는 겨울인가

애타는 그리움에

오지 못하는 봄인가


겨울이 길까 말까

봄이 올까 말까

망설이지만

겨울은 가고 봄이 온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만나리라


봄이 오지 않는

3월의 하늘아래

봄이 온다

새봄이 온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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