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회색이면 마음도 회색

by Chong Sook Lee


하늘을 보면

마음이 보인다


회색하늘이

나를 내려다보면

내 마음도

회색이 된다

하늘은 회색이고
보이지 않는

내 마음 하늘과 동색


참새가

나뭇가지를 오르내린다
나뭇가지와 참새는
동색이다
참새인지 나뭇가지인지
구분이 안 간다
색이 같아서
적을 피할 수 있어
안심이다


해가 보이지 않아도
석양 있다

해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언제 나오려고
게으름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길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있다


가을이 떠난 길은
겨울이 오는 길은
을씨년스럽
사람 사는 거나
계절이 오고 가는 거나
다르지 않다


구름뒤에 숨어서

세상을 엿보는 해

지구 한쪽에서는

아침 해가 뜨고

지구 한편에서는

전쟁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울부짖는데

무심한 이들의

땅따먹기 놀이는

계속되어

회색으로 물드는 세상

통곡과 울분이

하늘을 찌르는 삶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보이는 대로

마음은 따라간다

회색도

검은색도 아닌

밝은 세상이 보고 싶다

푸르른 세상에서

티 없이 웃고 싶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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